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k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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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uksung ] in KIDS
글 쓴 이(By): gazebo (YoungBlood맧)
날 짜 (Date): 1998년03월31일(화) 01시11분09초 ROK
제 목(Title): 실습일기3.30


실로 오랜만에 쓰는 실습일기다....

쓰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실제로 키보드를 잡기란 쉬운일이 아닌듯하다...

설령 시간이 있더라도 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교육담당 선생님은 널널함 그 자체를 보여주신다...

케이스 프리젠테이션도 그렇고 북리뷰도 그렇고...

처음부터 조금씩 조금씩 그렇게 했더라면 지금처럼 아이들이 그렇게

지치지는 않았을 텐데....(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역시 사람은 어떤 일에 마지막이 되면 관대해 지나보다...

사실 내일이면 이 선생님의 임무가 끝나고 다음선생님에게로 교대가 된다..

소문에 다음선생님은 장난이 아니라던데....(의대생용어로 toxic하다고....)

생각해 보면 좀 억울한 생각이 든다....실습중의 천국이라던 산부인과가

어찌하여 이렇게 되었는지....(흑흑....)

산부인과라는 과목이 좀 지겨워 진것만 빼면 그리 나쁜 것 같지는 않다만....

처음의 마음을 그대로 가져 가고 싶은데 그렇지가 못한것같다....

하지만 다시금 정열을 갖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남은 2주동안 이라도 말이다....

내일은 저녁에 farewell이라는 행사를 한다...

이건 실습돌고나서 교육담당 선생님과 그동안 쌓였던 것을 모두 풀기 위해 

만들어진거인데.....사실은 술먹고 놀기위한 행사다....

원칙적으로는 과목이 끝나야 하지만 그래도 지금의 선생님한테는 뭔가 해주고

싶은 마음이 모두들 드나 보다....



케이스 리포트를 준비하고 있다...

소위 임신 중독증에 걸린 환자인데....

(임신 중독증에 대해서 잠깐만 이야기 해보면....

원래는 Pregnancy Induced Hypertension 줄여서 PIH라고 하는 질병군에

속하는 것인데....말그대로 임신에의해 유발된 고혈압을 말하며

그 중에서 소변에 단백뇨가 섞여서 나오고 부종이 동반되는 특이적

증상을 보인다. 임신중독증은 의학용어가 아니고 그냥 일반인들사이에 

쓰이는 속어일 뿐이며 의학적용어로 본다면 전자간증이라고 해야 옳다...)

이 임신중독증이 위험한 이유는 고혈압이 심하게 유지될 경우 발작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경우에는 산모에게도 태아에게도 산소공급을 못하게 되어 저산소증에 빠지는

등 심각한 영향을 끼칠수 있다...

암튼 이환자는 약간의 임신성 당뇨에다가 콩팥이 하나가 없는 상황이었다...

꽤 복잡해 보이기 했지만 여러가지 조사를 한 결과 임신중독증만 문제가 

될뿐이고 나머지 는 그리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고 보여진다...

문제는 혈압이 조절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경우 발작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방적으로

항발작제를 주었는데 이 환자는 부작용이 너무 심하게 나타나서 이를 적용

시킬 수가 없었다...

결국 이대로 간다면 산모나 태아에게 모두 위험한 상황이 될것같아

유도분만을 하기로 교수님은 정하신 것같다...

그런데 산모나 보호자가 이를 반대하고 나선다...

첫아이인데 출산예정일까지 5주가 남았는데 

아이가 혹시 성숙이 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하냐고 말이다...

과연 내가 담당의사가 된다면 어떤선택을 내려야 할까?

산모의 안전과 태아의 안전....

사실 요즘은 750g짜리 아이도 살려낸다고 하기에

지금낳아도 충분히 살릴 수 있을것 같은데 그래도 만에 하나라도 있기

때문에...

참 산부인과 의사도 괴로운 직업일 듯한 생각이 든다...

다른 의사직업과 달리 산모와 태아 두 생명을 모두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순간의 선택이 두 생명을 좌우한다....

진짜 산부인과 의사는 정말 인간적이어야만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티브이에서 때리는 영아 매매하는 가짜 산부인과 의사말고...)

암튼 내일가서 추이를 또 지켜볼 예정이다...

이번에는 부인과 환자도 하나 맡게 되었는데...

이래저래 공부복 터진 것 같다....

이 기회에 제대로 한번 공부나 해봐야지....

아차 내일도 회진이 아침에 있는데....

어서 자고 일어나서 공부좀 해놔야 겟다...

교수님한테 깨지지 않으려면 말이다....






부디 꿈속에서는 자유로운 영혼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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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ver Say Good Bye.......
                                    gaze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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