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wha ] in KIDS 글 쓴 이(By): yujeni (유제니) 날 짜 (Date): 1998년01월06일(화) 19시32분49초 ROK 제 목(Title): 외할머니 임종을 앞둔 친구를 보면서... 울할머니가 편찮으셨을 때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점은 내가 할머니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였다. 내가 울할머니처럼 아팠더라면 울할머닌 나처럼 그저 바라보고만 계시진 않으셨을텐데 ...어찌나 죄스럽고 내자신이 무능한 지... 난 작은할머니가 내손을 잡고 우실 적에도 상상조차 하지않았다. 아니 손톱만큼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중환자실에 누워계신 그 모습을 직접 확인하고 나서야 난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할머니가 날, 것두 곧 떠나시게 되리라는 걸.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몇 시간이 넘도록 그저 울기만 했다. 이게 할머니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다. 그 다음으로 힘들었던 점은 내가 할머니를 웃게 해드렸던 기억이 하나도 떠오르질 않는다는 사실이였다. 그저 속상하게 하고 그래서 할머니를 울리고 말았던,화나게 만들었던 기억들은 또렷히,새삼스러우리만큼 아주 옛날 일들까지 떠오르는데... 그렇게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한동안 난 바보가 되버렸다. 학교가면서 울고,돌아오면서 울고,길 가다가 울고,거울보다 울고, 밥 먹다가 울고, 세수하다 울고, 잠 자다가 울고... 수업시간에도 쉬는 시간에도 자율학습시간에도 난 그저 '할머니'라는 세글자만 공책에 빼곡히 채워넣고 있었다. 유일한 낙은 토요일에 할머니 묘에 찾아가는 거였다. '할머니,제가요...' 일주일동안 있었던 이런저런 얘기를 한참동안 늘어놓고 다음 1주일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어오곤 했었다. 현재 나의 유일한 낙은 할머니가 주신 반지를 끼는 거다. 혹 깜빡 집에 두고 오면 손가락 하나가 떨어져나간 것 같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난 매일 그 반지를 끼진 않는다. 참고 참고 또 참고...또 참고... 도저히 더 이상 참을 수 없을만큼 할머니가 보고 싶어질 때면 그때서야 그 반지를 꺼낸다. 어제 난 할머니가 주신 반지를 끼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