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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liang (노해)
날 짜 (Date): 2003년 8월 18일 월요일 오후 04시 35분 12초
제 목(Title): Re: 도진광.. 특이한 스타일이네요.



글쎄요. 일단 제가 임요환 팬이다 보니 그쪽 편에서 생각하게 되는데요..

먼저 '명경기'의 기준에 대해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획기적 전략과 완벽한 컨트롤로 두 진영이 한치의 양보없이 치열하게

전투를 벌이는 것일 수도 있고, 또 하나는 믿지 못할 역전승을 일궈내는 거죠.

전자의 경우 그다지 이론의 여지는 없을테고 문제는 후자의 경우인데

자기 진영에 핵폭탄 두어 발 쏜다던지 아니면 그에 필적하는 오류를

범한 경우 그래도 명경기로 보는 사람도 있고, 졸전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겠지요.

일단 임요환대 도진광의 경기는 적어도 온겜넷 역사상 가장 믿지 못할

역전승임에는 확실하고, 그렇게 된 원인이 무엇인가에 따라서

명경기의 반열에 올리는 사람이 많은가 그 반대의 경우가 많은가를

생각해봐야 할 겁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도진광의 어이없는 바보같은 실수의 연속은

아니라는 입장이고요, 다시말해서 임요환이 극한 상황에서도 최적의

해법을 계속 찾아낸 결과라는 거지요.


1. 첫번째 임요환 진영으로의 리콜을 막아냈다.
여간하면 여기서 GG 타이밍입니다. 해선질들조차 그걸 막아냈다는데 대해
신기해했으니. 그러나 그걸로 역전승의 발판이 마련된 건 아니죠.

2. 계속된 상대 멀티 견제
이게 컸습니다. 보통 자기가 불리한 상황에서 일단 방어하고 보는 입장인데
그 격차가 큰 경우 방어만 해서는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이건 스타크래프트건 어느 게임이건 전쟁이건 마찬가지죠.
여간하면 그 상황에서 멀티방어를 하게 마련인데 임요환은 한번은 멀티취소를,
또 한번은 프로브 대량학살, 종국엔 멀티 파괴까지 해 냅니다.

3. 끊임없는 공중병력에 대한 파괴
옵저버 보이면 옵저버를, 셔틀 보이면 셔틀을, 그리고 아비터, 캐리어.
거의 대부분 저 순위로 먼저 잡아냈습니다. 지상병력은 가장 나중이죠.
이 경기도 그렇지만 임요환 경기를 보다보면 왜 그렇게 공중병력에 집착하는지
의문일 때가 많은데 - 드라군에게 다 깨져가는 골리앗을 보면서도
무조건 캐리어 일점사합니다 - 이 경기에선 그게 주효했습니다.


2번과 3번이 이 경기에서 아주 크게 작용했는데요..
여느맵이었으면 이런걸로 역전이 좀처럼 발생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맵이 완전 섬맵이었고 자원이 아주 부족한 맵이었다는 거죠.
본진과 미네럴 멀티는 일찍부터 자원을 캐기 시작해서 둘 다 바닥이 난 상태고
남은 건 개스멀티 단 하나씩, 그것도 섬에 있는 겁니다.
번번히 전투에서 패하고 있긴 하지만, 그걸로 서로 계속 병력은 소모되고 있고
자원은 둘 다 말라버린 상황입니다.
상대에게 멀티가 많은 것도 아니고 단 하나의 멀티만 막아내면
이미 자원은 바닥났기때문에 패러독스라는 완전섬맵에선 승산이 있을 아주
희박한 가능성이라도 생기는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 셔틀의 파괴로
그게 현실이 되었고요.
어이없는 역전극이 만들어졌지만 전체적으로 도진광 선수의 큰 실수는
단 하나도 없었다고 말해도 좋을만큼 훌륭한 경기운영을 했지요.
셔틀이 없는게 도진광선수가 뽑지 않아서가 아니라 임요환이 집요하게
파괴를 해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거고요.

결론적으로 임요환에게 전혀 운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패러독스라는 맵과, 임요환의 경기운영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겁니다.
어쨌건 마지막 캐리어 터뜨리고 셔틀없음이 확인되었을 때
정말 전율하지 않았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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