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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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wha ] in KIDS
글 쓴 이(By): yoojk ( 老尼慕解 맧)
날 짜 (Date): 1998년02월07일(토) 04시20분49초 ROK
제 목(Title): 햄스터라면 생각나는 일들...



내 동생이 예전에 어디선가

햄스터라는 걸 얻어갖고 와서는 집에서 기르겠다고 했을 때,

털달린 짐승은 모두 싫어하는 우리 어머니가 질색을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다 커버린 딸의 고집을 꺽으실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 쥐새끼같은 놈이 우리집 식구가 됐는데...

이놈이 새끼치는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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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은 그놈 이름을 `초롱이'라고 지어줬다.

그래서 그랬는지, 쥐새끼 눈망울이 초롱초롱 빛나는 듯 하긴 했다.

가만히 보면, 쥐새끼라서 어쩔수 없이 사악해보이는 듯도 했고.

순하긴 디게 순해빠져서, 손으로 갖고 놀아도 반항한번 안했고

야행성이라 그런지, 낮에는 잠만 퍼저 자다가

밤에 일어나서는 쳇바퀴를 굴렸다.

가끔 마루에 풀어주면, 구석으로만 엉금엉금 기어다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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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꾸 나이를 먹어서 기억력이 희미해지는 탓인지

예전에 들었던 햄스터의 환갑(?) 나이가 얼마인지 까먹었는데

아마도 일년에서 일년 반이 아니었던가 싶은데

암튼, 우리집 초롱이는 거의 환갑에 가깝도록 독신으로 살았다.

(그놈이 숫놈이었다고 내가 얘기 했던가?)

그러던 늘그막에...

총각귀신은 면하려고 했는지

내 동생이 어디서 처녀 햄스터를 또 한마리 얻어왔다.

(재주도 좋은 내 동생...)

얘는 생후 3개월된 아기... 가 아니라 

생후 3개월된 성숙한 암놈이었다.

처음에는 서로 다른 새장에 있어서, 얼굴을 익히게 하고

나중에 택일을 아무날로나 받아서 합방을 해 줬더니

그 영계를 보자마자, (이름이 뭐였는지, 있었는지조차 까먹었음)

처음에 조금 서먹서먹하는 듯 하던 우리의 영감 햄스터

초롱이는 맹렬하게 시속 10m의 속도로 달려들었는데...

(여기서부터는 표현이 적나라해지더라도 양해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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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이 암컷의 등 위를 올라타니까

암컷은 자세를 낮추고 엉덩이를 들어서 호응을 하는데

(같이 보던 동생과 나는 낯이 뜨거워지고...)

근데, 그만 이놈의 영감태기 초롱이가

힘이 달리는지 허망하게 내려오기를 너댓번 반복하는 거다.

보고있던 우리 남매가 그렇게 성원을 했음에도

초롱이의 실패는 계속되었고,

드디어 암컷이 앙탈을 부리기 시작해서 

초롱이가 접근하려고 시도하면 사납게 물어듣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초롱이는 풀이 죽어서 구석에 찌그러져 있고,

그걸 보다못한 동생이 암컷을 제집에다가 다시 넣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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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 동생은 꾸준하게 같은 방에 넣어주기를 계속했는지

어느날 보니까, 암컷 집주위를 천으로 가려놓았다.

새끼를 낳았대나?

우리는 쥐새끼를 낳은 쥐엄마(?)보다도

쥐아빠인 초롱이가 더 대견스러웠다.

드디어 해 냈구나...

장하다, 초롱이.

그러고 보니까, 더 의젓해 진 것도 같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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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내가 석사장교에 간 거는 그 직후였던 거 같다.

제대하고 돌아와보니

초롱이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고

초롱이는 천수를 누리고 죽었다고 한다.

햄스터는 따른 건 다 좋은데

너무 일찍 죽어서 (한세대가 일,이년이면 끝이니...)

그게 싫어서 키우기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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