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uksung ] in KIDS 글 쓴 이(By): calcium (春來不似春) 날 짜 (Date): 2003년 8월 23일 토요일 오후 11시 38분 31초 제 목(Title): 자기 잘 난 맛에 사는 사람 오늘 새벽에 일어나서 전 제 책상 위에 있는 작은 자명종 시계 바늘을 두 시간 뒤로 늦추었습니다. 3주간 호주에서 학생들을 훈련시키느라 시계를 가지고 갔는데 그곳은 우리 나라보다 두 시간의 시차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12월초에 미국을 열차로 여행할 때는 자고 일어나면 시간이 달라져서 몇 번을 당황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LA와 시카고가 다르고 시카고와 뉴욕의 시간 차이가 생기니까 어느 곳에서부터 달라지는지 자다가 일어나 지금 몇 시인지 알 방법이 없어서 지나치는 건물 위의 시계를 보고 그때야 시계를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푹 자고 있을 이 시간 다른 나라 사람들은 한참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꼭 다른 나라 사람들만도 아닙니다. 이 새벽에도 동대문 시장에는 대낮보다 더 밝고 분주하며 열심히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난 푹 퍼져있고 엉뚱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지를 알면 부끄러워지고, 게으르고 적당히 살아가는 자신에게 스스로 '그렇게 살면 안돼' 라고 말하게 됩니다. 게으른 사람이 원래 게으른 것은 아닙니다. 타고난 것이 아니고 살아오면서 부지런할 수밖에 없는 강한 자극이 없었기에 게으른 인생을 살아갈 뿐입니다. 우물 안에 개구리처럼 자기 잘 난 맛에 삽니다. 나만 최고이고 나만 잘하고 있고 이게 정상이라는 생각에 굳어져 있어서 객관적으로 자기를 보는 눈을 상실케 되는 것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고집과 아집과 자기 생각만으로 똘똘 뭉쳐서 알지도 못하면서 다 아는 사람처럼 살고 잘난 것도 없으면서도 세상에서 자기가 최고인 것처럼 큰 소리를 치는 어리석음을 범합니다. 일찍부터 세상이 얼마나 넓고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열심히 살아가고 있으며 피와 땀과 노력으로 못 이룰 일이 없다는 것을 자신의 눈으로 보고 자극을 받고 자랐다면 안주하지는 않지요. 제 자신이 그렇게 좁은 세상을 전부라고 생각하고 시골 그곳이 세계 전부라고 생각하며 그 동네 아이들과 경쟁하며 잘 났다 생각하며 만족하고 잘난 맛에 살고 있을 때 도시의 사람들, 미국과 유럽과 앞선 나라의 사람들은 별천지에서 살아가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을 30년 지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150년 전, 200년 전에 이 좁은 땅에서 서로 잘났다고 싸우고 있을 때 미국이나 호주, 영국, 유럽 사람들은 엄청난 건물을 지어 놓고 인재들을 양성하고 있었으니 그들이 잘 살 수 밖예요. 개인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에게 늘 강한 자극이 필요합니다. 그 자극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선정적인 것이 아니라 나를 깨우고 일으켜 세우는 건전한 삶의 자극이 있어야 합니다. 그 자극이 나를 값지게 하고 도전케 하며 강한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합니다. 이 순간에도 앞서 살아가고 있고 지칠 만큼 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보면 볼수록 느끼면 느낄수록 정신이 바짝 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을 깨우십시오. - 십대들의 쪽지에서 *** 인간에겐 평생을 통해 공평하게 복이 분배되는데, 문제는 자신의 복을 복인 줄 알아보고 성실히 챙기느냐, 그렇지 않으냐, 하는 데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 박범신의 <젊은 사슴에 관한 은유>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