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Duksung ] in KIDS 글 쓴 이(By): calcium (팥쥐) 날 짜 (Date): 1997년05월18일(일) 01시32분03초 KDT 제 목(Title): 일기장 내가 초등학교 다녔을 때 엄마는 나의 그 많은 공책들 중에서 일기장을 꼬박꼬박 모아서 책꽂이에 꽂아두셨었다. 다른 과목의 공책들은 모두 폐품으로 나가는데도. 난 엄마를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일기장은 안버리지?' 엄마는 나중에 일기가 추억이 된다고 했었는데... 난 추억이란게 뭔지도 모르고 그냥 엄마가 책꽂이에 꽂아두니까 저학년때 쓴 일기장들을 그대로 내비뒀었다. 근데, 초등학교 시절에 그 일로 엄마가 너무 고마운 적이 있었다. 그게 언제냐면, 방학때 숙제로 일기를 꼬박꼬박 써야하는데 밀리면 전학년에 쓴 일기를 고대로 베낄 수가 있었기 때문에 전전전날에 무엇을 했는지 머리아파하며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됐었다. 그런데 얼마전에 다락에서 내복상자에 들어있는 나의 초등학교시절 일기장을 발견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었는데.. 그때는 별거 아닌 일에 걱정도 정말 많이 하고 울기도 잘했었는데... 옛날 일기를 읽으니까 엄마가 말했던 추억이 살아나 눈물이 났다. 글씨는 대문짝만하고 맞춤법도 엄청나게 많이 틀렸지만... 물론, 몇권의 일기를 읽는 중에 같은 내용을 수도 없이 발견했다. 왜냐면 그전에 쓴 일기를, 일기 쓸때 할 말이 없으면 그대로 베꼈었으니까. 엄마가 너무너무 고맙고 좋다. 1986년 4월 13일 <일> 맑음. 제목 : 버스 정류장 이모께서 오셨다. 이모를 버스정류장까지 엄마와 내가 갔었다. 그런데 추웠다. 날씨는 왜 추우나 생각도 들었다. 난 이상한 생각을 한것 같았다. 4월 14일 <월> 맑음. 제목 : 내동생 오늘 인디안밥이라는 과자를 사먹었다. 난 다 먹었는데도 내동생이 인디안밥을 주었다. 난 내동생이 참 좋아 동생에게 잘대해주겠다. 5월 16일 금요일 맑음 제목 : 미술책 오늘 가방을 싸다보니 미술책이 없었다. 책꽂이도 찾아보았다. 난 울었다. 가방속을 들여다보니 미술책이 있었다. 난 가까이 있는 것도 모리고 괜히 울었나보다. 6월 13일 <금> 맑음 제목 : 공기 난 공기를 무척 좋아한다. 그렇지만 공부가 걱정이다. 내가 공기를 할때면 엄마는 "공부는 못하면서 공기는 잘하니"하고 말씀하신다. 이젠 공기를 그만하겠다. 6월 25일 <수> 맑음. 제목 : 공기 난 공기를 좋아한다. 그렇지만 공부는 잘 못한다. 공부를 잘 못하면서도 맨날 공기만 한다. 앞으론 공기를 안하겠다. 8월 15일 <금요일> 맑음 제목 : 일기 나는 오늘 아빠한테 혼났다. 왜냐하면 일기를 6일이나 밀려서이다. 나는 우리 선생님 말씀이 생각났다. 일주일에 일기는 꼬박꼬박 일곱개 쓰라는 것이 생각났다. 난 이것을 쓰면서 다음부 밀리지 않고 밀린것을 쓰지 못하게 하지 않겠다. 오늘, 일기를 다 쓸수가 없고 거짓말을 쓸까봐 오늘것만 쓰고 오늘일은 잊지않겠다. 8월 23일 <토> 제목 : 공기 나는 공기를 제일 좋아한다. 공부보다 좋아해서 나중엔 아무것도 안될것 같다. 이젠 공기도 조금하고 공부를 많이 하여서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