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omputerGamenia ] in KIDS 글 쓴 이(By): phase (강 윤 석) 날 짜 (Date): 1994년05월29일(일) 17시11분16초 KDT 제 목(Title): 게임하다 생각난 것 하나! * 게임에 관한 쓸데없는 이야기.. * 내가 IBM PC를 처음 접하게 된 건 대학 입학(88년)후였다. 기숙사 층마다 있는 PC실에 그 이름도 찬란한 대우 PRO-2000 XT가 4대씩 있었다. 그 당시만 해도 사운드카드 같은건 꿈도 못 꾸던 시절이었다. 지금도 한달에 두어번 만나는 컴퓨터 써클 선배가 한 분 계신데.. 학교다닐 때 별명이 '오락실 주인' 일 정도로 게임을 좋아했다. 그 때 그 형방에 가면 MSX-II 와 전용 모니터, 세운상가에서 사온 오락실용 조이스틱( <--이것을 기숙사 책상 서랍을 조금 열어 놓은 상태에서 테이프 같은 걸로 고정시켜서 오락실과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메가 게임을 하기 위한 메모리 팩, 읽을때마다 '철컥철컥' 소리가 나는 무지막지한 외장형 FDD, 주인도 못 쐬고 오로지 MSX 열을 식히기 위해 돌아가는 소형 선풍기 (MSX는 지금 PC처럼 내부에 fan이 없고 본체와 키보드를 합쳐 무척 작게 만들었으므로 오래 사용하면 내부에 열이 많이 난다.), 그리고 수백장이 넘는 게임 디스크..가 있었다. 그 중에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명작 게임들이 많았다. 사라만다, 파로디우스, 그라디우스, 양클, 메탈기어, 페넌트 레이스... (그 당시 MSX 게임은 KONAMI가 꽉 잡고 있었다.) 사실 요즘의 PC 게임 환경이 엄청 좋은 것에 비하면.. 그 때 MSX 게임이 얼마나 잘 만든 것인지 새삼 실감나게 된다. 학부 일학년 여름 방학에 계절학기로 Pascal을 들었는데.. 숙제 내주면 그날 오후에 끝내 버리고 저녁부터 밤늦게까지 그 형방에 매일 모이는 멤버 네 명이서 돌아가며 게임하고 놀던 기억이 난다. 흐흐.. 갑자기 이런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선배형한테 빌린 Rebel Assault를 큰맘먹고 돌려보려고 별짓을 다했는데.. 이노무 조이스틱이 말을 잘 안듣는거다. 가변저항으로 값을 읽는 방식이라 뭐 그러려니 해도.. 세상에 이렇게 안될수가.. 문득 옛날 MSX 시절의 조이스틱이 생각난다. 정말 부드럽게 움직이고, 빨리 반응하고, 프로그램 짤 때도 값을 읽기도 쉬웠던 그 환상적인 조이스틱에 비하면 이건 완전히 X같다. 엊그제 영풍문고 게임코너에 갔는데 거기서 Gravis에서 나온 Joystick을 팔고 있었다. 꼭 게임 전용기 pad같이 생긴게 귀엽긴 한데.. 얼마나 잘 될지는 의문이라서 사지는 않았지만.. 음.. 그러니까 또 생각나는 게 있는데.. 역시 게임은, music은 LAPC-1(혹은 MT-32나 CM-32L), sound는 사블16(혹은 사블pro)로 하는게 최상의 환경인 것같다. 물론 더 비싼 MIDI도 많지만, 아직은 SC-55같은걸 지원하는 게임이 그리 많지 않고.. SC-55를 MT-32 모드로 맞춰놓고 들으면 음악이 정말 X 라서 안듣는게 낫다. 게다가 sierra의 adventure 게임들은 원래 들어있는 음 외에 자기들이 MT-32에 새로운 효과음 같은 걸 만들어 넣고 사용하기 때문에 정말 죽여준다. (뭐 GM이나 GS로 들어도 괜찮긴 하지만..) 얼마전에 낙원상가에 가보니까.. 요즘은 샀다하면 사캔 mkII를 사느라 LAPC-1 같은건 거들떠보지도 않는지.. 잘 보이지도 않고 구석에 처박혀 있다. 말만 잘하면 30만원(혹은 그 이하)에도 살 수 있을 정도다. 나도 첨에 SC-55 사려고 했지만 돈이 조금 모자라서 LAPC-1 샀는데, 요즘엔 정말 이걸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참, 한가지 덧붙여 말하자면.. 이노무 LAPC-1은 완전 오리지날 full-size 카드라서.. 본체 안에 공간이 넉넉해야 꽂을 수 있다. 요즘 나오는 카드보다 평균 30% 이상 더 길다. phase 강 윤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