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처음 학교를 들어가던 해였을 겁니다. 그해 여름엔 유난히 태풍이 지독했었고, 제가 살던 진주엔 건물마다 간판을 끌어내리느라고 소란스 러웠습니다. 그런 여름이 지나가고 개학이란걸 했었을 겁니다.지금으로 부터 17년 전에.. 개학날 어머님은 저를 처음 학교를 가던 그 날처럼 양쪽으로 머리를 땋 아주시고, '도루코' 칼날로 뾰족하게 연필을 깍아주셨습니다. 그리고는 물어보셨습니다. '방학숙제는 잘 챙겼냐?' 그 때만 하더라도 학교는 다 닐만한 곳이었습니다. 벌써 한여름이 다 지났습니다. 길고 길었던 두달 간의 마지막 여름방학 이 지나갔습니다. 이젠 방학숙제같은거 벼락치기로 하지 않아도 괜찮습 니다. 게다가 빈 일기장에 채워넣을려고 기상청에 전화해서 지난 두 달 동안의 날씨를 물어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게다가 큰오빠 일기같은건 안 베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내일 모레가 개학인데 엄마가 연필을 안 깍아줘서 약간은 섭섭합니다. 부모님을 예전처럼 불러보고 싶습니다. 엄맘마마마, 아빠빠빠바 --------------------------------------------------- < 모야 생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