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 tyranno (노웅기) Date : Mon Oct 5 15:49:26 1992 Subject: 불새 봉황편 어제 "불새 봉황편"을 일본어를 아주 잘하는 친구와 함께 봤읍니다. 전에는 제 일본어 실력이 짧아서 잘 이해를 못했었는데, 그 친구의 일본어 번역을 들으며 보니 그제서야 내용을 자세히 알겠더군요. 불새는 일본의 데츠카 오사무 원작으로 봉황편과 우주편이 있고, 우주편은 몇년전 MBC에서 방영된 적이 있읍니다. 데츠카 오사무는 불새 이외에 "우주 소년 아톰", "철인 28호" 등으로 유명합니다. 불새는 모두 극장판입니다. 불새 봉황편은, 봉황을 찾아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아카네마루의 등장으로 시작됩니다. 아카네마루는 어느날 깊은밤 커다란 나무 밑에서 쉬다가 왼팔이 없는 살인자 도적인 가오(카오?)를 만나게 되고, 그에 의해 오른팔에 상처를 입게 됩니다. 가오는 어느날 폭포 밑에서 하야메라는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고 그 여자와 함께 살아갑니다. 가오는 계속해서 도적질을 하고, 그러던 어느날 밤 늦게 그의 집으로 돌아와 그는 하야메에게 그날도 13명이나 죽였다고 자랑하고 그 여자에게 거울을 선사합니다. 그러나 그 거울에 하야메의 얼굴이 나타나지 않자 가오는 그것을 이상히 여깁니다. 그리고 그날 밤 가오는 코에 참을 수 없는 통증을 느끼고 하야메가 꽃에서 추출한 약을 발라 줍니다. (일본어로, 코와 꽃은 발음이 같습니다. - 하나) 가오는 며칠을 계속해서 코에 통증을 느끼고, 결국 하야메가 준 약을 의심하고 그 여자를 죽입니다. 하야메는 죽으면서 가오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고 그와 함께 영원히 살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하야메는 죽어서 딱정벌레(?)로 변하는데, 그 벌레는 가오가 오래전 물에 떠내려가는 것을 건져 살려준 벌레였읍니다. 가오는 그것을 알고 깊이 자신의 행위를 뉘우칩니다. 한편, 아카네마루는 어느 마을을 지나다가 우찌라는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우찌는 아카네마루가 근방에서 가장 멋있게 생긴 남자라며 아카네마루가 말려도 막무가내로 쫓아옵니다. 아카네마루는 우찌와 함께 여행하던 중, 어느 지방에서 불상을 지을 사람으로 선택되었다며 관졸들에 의해 억지로 끌려가게 되고, 그런 와중에서 우찌는 가슴에 칼을 맞고 죽습니다. 몇년의 세월이 흘러, 아카네마루는 일본의 나라 지방에서 거대한 불상을 만드는 책임자로 있게 되었읍니다.(그 불상은 지금도 있다고 합니다.) 그는 이제 봉황을 더이상 찾아다니지 않고 명예에 집착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읍니다. 그러던 어느날 불상이 눈물을 흘리는 일이 발생하고, 사람들은 머지않아 큰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고 떠들게 됩니다. 아카네마루는 그일을 대해서 밤새 고민하다가 우찌의 유령을 만납니다. 우찌는 아카네마루에게, 몇년전에 봤을 때는 그가 매우 멋있었는데 지금은 멋있어 보이지 않고, 몇년전 찾아다니던 봉황은 포기했는가 묻습니다. 그리고 우찌의 유령은 아카네마루에게 봉황의 그림이 있는 곳으로 인도합니다. 한편 가오는 자신의 지난일을 뉘우치며, 무서운 얼굴만을 만드는 조각가로 이름이 알려집니다. 그리고 아카네마루의 불상이 완성되자 불상을 기념하는 기념비 또는 기념상을 만드는 데에 가오와 아카네마루가 경쟁하게 됩니다. 아카네마루는 그의 얼굴을 알아보고 옛일을 다시 생각해 냅니다. 아카네마루는 훌륭한 작품을 만들고 싶었으나 잘 되지 않았읍니다. 그때 우찌의 유령이 그의 앞에 나타나, 그는 지금 너무 명예를 생각하며 하고 있기 때문에 작품이 잘 되고 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아카네마루는 화를 내며 우찌에게 조각을 하던 칼을 던지고 그 칼은 정확히 그 여자의 가슴에 맞습니다. 그리고 우찌는 몇년전 가슴에 칼을 맞고 죽어가던 표정과 비슷한 표정을 지으며 사라지고, 아카네마루는 그가 던진 칼이 우찌의 유령의 뒤에 있던 부처상의 가슴에 정확히 꽂혀 있음을 알게 됩니다. 가오는 일을 시작하지 않고 계속 생각만을 하고 있을 때, 봉황(불새)이 나타나 그에게 마음이 가는 방향으로 조각을 시작하라고 일러줍니다. 그는 비로소 일을 시작합니다. 일주일 후, 아카네마루와 가오의 작품을 심사하는 날, 아카네마루의 작품도 훌륭했으나 가오의 작품은 지상의 것이 아니라는 사람들의 평가가 내려집니다. 그러나 최종의 심사에서 아카네마루의 작품이 더 나은 작품이라는 평이 내려지고 이에 더하여 아카네마루는 옛날 가오가 도적이자 살인자라고 고하며 자신의 오른팔의 흉터를 보여줍니다. 아카네마루는 저런 도적이 불상을 기념하는 작품을 만들 수 없으며, 그의 오른팔을 잘라버릴 것을 요청합니다. 결국 가오의 하나 남은 오른팔도 잘려지고 그는 산으로 피신합니다. 아카네마루는 이제 모든 명예는 자신의 것이라며 마음속으로 기뻐합니다. 그날밤, 원인모를 불이 나서 아카네마루의 봉황상이 불에 타고, 그 자신도 목숨을 잃게 됩니다. 그는 죽으면서 봉황(불새)을 만나게 되고 그의 죄에 대한 댓가로 내생에 미물로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영화가 끝나가며 이 영화의 주제가가 흐르는데, 이 주제가가 참 괜챦다고 생각됩니다. 약간은 빠르고 경쾌한 듯 하면서, 영화의 최종 화면의 분위기에 맞게 슬픈 듯 느껴집니다. 몇년적 제가 열심히 하던 MSX 2의 메가 게임인 "불새 봉황편"의 엔딩 음악과 같으나, 그 느낌은 사뭇 다릅니다. 어쨋든 불새 봉황편은 꽤 볼만한 작품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럼 이만 ...... 노 웅 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