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gD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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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ngDuk ] in KIDS
글 쓴 이(By): charina (보잉~)
날 짜 (Date): 1997년10월24일(금) 11시38분39초 ROK
제 목(Title): [보잉~]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3-이윤석.




 이윤석. 아마도 72년 2월생. MBC개그맨.
 
 93년 동기이자 동갑인 서경석씨와 함께 '투석스'라는 이름으로 신세대 
 
 인텔리 개그맨의 전형을 보여줌. "아니, 그렇게 깊은뜻이..?" 라는 
 
 유행어를 히트시킴. 그 이후 서경석씨와 콤비를 이뤄 재치있는 입담과 
 
 깔끔한 매너로 폭넓은 연령층의 팬을 확보했고, 그 후 코미디 프로는
 
 물론 각종 쇼프로의 MC로 활약 했으며, 지난해 겨울부터는 새로운 콤비
 
 김진수씨와 코미디 립싱크 '허리케인 블루'를 만들어 열연하게 되었고
 
 현재는 아침 어린이 프로 <뽀뽀뽀>에서 '짬짜미'로 역시 김진수씨와
 
 함께 어린이들에게 교훈을 주는 연기도 하시고, <인기가요 베스트50>
 
 에서 진행을 하고 계신담니다. 여전히 <오늘은 좋은날>에서도 뵐 수 
 
 있구요..
 
 윤석오빠와는 지난해 봄에 HBS(현대방송)에서 처음 뵈었었지요.
 
 제가 일하던 프로와 윤석오빠가 하시는 프로가 녹화날이 같았기 때문에
 
 월요일마다 분장실에서 뵐 수 있었지만, 그외에 사적인 대화가 오갈일이
 
 없었기 때문에 만나면 그저 인사나 하는 관계였죠. 하지만 그가 얼마나
 
 겸손하고 다정다감한 사람인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제 옆자리에서
 
 분장을 하시며 분장사 언니와 나누는 그저 인사치례 같은 얘기들를 전 
 
 그냥 흘려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나 예의 바르시고 진솔하셔서
 
 '저사람 개그맨 맞어?'라고 생각할 정도 였었담니다.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든 먼저 꾸벅 인사를 하시고 주위 사람들을 잘 챙겨주는 그런 분입
 
 니다. 
 
 작년여름 제가 현대방송일을 그만두면서 그 후론 잘 뵐 기회가 없었는데
 
 지난 봄부터 MBC의 <웃는세상, 좋은세상>에 출연 하면서, 윤석오빠를
 
 다시 볼 수 있었죠. 여기선 같은 코너에 고정으로 출연했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윤석오빠가 절 기억하고 계시
 
 더라구요. 설마 그 사람많은 방송국에서 스치듯 인사나 하던 사람을 기억
 
 하시리라곤 상상도 못했죠. 개그맨들이란 철저히 기수와 공채여부를 
 
 따지기 때문에, -제작년 까지만 해도 MBC개그맨 이외의 사람들은 3층
 
 코미디언실(이곳에선 주로 코미디프로 대본연습과 코미디언들 회의를 합
 
 니다.)에 출입조차 못했을 뿐만 아니라, 혹 특채 개그맨이 프로에 출연을
 
 하면 집단 이지매를 당하기도 한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습니다-
 
 일반 연기자가 그런 코미디프로에 특별출연이 아닌 고정으로 출연한다는건
 
 좀 힘이드는 일이죠. 게다가 전 특히 아무것도 모르는 신출나기인데다가
 
 공채탤런트도 아니었거든요. 하여튼 제겐 두려움과 걱정뿐이었습니다.
 
 특히 <웃는세상, 좋은세상>엔 기세 등등한 개그맨들과 원로코미디언들이
 
 함께 출연했었거든요. 첫 대본연습날 제가 얼마나 긴장했었는지..그 때의
 
 기분의 기분을 다시 떠올리는것조차 곤욕스럽습니다. 다음날 녹화날은
 
 정말 비참하기까지 했습니다. 누구하나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갈켜주지
 
 않았거든요. 제가 출연하는 코너 리허설이 언제쯤 있는지 몰라서 리허설
 
 도중 내내 스튜디오 세트를 지키고 있었죠. 조명도 들어오지 않은 스튜디

 오의 세트에 홀로 앉아 있는게 얼마나 외롭고 을씨년 스럽기까지 하던지
 
 전 금시라도 울음이 터질것만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때.. 마침 세트앞을
 
 지나가던 윤석오빠가 어둠속에서 절 발견하셨던거고 말을 걸어 오셨습니다
 
 그 구세주같은 표정으로 하신 말씀은..
 
 "왜 여기 혼자 계세요..? ...중략.. 오랜만에 뵙네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이제 현대방송일은 안하시던가 보던데.. 어떻게 기억하냐
  
  구요? 후후..제가 보영씨 처음 봤던게 현대방송 분장실 에서 미선이누나
  
  랑 경석이랑 대본 맞춰보고 있을때였는데.. 보영씨는 그때 화장을 전혀
  
  안한 얼굴이었고, 그 모습이 채시라씨를 너무 많이 닮아서 깜짝 놀랐었
  
  어요. 제가 채시라씨 참 좋아하거든요..후후.. ..중략.. 에구.. 선배님들
  
  대본 맞춰 보신다고 그랬는데, 얼른 가요.."
  
 그후 일주일에 두번씩 긴장과 고민의 연속인 방송국생활을 하면서 내겐
 
 윤석오빠를 뵙는일이 유일한 낙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이성적으로 짝사랑
 
 을 한다거나 이런 차원이 아니라, 존경하는 마음이었죠. 하지만 윤석오빠
 
 에게 느끼는 이런 감정은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두달정도 이 프로를
 
 하면서 사람들과 좀 얼굴을 익히고, 식사안부를 물을 정도가 되었을때
 
 경숙이(정경숙)랑 점심을 먹으면서 윤석오빠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
 
 던거죠. 
 
 "나도 처음엔 굉장히 힘들었었다. 연예인들 중에서도 코미디언들이 젤
 
  어려운거 아니? 뭐 일하는게 힘든것도 있지만, 선후배 관계며 이런것
  
  들때문에 문제들이 많이 생기거든.. 솔직히 뭐 탤런트나 가수들은 
  
  선배들이 후배를 때린다거나 하는일은 없잖아.. 근데 아직도 코미디언
  
  들은 그런일이 있다구.. 얼마나 적응하기 힘든곳인데.. 
  
  그래서 가끔 큰 회의에 빠질때가 있는데.. 난 그럴때마다 윤석오빠
  
  생각한다. 그래.. 윤석오빠 같은 사람도 이런곳에 있어. 나도 윤석오빠
  
  만큼은 아니더라도 좀 착하게 살아야겠다.. 이런 생각하면서 윤석오빠가
  
  나한테 해줬던 말들.. 되새겨 보곤해.. 정말 이런일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야. 너무 착하고, 너무 마음이 약하구, 그러면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고.. 하여튼, 개그맨들중엔 가장 존경할만한 사람이야."
  
 그 말을 들은 후, 윤석오빠는 제게 관찰의 대상이 되었지요. <웃는세상,
 
 좋은세상>의 대본연습이 있는 수요일은, 또 <오늘은 좋은날>의 녹화가
 
 있는 날이기도 했죠. 그러니까 두 프로에 모두 출연하는 개그맨들은
 
 수요일은 무척 바쁜게 돼지요. 10시부터 12시까지는 1층 스튜디오 에서
 
 <좋은날>의 리허설을 하고, 12시부터 2시까지 -이 시간은 점심식사를하고
 
 2시부터 시작하는 녹화에 대비하여 분장하고, 같은 코너하는 사람들끼리
 
 대본을 맞춰보고..하는시간이죠. 그런데 이렇게 할일이 많은 시간에
 
 - 3층 코미디언실에서 <웃세,좋세>의 대본 연습을 하고, 2시부터 <좋은날>
 
 의 녹화가 시작돼는거죠. 그러니.. 윤석오빠역시 수요일은 점심 먹을
 
 시간도 없이 바쁘게 뛰어 다니게 되시는 겁니다. 그래서 수요일의 일과가
 
 끝나면 술을 드시는지 목요일 <웃세,좋세>의 리허설엔 여전히 술이 덜깬
 
 모습을 자주 뵐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목요일 점심시간엔 주로 원로
 
 선배님들과 같이 점심을 드시러 갑니다. MBC지하의 사내식당으로 가실때는
 
 선배님들의 수저나, 셀프서비스인 반찬이나 물을 챙겨 주시는 모습을
 
 뵐 수 있었습니다. 간식 식권을 항상 준비해 두시는지 식사가 끝날때쯤엔
 
 주머니에서 식권을 꺼내 식혜나 수정과를 몇그릇 사서 쟁반에 담아가지고
 
 선배님들은 물론 멀지감치 떨어져서 식사하고 있는 다른 동료나 선후배
 
 들에게도 기꺼이 오셔서 나눠주고 가시곤 하셨죠.
 
 한번은 녹화날 굉장히 눈에 띄는 운동화를 신고 오신적이 있었습니다.
 
 농구화처럼 부피가 큰 운동화였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얼룩말 무늬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또 윤석오빠 키가 워낙 크셔서 왠만한 옷 바지는
 
 겨우 발목까지 내려오는 경우가 많지요. 바지 길이가 어정쩡하게
 
 짧으면 신발은 더 눈에 띄기 마련이고 또 그날은 검은색 상하의 수트를
 
 입고 계셨기 때문에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이라도 윤석오빠의
 
 운동화를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나도 희안한 모습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윤석오빠의 운동화를 보며 그에게 한마디씩 했죠.
 
 그러자 그가 머리를 긁적이며 너무나 순진한 미소를 띄면서 하는 대답은,
 
 "히히.. 한번 웃겨 볼라구 신었거든... 그런 점에선 성공한것 같긴한데,
  
  내일부턴 못신고 다닐것 같아..하하.."
  
 아마 다른 사람이 그와같이 웃는다면 그렇게 귀엽진 않았을꺼에요. 눈을
 
 완전히 감으면서 입끝을 귀밑까지 끌어 올리는 웃음 말이에요..
 
 나중에서야 들은 얘기인데.. 윤석오빤 2년전쯤에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
 
 더람니다. 그러니까 제가 현대방송에서 뵙기 바로 전이었던것 같아요.
 
 오랜시간 그녀와 교재하면서도 그녀를 너무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에
 
 손도 한번 제대로 잡지 못했었나봐요. 그러는 사이에 그녀에게 다른
 
 사람이 생겼고, 결국 윤석오빠의 동료이자 친구인 다른 개그맨에게 그녈
 
 빼앗기게 되었던 거죠. 하지만 윤석오빤 그 친구에게 여전히 잘해 
 
 주었고 그와의 친분 관계는 계속 유지 되었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
 
 윤석오빠 자신이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짠하더군요.
 
 그 후 윤석오빠의 여자관계는 알려진 바 없습니다.
 
 마음이 너무 약해서 누군가에게 빌려주고 못받은 돈의 액수도 상당히
 
 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아예 윤석오빠 어머니께서 수입의
 
 전부를 관리 하신다구요..
 
 또 윤석오빤 우리 엄마의 사랑을 받는 유일한 연예인이죠.
 
 너무 착하게 생겨서 좋으시다나요? 확실히 어른들은 사람보는 눈이 
 
 정확하신것 같아요. 얼마전 윤석오빠가 '아트라서'초코바 광고에 나오는걸
 
 보시고는 그날 저녁 슈퍼에 가셔서 다섯개나 사오셨더라구요..하하.
 
 "어머.. 얘. 그 선전, 윤석이가 너무 깨끗하고 이쁘게 나오더라.."
 
 후후.. 윤석오빠 싸인이라도 받아다 드릴껄 그랬나봐요..
 
 어쨌든, 아직도 TV에서 윤석오빠를 뵈면 왠지 웃음이 나고 마음이
 
 훈훈해 지는거 있죠. 전엔 연예인들 좋아하는 여학생들을 이해하지 못했
 
 는데, 윤석오빠 정도라면 나도 기꺼이 펜이 될 수도 있을것 같아요..후후.

 

                        1997.10.24
                        
                        마음이 따뜻한 사람을 기리며.. 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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