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wha ] in KIDS 글 쓴 이(By): scarlet ( 望忘♥) 날 짜 (Date): 1997년11월10일(월) 22시01분28초 ROK 제 목(Title): 눈물 섞인 수제비 수업 끝나고 얼마전부터 너무나 먹고 싶었던 수제비 생각이 났다. 친구들이랑 교정을 걸어가면서 애들을 꼬시는 데 정말 미안했다. 애들의 얼굴에는 피로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난 먹고 기숙사로 들옴 끝이지만 얘들은 집까지 한참을 가야하기 땜에.. 그래서 슬슬 얘기하니까 혼쾌히 가자구 하더라. 너무 미안했다. 그리고 수제비 먹으면서 사는 얘기 하는데 얘기를 할수록 너무 힘들고 불쌍해서.. 학부때부터 아르바이트 한 거 꿰는데 장난이 아니었다. 글구 한 친구는 취업지도실에서 조교를 하는데 거긴 나 조교하는 데 보다 더 심한 곳이라 얘가 일년은 견디더니 결국 조교 그만 한댄다. 대원분식인가 김치수제비 정말 속된 표현으로 맛이 가게 맛있었는데 우리들의 대화는 우리를 더 맛가게 만들었다. 학교로 돌아오며 파스를 붙였었는데도 오히려 굳어서 말을 안 듣는 오른쪽 다리를 보면서 몸이 땅으로 꺼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넘어진 건 어젠데 멀쩡한 듯 싶다가 다리가 굳어서 잘 안 움직인다. 그러니까 별 것도 아닌데 괜히 신경쓰이고 짜증난다. 그래도 별 수 있나. 쩝 난 내가 살아서 움직이고 있다는 게 가끔 신기할 때가 많다. 어쨌든 내 몸은 부분부분 불평을 해대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움직일 만 하다. 어젯밤에는 (어젯밤이 아니라 벌써 며칠 된 것 같다) 책 읽다가 하두 졸려서 자구 일어나서 해야지 하고 시계 맞춰 놓고 자는데 평상시엔 룸메이트언니가 난리를 펴두 절대 안 깼었는데 넘넘 졸려서 자는데도 순간순간 안 자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니 급기야는 끔찍한 고통을 느끼며 깨었었다. 최근 들어 두번째. 저번의 복통과 똑같은 느낌. 이번엔 배뿐이 아니었다. 왜 그럴까. 멍청이같이 두 번씩이나 넘어진 후유증인가. 아우 넘어진 거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앞으로 엎어진 거 생각하면 지금도 끔찍하면서 우습다. 놀래서 눈이 똥그래진 내 제자 얼굴도 우습고. 층계에서 엎어졌는데도 멍든데 하나 없는 거 보면 신기하고. 내 몸은 솜으로 되어있나? 미친듯이 레포트를 써서 내긴 냈지만 쓸수록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안들구 예전에 학부때 그러면 아~~ 나는 과를 적성에 안 맞게 선택한거야! 그랬는데 이제는 그런 말도 못하니 죽을 맛이다. 과대친구가 수요일날 낸다는데 더 보충해서 내기도 싫다. 원래 난 장기전에 강한데 요즘은 모든 일이 빨리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기숙사의 층계를 약간 절면서 올라오면서 한 이삼일 담뇨 뒤집어 쓰고 바닷가에서 계속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잠 자고 다시 바다 바라보고 그러구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제 룸메이트 언니는 결혼하고 싶다고 그러더라. 내가 그래서 "언니 힘들어서 그래요." 그랬더니 "글쎄.." 그러는 거였다. 난 지금은 아무리 힘들어도 결혼하고싶다 등의 한심한 생각 안 하지만 대학원 처음 들어와서 조교일이 좀 심할 때 결혼하고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결혼이라는 게 동경의 대상이 되어 버리다니 결혼하면 왠지 편할 거 같다는 느낌이 드나보다. 이성으로는 더 힘든 일이라는 거 알면서도.. 그러고 보니 수제비를 눈물에 말아 떠 먹으면서 난 이름도 잘 기억 못하는 울과 동기애가 결혼했다는 얘기를 친구가 해주었다. 피로연이 잔인해서 피로연자리만 아니었음 내 친구가 델꾸 나와버리고 싶었다는데 얼굴 기억해 내는데 몇분씩이나 걸린 친구지만 행복하게 잘 살았음 좋겠다. *주절주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