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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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wha ] in KIDS
글 쓴 이(By): biblio (모야?)
날 짜 (Date): 1998년 5월  2일 토요일 오전 12시 33분 15초
제 목(Title): Re: 정말 싫은 이대의 모든 것


  분쟁에 끼어드는 것엔 소질이 별로 없지만, 함께 말씀하신 키즈나 이대나 
이대보드나, 혹은 이대생에 대해서 이런저런 두런두런 써봅니다. 흠, 그리고 정말 
아이디를 짜르신 것 같군요.

  저도 분쟁이 되었던 지난번 글은 읽었던 것 같은데, 그 글 때문에 여러 
리플라이를 받으셨고, 결국 마음이 상하셨나보군요. 저 역시 그 글을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학교 앞의 전철역에는 사람들이 많이 내리게 되고, 내려서 
에스컬레이터 그 좁은 길로 가자니 유난히 지하철의 양 끝으로 사람이 몰리게 
되는거겠지요. 저 역시 그런 사정 때문에 생기는 여러가지 혼란에 대해서 동의하는 
부분도 많았지만, 한편으로 하루 수 만명의 사람들이 지나가는 길과 그 이용행태를 
고치자 하시니, 너무 강하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씀하셔서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걸 잘 보고 있음 재미있단 생각이 듭니다. 좌측통행을 하자, 남을 
배려해주자, 등등의 그런 것들은 누가 지은 책 제목마따나 유치원에서 배우는 
내용이지요. 누가 하자고 해서 되는 일도 아니고, 몇 명이 실천하다고 해서 되는 
일도 아닐 겁니다. 앞으로 우리 자녀나 혹은 그 자녀의 자녀 때에 이르게 되면 
나아질 수 있는 일일런지는 몰라도, 기껏해봤자 신문사에서 하는 '잠깐쇼'정도라도 
되면 그나마 잘 되는 걸 겁니다. 그저 '꿈과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거죠.

  우리 학교와, 이 보드와, 우리학생에 대해 말씀하신 내용은 지나치리만큼 
유감스럽습니다. 그리고 누가 썼는지 모르겠지만 '정신병원에나 가보라' 하는 
언사도 무척 듣기 거북합니다. 헌데, 하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누군가에게 
*해야한다!'고 강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로부터 **하는 것은 
부당합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에라, 너 죽일놈!'이 되는 식의 논리입니다. 
무엇을 비판적으로 얘기할 수 있다면, 누구로부터 그 정도, 혹은 그 이상의 
비판받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꿋꿋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이미 여러차례 우리가 쉽게 범하는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로 그것을 
되받아치는 거라면, 무엇인가 극히 잘못된 것이 있다는 생각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극한 방법 밖에 없다면, 글쎄요..

  학교의 일원으로서, 학교나 학우나 주변의 학교와 연관되어진 것들에 대해 
상당히 불만족스러운 감정을 가질 수는 있습니다. 저 역시도 한때는 그랬었고, 
주변에서 그런 친구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것의 개선을 위해서 온갖 
노력을 다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개 애정과 사랑과 노력 대신, 
증오라던지 혐오, 자기부정 등의 방법을 많이 택하더군요. 제가 생각하기에 겉으로 
보기엔 후자가 무척이나 편안한 방법 같지만, 스스로에겐 도움이 되지 않는 
방법이지요. 흠, 미움이나 애정이나 둘 모두 세상을 나아지게 하는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는 마음은 미움으로 세상으로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보다 훨씬 행복하고 아늑합니다. 

  살다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 일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왜 이렇게 머리가 
나쁜거지?'에서부터 '왜 우리 나라는 왜 이렇게 힘이 없는거야?'까지 말입니다. 
그런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머리 나쁜 애가 머리 좋아지는 것도 아닐테고, 
힘없는 나라가 박카스를 마신다고 해서 '힘이야 솟아라'하는 것도 아닐테고 
말입니다. 하지만, 살면서 내가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언젠가 내 
후손들은 보다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긍정적인 
'꿈과희망'은 언젠가는 세상을 변화시키게 되고, 그리고 최소한 나 자신을 
변화시키는 생의 정수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저는 제 애정 어린 충고가 스노우님의 가슴에 닿지 않을 거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사람은 귀가 얇아서 - 대다수의 사람은 - 늘 듣고 싶은 말을 찾아 
듣고, 듣기 싫은 말은 흘려버립니다. 그래서 저는 님께 많은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덕분에 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작고 연약한 모야 <== 모야,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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