| [ Ewha ] in KIDS 글 쓴 이(By): dilbert (딜버트) 날 짜 (Date): 1999년 6월 3일 목요일 오전 03시 23분 12초 제 목(Title): Re: [이대학보] 졸업앨범용 사진 위해 최 먼저, 저 역시 졸업이니 결혼이니 하는 것에 과소비하는 여성들을 못 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사회전반에 팽배해 있는 소비와 과시 풍조를 반성하고 경고해야지 그걸로 이대생들을 몰아부치는 건 뭔가 잘 못 짚은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 주변에 이대 졸업하고 온 선배님이 하나 있었죠. 뭐 워낙 수수하지만 지적이고 외모도 나쁘지 않은데다 못 사는 집에서 자란 것도 아닌데, 새로 이대 졸업하고 들어온 후배들과 얘기하다가 졸업때 화장하고 머리하러 미장원 갔었다는 얘길 자랑스럽고 당연하게 하는 걸 들으면서 굉장히 충격받더군요. 참고로, 제가 있는 곳에 들어오는 이대생들은 대개 성적이 아주 우수한, 고루한 관점에서 보자면 꾸미는 것엔 별로 관심 안가질 듯한 학생들인데도 졸업때 미장원 가서 신부화장 같은 걸 하는 걸로 보아 요즘은 그런 것이 굉장히 일반화 된 게 사실인 듯 합니다. 그렇지만, 한편에선 이대생도 그런 일을 전혀 당연히 여기지 않으며 충격받는 사람도 있다는 걸 얘기해두고 싶네요. 그 선배님 말씀으론 재학시에도 사치스럽던 학생들이 졸업때 그렇게 하곤 한다는걸 알고는 있었는데 전혀 안 그럴 것 같은 학생들로부터 졸업때 그랬던 걸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는 걸 듣고 많이 놀란 거라더군요. 여자들만 있는 학교니까 아무래도 주위 여자들로부터 그런 정보도 많이 듣고 친구따라 배우기도 하겠으니, 남녀공학보다야 경향이 더 심할 순 있겠지요. 하지만 무턱대고 지레짐작하는 건 오류일 수도 있습니다. 별로 들고 싶진 않은 예지만, 한 1~2년 전 쯤 서울대 보드에서도 한 여학생이 자기 졸업하는데 전날 머리하고 화장하고 옷 산 얘기를 당연하게 하고 그 비판많은 설대보드에서 아무 찌푸린 눈길 하나 안 받는 걸 본 적이 있죠. (아, 여기서 왜 서울대 얘길 하냐고 할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대학도 예가 많겠지만 서울대엔 상식있고 좋은 분들이 많으니 그런 좋은 서울대에서조차..라는 의미로 서울대 얘길 하는 것이니 나쁘게 생각지 마시길.) 물론 그 여학생은 키즈에서 포스팅도 무지 많이하고 인기도 많은 여학생이었으나 평소 포스팅의 내용이 미니 스커트 운운이나 하는 등 가볍고 생각없는, 좋게 보면 그냥 철없는 여학생이었다고 기억됩니다. 그 때 그 포스팅을 보면서 했던 생각은, 아 그게 이대보드고 그 여학생이 이대생인데 그런 포스팅을 했다면 거의 키즈의 남자들한테 난타당해서 살아남지 못했을텐데,...하는 거였지요. 아니면, 그 포스팅의 내용이 설대생들한테도 당시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만한 졸업풍습이었다는 얘기였을지도 모르지요? 저는 그 서울대 여학생에게도 아무런 objection의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만, 이대생들이라도 일부에게는 자연스레 받아들여지고 일부에겐 그렇지 않으며, 다른 학교에서도 일부는 그걸 자연스레 행하고 있고, 또 아마도 일부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말하고 싶군요. 잘 못 하는 이 사회의 여자들의 책임을 몽땅 이대가 져야 하는 게 아니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