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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icsAnim ] in KIDS
글 쓴 이(By): clone (한시적좌파)
날 짜 (Date): 2003년 4월 27일 일요일 오후 09시 29분 18초
제 목(Title): 건페레이드 마치



Gunparade March. 한국말로 하면 '돌격행군가'라는 딱 보기에도 살벌한 제목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원작이 게임이라는 이야기만 듣고 봤는데, 사실 게임 원작 애니 치고 제대로
나온 것을 별로 못봤기 때문에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게시판에서 떠드는 것도 게임 이야기가 더 많고 애니는 뒷전이더군요.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첫화에서 미소녀를 기관포탄으로 고깃덩어리로 만드는 거 보고는 이거 괜찮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째화까지 보고는 원작이 어떤 놈이길래 이런 물건이 나올까
하는 생각에 원작 게임에 관한 정보를 웹에서 찾기 시작했죠.

그리고 찾아본 원작의 설정... 충격적이라는 말을 함부로 쓰면 안되겠지만 가히
충격이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이 애니가 예사롭게 안보이더군요. 등장인물들 하나 하나의 행동과
각종 사건들 모두가 원작의 암울하기 그지 없는 설정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무슨 이야기가 나오던지 비극적으로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 비극은 5화에서인가
미부야가 죽을 때 절정으로 달했죠.

동호회 쪽에서는 '벌써 이렇게 죽이니 누굴 더 죽일 건가'라는 말이 나오고, 실제로
저도 이제부터 막 죽어나가는 이야기가 안될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여기서부터 애니는 살벌한 밀리터리물에서 매우 건전하고 밝은
학원청춘물로 나가고 있었습니다. 전반부의 비극적이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평범한 고교생들이 웃고 울고 떠드는 그런 이야기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맘에 들지 않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즐기고 있었다고
해야 하겠죠. 어차피 주인공들이 전부 고교생인 만큼 그런 이야기는 쏠쏠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절망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인간의 모습을 아주 자연스럽게 보여줬다고
하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의 히로인 (남자지만 히로인. 왜 그런지는 설정을..)
하야미 아츠시는 정말 보잘 것 없는 사람이지만 역시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중심이
되어줍니다.

보통 보잘 것 없는 남자가 잘난 애인 만나서 팔자 피는 이야기, 이른바 온달 컴플렉스
류의 이야기로 전개되는 애니는 어디에선가 무리한 부분이 있기 마련입니다.
애인이 천사라던가, 여신님이라던가, 할렘물로 나간다던가 등등.
그러나 이 건퍼레에서의 하야미는 정말이지 짜증날 정도로 바보같은 녀석이지만
아주 자연스럽게 사랑을 달성합니다. 물론 보는 사람 입장에선 그 과정이 답답하기
짝이 없지만요. 그 답답한게 재미이긴 합니다만.

사실 설정을 알고 본다면 하야미란 녀석이 절대 예사로 보이진 않습니다.
그러나 설정을 알건 모르건 하야미는 재밌습니다.

이 애니는 살벌한 밀리터리 -> 학원 청춘물 -> 연애물 로의 변신과정을 보이지만
전혀 산만하거나 망가지는 일이 없는 수작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유지되는 작화와 탄탄한 시나리오, 게임의 설정을 과감히
생략하면서도 게임과의 관계를 망치지 않은 연출 - 사실 게임의 설정이 워낙 방대하고
유연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합니다만 - 등 수작의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고작 12화로 끝난 것이 너무너무 아쉬운 애니이고 2기가 나오길 간절히 바라게
만드는 흡인력 있는 애니가 이 건퍼레입니다.


 '과연 원작을 제대로 살릴 수 있을까' 라던 원작 팬이나

 '재미나 있을라나' 라던 저같은 문외한까지도 


한결같이 만족하고 즐겁게 볼 수 있었던, 그래서 엔딩을 경축하면서도 다음을
기대하게 만든 수작 애니 건퍼레이드 마치를 평하는 이 글을 어떤 이의 다음과 
같은 커멘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 보고 나서 '행복했다.' 라고 느낄 수 있는 애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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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지 않는 돼지는 그냥 돼지일 뿐 "

                                                        - Porco Ross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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