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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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wha ] in KIDS
글 쓴 이(By): yujeni (유제니)
날 짜 (Date): 1998년04월09일(목) 18시57분58초 ROK
제 목(Title): 난 참 나쁜 누나다.



며칠 전에 기현이가 화분을 하나 사왔다.
봉숭아쯤 되는 줄 알았다.
'누나, 뭐 사올까?' 묻길래 '봉숭아.' 이렇게 대답을 했었으니까.

어, 상추다.
참, 뜻밖이다.
기현이가 하는 말이 
이제 우리집은 고기 구워먹을 때 상추를 사지않아도 된다나.
녀석, 손바닥 만한 화분에, 모종도 겨우 하나믄서. 

오늘 보니까 그새 내 손바닥만한 잎이 세 장이다 달렸다.
순간 침이 꼴깍~~.
요걸 어떡한다?
기현이가 없다.
그래서 대현이보러 상추잎을 몽땅 따라 그랬다.
기현이 알면 자긴 큰일 난다고 미적거리는 걸 '내가 책임진다니까'
누구 말을 흉내까정 내가며 따라 그랬다.

잘 씻어서 밥 한 숟가락, 된장 한 젓가락 해서 먹어버렸다.
우와~ 참 맛나다.
여태 내가 먹어본 상추중에서 최고다.

기현이가 돌아왔다.
화분을 보더니 사색이다.
내가 그랬다.
'그거 상추 잎을 오래두면 잎에서 까시가 나. 그럼 상추도 아파서 죽는다.
 그래서 누나가 땄어.'
히히~~ 순순히 수긍하는 눈치다.
상추가 아파서 죽는다니 오히려 다행이다 뭐 이렇게 여기는 거 같다.

난 참 나쁜 누나다.  
글구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나 보다.

예전 같음 자연의 신비니 뭐니 신이 내린 선물이니 뭐니 해가며
상추가 자라는 걸 지켜보면서 좋아라 했을텐데...
아무래도 울오빠를 닮아가나 보다.

울오빠는 어쩌다가 공원에서 애완견이라도 보게되면 늘 그런다.
'어, 저거 한 입도 안되겠다.'

거참, 걱정이다.
아, 닮을 걸 닮아야지.
어쩌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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