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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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wha ] in KIDS
글 쓴 이(By): Gatsby (Creep!!)
날 짜 (Date): 1998년 4월 27일 월요일 오후 04시 19분 57초
제 목(Title): 타이타닉에 대한 단상....



 유제니님이 타이타닉에 대해서 말씀하셔서 생각난 것입니다. 
 얼마전에 한참 타이타닉이 유행하고 있을때 the economist라는 
 잡지에서 가십 비슷하게 이 영화 얘길 하더군요. 사실 타이타닉
 은 유럽에서 만든 배이고 (물론 자본은 미국에서 줬죠. 그 유명한 
 J.P Morgan의 배입니다.) 처녀항해의 출발지가 그곳이어서 피해자 
 들도 유럽사람들이 많았죠. 이 잡지는 영국 잡지이기 때문에...
 상당히 우리에게 생소한 얘기를 많이 들려주더군요. 

 한마디로 영화에 대해 상당히 냉소적인 입장이더군요. 타이타닉 침몰이 
 유럽에 알려졌을때 그곳 사람들의 첫번째 반응은 바로 '계급적'인 것이 
 었습니다. 배가 침몰할때 끝까지 배 밑에서 배를 살릴려고 노력한 사람 
 들도 3등칸에 있다가 보트를 얻어타지 못한 사람들도 다 가난한 사람들 
 이었습니다. 거기 비하면 소위 유한계층들의 모습은 거의 인간성의 밑바 
 닥을 보는 듯한... 항해기간동안 계속 유흥과 사치만을 일삼았음은 물론 
 이고 마지막 순간까지 마치 놀이 하듯이... 영화속에서 침몰하는 배 위에 
 서 음악을 연주하는 악사들이 마치 위대한 직업정신을 가진 사람들로 묘사 
 되고 있지만 사실 밑에서 빠져나오지 못해서 발버둥을 치고 있던 사람들을 
 생각할때 그렇게 위대한 행동이라고 칭송하지는 못하고 침몰할때 까지 음악 
 이 흘러나왔다는건 사실이라고 합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보트에 타기 
 위해 남의 아기를 훔친 사람도 있었다고 하고 한편에서는 인간의 가장 고귀 
 함이 드러나는 동시에 한편에서는 인간의 가장 더럽고 추악한 면을 끝까지 
 보여준 사건이 타이타닉호 사건입니다. 

 유럽인들은 그것 때문에 타이타닉호 사건을 입에 담는걸 아주 꺼린다고 
 합니다. 희생자들에 대한 예의도 물론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부끄러워서'
 라고 합니다. 실제 당시 타이타닉호 침몰을 두고 많은 지식인들이 거대한 
 배의 침몰을 '자본주의의 붕괴'로 상징적으로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하여튼 
 타이타닉호 사건은 당시 계급적인 대립과 맞물려 사람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유럽의 특히 진보주의적인 관점에서 봤을때 미국이 타이타닉을 소재로 애정(?) 
 영화를 만든건 표현에 자유 때문에 차마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꽤나 신경을 
 거스르는 일 같습니다. 가라앉은 타이타닉을 물위로 꺼낼려면 그 온전한 의미 
 를 전해주던가 아니면 그런 식으로 애정영화나 만들려면 차라리 놔두라는게 
 그 사람들의 입장입니다. 실제로 미국이 이 영화를 만들수 있었던 배경에는 
 타이타닉호 생존자들이 거의 고령으로 사망했기 때문에 반발이 적을 거라는 
 예상까지 깔려 있었습니다. 

 실제 영화에 있어서 이러한 '인간'이나 '계급'이라는 문제보다는 (영화에서 
 그냥 심심풀이로 잠깐씩 이런 장면이 등장합니다만 결과적으로 이런 장면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는 걸로 봐서 눈가리고 아옹 
 하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상업적인 흥미나 기껏해야 도슨으로 대표되는 유럽의 
 보수적 성향에 대항하는 '미국의 위대한 가치'를 강조하는 것이 이 영화입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타이타닉을 그대로 재현하여 놀이공원을 만드는걸 구상하고 
 있고 (실제로 타이타닉 인양을 추진했으나 기술적인 문제로 실패하고 거기에 
 있던 유적들을 가져와서 비싼 가격에 경매로 판 정도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지금 미국의 모 가구회사는 타이타닉의 내부에 있었던 호화로운 가구들을 꼭같
 이 재현하여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이 정도면 타이타닉의 
 상업적 가치를 백펴센트 활용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이 글을 읽고 저 스스로 느끼는 점이 참 많았습니다. 저도 별 생각없이 영화를 
 보긴 했지만 뭔가 좀 이상하다 이상하다 하면서도 꼭집어내기가 곤란하더군요. 
 모쪼록 이 영화가 사람들의 가슴에 '상업영화' 이상으로 남지 않기를 바라면서 
 앞으로 휼륭한 연출자가 나와서 왜곡되지 않게 그 사건의 의미 그대로 멋지게 
 한 번 만들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름은 잊었지만 '전함 U보트'를 만든 
 감독이라면 멋지게 만들어줄 수 있을것 같은데... 이름이 기억이 안나요. 
 특수효과만 사실적일게 아니라 정말로 '사실적'인 영화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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