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gD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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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ngDuk ] in KIDS
글 쓴 이(By): lamer ()
날 짜 (Date): 2000년 7월 30일 일요일 오전 07시 18분 20초
제 목(Title): 한편의 블랙코메디.



동덕 보드가 요즘에 관광 보드가 되어가는 느낌이 있지만.
분위기에 편승해서 하나 적어볼까 함다.

어제는 같이 일하는 애들이랑 산타페 오페라 하우스에 오페라 보러갔음다.
현재 본인은 뉴멕시코주에 있음.

점심에 애들이랑 같이 밥먹다가. " 윤중. 오늘 우리 오페라 보러가는데..너도 갈래?"

"어..제목이 몬데? " 
"리골래또".

"그래?( 몬지도 모르고.베르디 오페라는것밖에 몰랐음)"

좌우간.애들 열뎃명이랑 같이 갔는데.. 차안에서 애들이 말을 하는데..거의 반정도 
밖에 못알아 들겠드라구요.흐.그중에 한명은 몬가를 나한테 열심히 이야기 
해주는데.속으로 무지 찔렸음..
오페라 하우스에 도착해서 학생증으로 할인을 받고,배고파서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밥먹으로 갔죠..밥이 늦게 나와서 공연시간 10분을 남겨놓고..후다닥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도중에 보니깐.늦어져 우리처럼 뛰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드라구요. 나야 캐주얼을 입고 뛰었지만.어..정장입구.허겁지겁 뛰는 사람들 
보니깐. 오.미국에도 공연에 늦게 오는 사람들이 무자게 많구나 하는거를 실감했죠.

오페라가 일막이 끝나서..팜플렛을 보고있는데..오..리골레또가 아니자나.
제목이 에르미오네 드라구요.
근데 무대 장치도 별로 멋있지도 않았구..소품도 달랑 의자 하나였는데..
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아주 뛰어난 (내가 절대 지루하지 않았다는 말) 작품이였어요.

줄거리는 뻔한 내용."그리스가 트로이를 함락하고.정복자(아킬레스의 아들)가 
트로이의
왕비랑 결혼할려고 하고.왕비는 아들의 신변을 지키기 위해서 어쩔수없이 결혼을 
하고.
정복자의 애인은 애인의 변심에 사주해서 왕을 죽이게 하고..모 그런 통속적이 
이야기였는데..

사람들의 미움과 사랑이 복잡하게 체인처럼 얽힌 작품을 보니깐..앤날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마음은 별로 달라진것도 없고.또 앞으로도 그럴꺼라는 그냥 짐작에.
인생은 하나의 블랙 코메디구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죠.흐.

극중에서 어쩔수 없이 결혼을 해야하는 왕비랑 정복자 가 듀엣을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여자는 자기의 마음을 노래하고.남자는 자기의 마음을 노래하고.그 둘은 
서로 다른 생각을 노래로 하는데..어..그 아름다운 하모니가 전혀 현실에서는 
조화될 수 없다는 거를 생각하니..어.정말 삶은 코미디야..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흐.근데 한가지 좀 위어드 했던거는...극중 배경은 그리스.트로이.고때..작품인데.
사람들의 의상이 18,19세기 옷이라서 좀 그랬죠.

그거 빼고는 간만에 문화 생활 한거라서 아주 기분이 좋았음다1

*이제까지 내가 쓴 글중에 최고의 긴 장문이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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