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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ltureOfKids ] in KIDS
글 쓴 이(By): july ()
날 짜 (Date): 1995년01월13일(금) 14시40분01초 KST
제 목(Title): [제안] 키즈모임의 문제점과 개선에 관해


먼저 이 글은 지난주 있었던 키즈모임에 참석 후에 느낀 점과 앞으로의

키즈모임이 어떤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할지에 대한 제 의견을 밝힌 것이며

키즈모임 운영진들에 대한 비판을 위한 것은 아님을 밝힙니다.

지난 토요일(1월 7일) 키즈모임은 백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치루어졌으며 운영진들 또한 많은 수고를 하셨습니다.

그러나 몇 가지의 문제점이 나타났던 것 또한 사실입니다.

첫째, 참석회비에 관한 문제입니다.

모임일자가 되기 전부터 ToUsers 보드에 올라온 공고내용을 보면 틀림없이

회비 15,000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날 모임에 참석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것이 실제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직장인들은 20,000원, 학생은 15,000원을 받았다고

나중에 회비를 걷으신 sooji님께서 해명을 하시기는 했지만 pkp님께서 올리신

결산공고를 보면 몇 명 안 되나마 10,000원과 2,000원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과 직장인의 구분 또한 sooji님께서 잘 모르는 

분일 경우에는 확실히 지켜졌다고 보아지지 않습니다.

먼저, 회비를 넉넉히 확보해서 많은 사람들이 푸짐하게 먹고 마시자는 의도였다고

보여지기는 하지만 공고와는 달리 직장인에게 20,000원을 받은 것은 잘못입니다.

이것은 미리 모임공고를 보고 회비가 15,000원이라고 알고 갔다가 단지 직장인

이라는 이유만으로 졸지에 20,000원을 반강제적으로 내야 했던 분들에 대한

기만행위입니다. 아무리 좋은 목적을 위해서라고 해도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규칙(내지는 준칙)을 어기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회비에 대해서 제안을 하는 바입니다. 즉, 이번처럼 회비를 단일금액으로

책정해 놓고 나중에 차별징수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직장인과 학생, 그리고

모임에 참가하는 시각에 따라 차별화하자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학생보다는 직장인이 경제적인 여유가 많을 것이라 생각되므로 약간의

차이는 둘 수 있겠지만 지나치게 많은 차이를 두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한, 모임에 5시에 온 사람과 7시 내지는 8시 이후에 온 사람들 사이에 동일한

금액을 회비로 받는다는 것도 역시 불합리한 일입니다. 일단, 회비의 대부분은

술과 안주값으로 지출되게 되므로 늦게 온 사람에게 어느 정도 할인을 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모임 시간을 확실히 지키게 하기 위해서

정시보다 늦게 온 사람에게 벌금 형식으로 오히려 더 비싼 회비를 내게 하는

방법도 있을수 있겠지만 이것 역시 확실한 기준을 먼저 공고하고 예외없이 

지켜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백명이 넘게 모이는 모임에서 그리고 호프를 빌려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것 정도로 마무리되는 모임에서 이번 모임의 회비 15,000원은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회비운영에 관한 문제입니다.

위에서 회비가 비쌌다고 말씀드렸는데 이것에 대해 반박을 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pkp님의 결산공고를 보면 그날 거둔 회비를 다 쓰고도

얼마 정도 모자라서 개인돈으로 충당한 분도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역시 그날 모임에 나오셨던 분들은 기억

하시겠지만, 사회자가 중간에 몇 번 '돈이 많이 남았으니 안주며 술이며 빨리

드시고 다시 시키시라'고 말했었습니다. 물론 대다수가 이 말에 환영의 뜻을

표하며 기뻐하기는 했지만...이런 일이 꼭 좋다고만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즐거운 모임에서 술이나 안주가 모자라면 분위기를 깨는 건 사실일겁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돈을 써버리기 위해' 다 먹지도 않을 음식들을 시키는

건 업소 매상이나 올려주는 일이고 한해 8조원이라는 음식쓰레기(몇년전 수치임)

만 늘리는 일이 아닐까요? 오히려 적절한 회비를 가지고 알차게 쓰는 것이

더 바람직한 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또한 결산공고를 보면은 엄청나게 많은 회비가 걷혔음에도 불구하고 끝내는

회비가 모자랐던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2차 모임과 그 뒤의

모임에서 쓰인 돈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2차까지 갔었다고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분들이 1차 모임때까지만 참석하시거나 아니면 그 이전에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렇지만 이 분들이 내신 회비는 2차 모임과 그 이후의 술값으로

쓰여졌습니다. 결국 필요한 것보다 지나치게 많은 액수가 회비로 책정되어서 

쓰고 남은 돈이 2차 모임에 간 분들에게 이익으로 돌아간 셈입니다. 제 생각에 

이건 공정하지 않은 일입니다. 회비는 어디까지나 본모임에서 쓰일 만큼만

거둬서 쓰고 2차모임을 따로 가실 분들은 따로 돈을 각출해서 사용하시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싶습니다. 쓰레기도 종량제를 실시하는데 왜 모임에서는 참석시간에

관계없이 참석한 모든 사람이 같은 액수를 내야 합니까?

물론, 이 의견에 대해서도 어떤 분들은 이렇게 말씀하시며 반박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게 억울하면 당신도 2차모임도 가고 3차모임도 가고 끝까지 가면 될 거 아니요?'

네..물론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왜 모임이라는 걸 하면은 본모임이 끝난 후에도 꼭 2차, 3차까지 가고 밤샘을 
하면서 

끝장을 봐야만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그렇게 많은 걸까요? 그냥 원래 계획대로 

10시경에 본모임이 끝난후에 모두들 가정으로 돌아가서 편히 쉬는 것이 다음날을

위해서도 좋은 것 아닐까요? 물론 친한 친구끼리 오랜만에 만나서 할 이야기가

많아 늦은 시간까지 있을수도 있겠지요..그렇지만 그런 사적인 일에까지 

공공의 회비가 쓰여지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결론적으로, 회비는 필요한 만큼의 적절한 금액을 거두어 사용하되 낭비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또한 이번처럼 회비가 많이 거두어졌을 경우 그것을

'써 없애기 위해' 애쓸 것이 아니라 차라리 남은 돈을 Kids 사용자 이름으로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내던지, 아니면 우리 모두가 사용하는 Kids의 보수 유지에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할 것입니다. 마침 1월말에 시삽님께서

메일과 보드의 오래된 글을 정리하신다고 하는데 부족한 Kids의 하드디스크를

확충하는데 사용하면 모든 이에게 좋은 일이 되지 않을까요?

세째, 모임을 운영하는 분들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번 모임을 위해서도 시삽님을 위시해 pkp, Norr, sooji 등 많은 분들이 애를 

써 주셨습니다.(미처 기억을 못하고 언급하지 않은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이 분들은 다른 사용자들을 위해서 개인적인 시간을 쪼개어 봉사하셨습니다.

그러나 모임을 할 때마다 이분들에게 계속 희생과 봉사만을 강요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자본주의 사회이며, 현대는 '시간은 돈'

이라고 불릴 만큼 '시테크'가 중요시 되는 때입니다. 그런데 돈도 안 되는 일에

오히려 자기 돈을 들여 가면서 모임 준비를 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뿐더러

공정하지도 않은 일이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이 분들의 시간당 인건비에는

결코 미치지 못하겠지만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모임 운영을 맡으신 분들에게는 회비를 반만 내시게 하던지, 아니면 아예 회비를

면제해 드리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다만, 지난번처럼 게임의 진행자 두 사람이

서로 공중전화카드를 나누어 가지는 일 같은 경우는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남는 공중전화카드가 있으면 모임에 나오지 못했지만 전화카드를

가지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전화카드값과 우편료를 받고 판매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또 한가지, 시삽님에 대한 대우를 해 드려야 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키즈를

위해서 항상 애쓰시는 시삽님께 감사드립니다' 운운 하면서 실제로 시삽님께

감사한다는 표현을 제대로 한 적이 없습니다. 실제 이번 모임에서도 시삽님께서는

모임 준비와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 많은 애를 쓰셨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시삽님께서 키즈를 운영하시는 것은 근무 시간 외에 따로 개인 시간을 내어서

하시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한 보상을 해드리지는 못할망정 어느 정도 감사의

표시는 있어야 할 것입니다. 비록 이번 모임에서도 그냥 넘어가기는 했지만

다음부터는 시삽님께 감사의 표시로 자그마한 선물이라도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네째, 모임의 다양화에 대한 문제입니다.

여지껏의 모임은 호프를 하나 빌려서 맥주를 마시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방 기계에 맞춰서 노래를 하는 것, 그리고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약간의 게임을 하는 정도로 이루어졌었습니다. 그러나, 항상 '혹시나'

하고 간 모임은 '역시나' 따분하기만 합니다. 물론 제가 술을 잘 못하고

여러 사람과 잘 어울리는 성격이 아닌 탓도 있겠지만 현재의 모임 형태가

구태의연하다는 점에는 동감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제안을 하자면, 현재 '알자회'라는 곳에서 추구하고 있는

것과도 비슷하겠는데..단순히 술마시고 노는 것 이외에 뭔가 다함께 모여

다른 일을 해보자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까지의 모임을 준비하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고 어렵겠지만..

키즈의 사용자들이 모여 등산이나 야유회를 가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실제 하이텔 같은 곳의 동호회에서는 백여명의 회원들이

함께 모이는 모임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모임을

하려면 사전에 계획을 철저하게 세우고 저처럼 갈까 말까 하다가 참석신청도

하지 않고 늦은 시간에 불쑥 나타나는 사용자는 받아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쉽지는 않은 일이겠지만 여러 사람이 호응을 하면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

생각되니 다음 여름쯤에는 야외에서의 모임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이것으로 모임에 관해서 가졌던 저의 여러가지 생각과 의견들을 말씀드렸습니다.

좀더 재미있는, 좀더 내실있게 운영되는, 좀더 보람찬 모임을 위하여 드리는

말씀이니 다음 모임의 운영진들께서 참고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울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사회는 그렇지 못할지언정, Kids라는 이 작은 사회

에서만은 '정의'와 '공정함'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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