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uksung ] in KIDS 글 쓴 이(By): ninashc (하늘지기) 날 짜 (Date): 1996년01월09일(화) 11시43분52초 KST 제 목(Title): 고스톱(고스돕)에 금 갈 번 한 우정 나는 작년 이맘때 쯤 선배로 부터 "4천만의 유희"라는 고스톱을 배웠다. 순진하기 그지 없던 그 선배는 내게 그 걸 가르쳐 주면서 잊지않고 했던 말이 있었다. "의리 상하지 않게 해라" 고등학교때까지 고스톱하면 무슨 벌레 보듯 하였던 내가 재미로 배운 그 놀이... 어제 취직시험에서 떨어졌다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 나는 그애의 집으로 향했다. 벌써 한친구는 이미 와 있었다. 기분이 꿀꿀하다면서 놀다가 우린 고스톱을 하게 되었다. 규칙같은데 서툰 편이었지만 용케도 나에게 좋은 것들만 들어오는 바람에 나는 '고도리'에 '쓰리고'에 암튼 좋은 건 다 해 냈다. 우리끼리 장난 삼아 하는 거라고 점 20원씩 하자고 했던 것인데도 벌써 취직시험에 떨어진 그 앤 피박에 지갑을 통째 가져왔고 점점 분위긴 험악해 갔다. 내가 괜히 미안해서 "이제 고만 하자... 재미도 없네, 모.." 하면 어김없이 두 친구는 나를 향해 "아냐.. 둘 이상이 그만하자고 할때까지.." 라며 놓아주질 않는 거다. 자꾸 지다가 드디어 한친구가 점당 100원으로 올리자고 했다. 그래서 했다. 자꾸 이겼다. 몇번을 졌지만 별로 크게 잃진 않았다. 다시 웃는 가운데서도 이상한 기운이 감돌면서 친구는 제안했다. "점당 500..막판이다." 역시 내가 이겨버렸다. 이런 날이 없었는데... 끝나자 마자 딴 돈 모두를 친구에게 다 쥐어 주고 말았다. 그래서 내가 얻은 교훈이 있다. "기분 나쁜 사람하고는 도박하지 말자." 잃어도 찝찝하고 이겨도 찝찝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