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uterGame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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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puterGamenia ] in KIDS
글 쓴 이(By): zeo (ZeoDtr)
날 짜 (Date): 2004년 9월 16일 목요일 오전 12시 17분 16초
제 목(Title): 제로: 붉은 나비


붉은 나비 이지모드로 깬 다음에 영 리스트에 조금씩 신경 써 가며 노말모드를 
하고 있는 중. (아, 노말모드 하기 전에 미션을 다 깨고 고딕 로리타 복장으로 
하고 있음) 그런데... 3막 무적 쿠사비 피한 다음 2층의 마유를 찍는 부분에서 
좌절. 도저히 타이밍을 잡을 수가 없는 것이다. 띠링~ 한 뒤 서둘러 카메라를 
휘둘러 보면 붉은나비 몇 쪼가리 뿐... 이게 재시도하려면 5분에서 10분 정도를 
다시 플레이해야 하는 곳이라, 한 다섯 번 시도하고 분통을 터뜨리면서 
루리웹을 찾았는데, 웬걸. 2월에 스테어님이 바로 그 부분에서 난감해 하며 
도움을 청한 글이 있는 게 아닌가. (스테어님의 손놀림도 내 수준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음.) 결국 답장 중 쓸만한 글을 발견하고 내일 다시 한 번 시도해 
볼 계획.

--

그건 그렇고, 제로:붉은 나비는 상당히 잘 만든 게임. 공포스러운 분위기 
하나는 끝내주고, 의외의 엔딩도 상당히 여운이 남는 편. (하드모드는 엔딩이 
다르다고 해서 루리웹을 찾아 봤더니 그 엔딩도 보통 게임의 엔딩과는 분위기가 
다른 듯.) 게다가 엔딩에서 흘러나오는 이미지 송 '나비'가 상당히 좋다. (MP3 
찾아보다 실패. 라이센스 CD가 국내에 발매되었으니 사는 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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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일본식 (어드벤처) 게임에 대한 불만은 크다.

짧게 말하면, 일본식 어드벤처 게임은 '플레이 하는 사람 바로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이 제일 즐거운' 게임이다. 그 3-4초마다 미친년 널 뛰듯이(죄송-_-) 
동서남북으로 마구 바뀌는 시점이란... 그리고 그 시점 하나하나도 영화 
관람자가 보기에 좋은 시점이지 도저히 게임 플레이어가 주인공을 컨트롤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볼 수는 없다. 심지어 몇몇 부분에서는 예술적인 시점과 
적(유령)의 시커먼 기운의 합작으로 플레이어 캐릭터가 어디 있는지 어디를 
보고 있는지 알 수 없어서 당한 적도 있다. (물론, 그런 앵글을 극장에서 
봤다면 나름대로 괜찮았을 것이다.) 그나마 x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가던 
방향으로 계속 가는 기능이 있어서 시점 바뀔 때마다 쉬야 마려운 것처럼 
우왕좌왕하는 플레이어 캐릭터를 봐야 했던 클락타워 3의 경우보다는 낫지만, 
그건 논리적으로 가능하다는 거지, 느낌으로 와 닿지는 않는다. 붉은 나비 
제작자 중 하나가 "게임하기 어려운 앵글은 피했다."고 했는데... 그저 웃길 
뿐이다. 그럼 원래 생각했던 '어려운 앵글은 도대체 어떤 변태엽기적인 
앵글이란 말인가?
이런 앵글 문제는 어드벤처 게임이만 국한된 게 아닌 듯하다. 얼마 전에 산 진 
삼국무쌍 3도 그 문제에서 벗어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세상에, 액션 게임이 
플레이어가 방향을 확 바꾸면 화면도 확 따라와 줘야지, 한참 있다가 슬금~ 
따라오는 건 뭐란 말인가? 덕분에 적지 않은 시간 동안 플레이어 캐릭터를 
모니터 바깥을 바라보게 하고 (플레이어와 마주보고!) 보이지도 않는 적에게 
칼을 휘둘러대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아마 일본 애들은 이 정도의 고통은 
화면의 뽀다구를 위해 희생하나보다.
일본식 게임의 '적 보스'는 역시 '화면 인터페이스'다. 능력 떨어지는 적을 
불편한 인터페이스에서 어렵게 물리치는 시스템이라고나 할까... 참 희한하다.
난시 마린이 절름발이 핑크 데몬을 물리치는 둠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듯.

또 하나. 유저를 약올리는 게임 요소들이 문제다.
위의 사진찍기도 그렇다. 그저 유저를 약올리려고 만들어 놓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10분 동안 어려운 곳 헤쳐나오니까 세이브 포인트 바로 앞에서 
슬쩍! 나타났다 사라져 버리면 어쩌란 말이냐. ICO에서 시점 바뀌는 것 때문에 
검댕이들에게 당하고 요르다 빼앗겼을 때처럼 게임 제작진에 대한 살의의 
파동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런 것이 일본식 가학-피학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꼬우면 안 하면 되지... 혹은 액플을 쓰거나.)

마지막 하나는 세이브의 제한. 미국식 PC 게임은 대부분 언제 어디서나 
세이브가 가능하고, 나도 그걸 최대한 이용해서 쾌적한 게임을 즐긴다. 그런데 
일본 게임은 그렇지가 않다. 뭐, 세이브용 메모리 용량의 제한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게만 보기에는 너무 고의적이다. 마치 그동안 세이브 못 한 
채 진행한 것이 아까워서 잔뜩 긴장하게 되는 것을 게임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붉은 나비의 3장 도입부도 그렇다. 어떤 게임은 한 술 더 
떠서 아예 아이템이 없으면 세이브조차 못 하게 하는 만행을 저지른다. 일전에 
사 놓은 '구원'이 그렇다. 하긴, 툼 레이더도 그랬던 것 같지만 말이다. 하지만 
둠이 어디서나 세이브할 수 있었다고 긴장감이 떨어졌던 것이 아니듯, 세이브 
허용과 긴장감은 반드시 관계가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짜증하고 관계가 있을 
뿐.

--

붉은 나비 엑박판은 FPS 시점이 지원된단다. 미국 시장을 염두에 둔 것인지, 
변태엽기 앵글을 안 봐도 된다는 면에서 - 즉, '적 보스'를 더 이상 만나지 
않아도 된다는 면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그러면 플레이어 캐릭터를 예쁜 
여자애로 만든 이유가 없어지지 않는가. 더군다가 엑박판에서는 비키니 
코스튬까지 제공하면서 말이다. 그러려면 차라리 툼 레이더 시점을 지원했으면 
하지만... 아마도 FPS를 하면 비키니를 못 보게 된다는 불편함을 또다른 게임 
요소로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을 듯하다. 왜 아니겠어.



ZZZZZ             "Why are they trying to kill me?"
  zZ  eeee  ooo   "Because they don't know you are already dead."
 zZ   Eeee O  O
ZZZZZ Eeee OOO        - Devil Doll, 'The Girl Who Was...D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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