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OfKi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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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ltureOfKids ] in KIDS
글 쓴 이(By): saintpau (맛이간다)
날 짜 (Date): 1998년 8월  3일 월요일 오전 12시 25분 25초
제 목(Title): 실명제 반대 




    앞에 어느분의  글에서 지적한 것 처럼  키즈는 이미 실명화 되어 있다.
    신청하면서 주민등록번호를 받고 있으니 두말할 필요가 없다. 다만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어나니 보드의 실명화에 관한 사항이다. 

    어나니 보드는  시삽님이 지적한 대로 본래의 취지 즉, 고통받고 소외되고 
    그러나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능력이 없는, 다수의 사람들을 위한 
    문제제기의 창구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어나니 보드의
    설립취지와는 다르게 야설,욕설,음해 등이 판치고 있다. 

    만약 이런 문제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수단으로 어나니 보드의 실명화를 
    추진하는 것이라면 문제 있다고 본다. 인터넷에 음란물이 판치니 인터넷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비슷하지 않은가 ? 

    이미 정보화 사회가 완숙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사회안의 각 
    기능이 이미 상당부분 BBS등 전자정보 취급소에 통합,이전되고 있다. 이에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든 부분, 특히 현재 이 곳에서 문제로 삼고 
    있는 감정,욕망의 부분까지도 전자정보취급소에 들어오고 있다. 

    처음에 BBS를 만든사람은 아마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용자끼리의 컴퓨터에
    관한 정보의 교환에 목적을 두고 BBS를 만들었으리라. 그러나, 위에 말한 
    것처럼 BBS는 사회의 일반적인 통신전문영역으로 진화하여 이제는 컴퓨터
    전문가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들어와 사회의 각종 정보를 교환하는 장이 
    되었다. 이제 BBS안에는 사주팔자 프로그램, 오락, 바둑, 동호회, 뉴스 ... 
    등이 등장했다. 

    이런 현실을 도외시한 채 BBS 안에는 소위, 숭고한 그리고 아름다운  정보
    만이 오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시대역행적인,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그런 행위는 이미 사양길에 접어든 통제의
    패러다임을  새로 태어난 BBS에 적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통제 방식은 오래가지 못한다. 

    정보화 사회의 진전으로 방송권이 개개인에게 주어지고 권력이 민간으로 
    조금씩 이전되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소수의 독점적인 판단에 따른 글의
    삭제, 아이디 삭제 등은 결국 없어지고 사람들의 합의에 따른 퇴출이 
    자리를 잡을 것이다. 아무리 욕설을 많이 집어 넣더라도 좋은 글은 사람
    들의 인기를 받고  살아남을 것이다. 아무리 음란한 글을 실었더라도 
    그  글의 예술적, 혹은 퇴폐적가치는 사람들이 판단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글이 청소년들에게 까지 공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등급외 영화관이 생겨나고 각종 예술품의 사전심의가 없어지는 현
    상황에서 욕설이 많이 들어있다, 혹은 음란하다, 혹은 비방적이다는 이유
    로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의 목소리를, 그 진솔한 목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될까 두려울 뿐이다. 

    이제 BBS는  키즈 시삽의 소유물이 아니다.  나아가 한국통신의 소유도 
    아니다. 그것은 우리 키즈 안에 살아 숨쉬는 구성원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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