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wha ] in KIDS 글 쓴 이(By): IH8U (마담 X) 날 짜 (Date): 1999년 1월 12일 화요일 오후 06시 43분 08초 제 목(Title): cinema letter 어제 조선일보.. 이동진 기자(?) [시네마레터] `미술관 옆…'의 사랑 고교시절 존경했던 한 선생님은 사모님과 금슬이 좋은 것으로 소문나 있었습니다. 사모님이 사고로 돌아간 지 1년이나 지났을까 선생님이 재혼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쉰을 넘긴 나이였는데 말이지요. 괜히 제가 다 서운해지더군요. 제 마음 속으론 옛사랑을 간직하며 혼자 살기를 바랬던 모양입니다. 안톤 체홉 단편 '귀여운 여인'에서 올렌카도 그랬지요. 너무 사랑하던 첫남편과 사별하자 곧 목재상과 결혼하고, 그마저 죽자 수의사와 사랑에 빠지지요. 개봉 4주째를 맞은 '미술관 옆 동물원'은 창작자 재능과 따스 한 심성이 장면마다 아름답게 배어 나옵니다. 막 실연한 남자와 짝사랑을 앓는 여자가 짧은 기간 사랑을 쌓아가는 이야기이지요. 영화를 보면서 문득 그토록 짜릿하고 가슴아린 사랑을 하던 이들이 그처럼 쉽게 다른 사랑에 빠지는 이유가 뭘까 싶었습니다. 그건 어떤 사람에게 사랑이란 천성(천국보다 아름다운)이기 때문입니다. 세포 하나하나마다 아로새긴 동력(타이타닉)이고 재능(동정없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랑은 중독(중독된 사랑) 이거나 관성(나인 하프 위크)이고, 정신병(브레이킹 더 웨이브) 이거나 전염병(비터문)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나 사랑에 거듭 빠질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건 100m를 12초안에 주파하거나 다섯자리 곱셈을 암산할 수 있는 것같은 능력입니다. 그런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사랑은 싸구려 감정놀음 일 뿐입니다. 사랑은 느닷없이 빠지는 함정이나 덫이 아닙니다. 중독된 사 람에게 그것은 목표물이 없어지면 새 과녁을 찾아서라도 몸을 부딪고야마는 유도탄같은겁니다. 움직이지 않는 물체는 계속 정지해 있으려하지만, 움직이는 물체는 운동을 지속하려는 관성처럼, 실연아픔을 없애는 것은 세월이 아니라 또 다른 사랑입니다. 대부분 한사람이 먼저 반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사랑은 그것이 전염 병임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그것은 종종 편집증과 조울증, 피해 망상과 과대망상을 동반하는 중증 정신병입니다. 같은 공간에 섞여 살지만 결국 사람들은 전혀 다른 두 세계에 나뉘어 사는 셈입니다. 능력이든 중독이든 질병이든, 부드럽고 유쾌한 '미술관 옆 동물원' 속 사랑 역시 따지고 보면 다른 세계 에 사는 사람들에겐 어려운 방정식이나 유치한 환상같은 것이겠지요. (기자 : djlee@chosun.com) -------------------------------------------------- .. 휴~..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에 대한 영화평론을 하면서.. '미술관 옆 동물원'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하나도 하지 않으면서.. 그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이렇게 불러 일으키는 재주는 뭐람? X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