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omicsAnim ] in KIDS 글 쓴 이(By): aizoa (오월의첫날) 날 짜 (Date): 2003년 1월 29일 수요일 오후 01시 53분 24초 제 목(Title): Re: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소재선정에서는 탁월했지만, 후반부에는 만화보다는 사진을 넣었으면 하는 점이 아쉬운 플래쉬네요. 카미가제 돌격대가 출격 전에 남긴 글에 '친구들의 우정, 여인들의 갸륵한 마음, 이런 일본의 정신이 영원히 이어지기를 기원한다' 라는 대목이 있었다는 것이 기억나네요. 얼마 전에 [침묵의 함대]를 그린 가와구치 카이지의 새 만화 [지팡구Zipangu]를 읽었는데, 밀리터리매니아들이 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당시의 대동아공영권론자들의 입장이 잘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가와구치는 더 이성적인 이현세라고 생각이 듭니다. 일본의 마초나 한국의 마초는 마초라는 점에서는 완전히 동일하지요. 가와구치도 6권의 책날개에, '월드컵 기간 중의 한국인들의 응원은 인상적이었다. 거기에는 승리를 향해 매진하는 공동체의 열기가 있었다.' 라고 당시의 약간 집단주의적인 상황을 찬양하고 있더군요. 소련의 경제개발계획을 모델로 일본 관동군과 일본의 테크노크라트들이 만들어낸 만주국은 오늘날의 한국과 일본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만주국 건국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던 대장성(재무부) 관료 기시 노부스케와 그의 동생 사토 에이사쿠(입양되어 성이 다름)는 10년간 전후 일본의 수상을 지내면서 국가주도의 경제부흥을 이끕니다. 이들과 인맥이 있는 사람들이 김종필과 박태준 등이고, 일본육사를 졸업하고 만주국에서 군생활하던 박정희도 영향을 받았지요. 기시 노부스케의 도쿄대법대 동기이면서 친구였던 와가츠마(아처)교수의 책은 곽윤직교수에 의해 계수되어 40여년간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민법교과서로 쓰이고 있는데, 공동체 우선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만화는 끊임없이 만주국과 2차대전을 되씹어보고 있습니다. [지팡구]같은 결론으로 나오기도 하고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나 [용]과 같은 결론을 내보기도 하고요. [천재유교수의 생활 Tensai Yamanagi Kyoju]같은 그냥 순정만화처럼 보이는 만화에도 그런 회고가 있습니다. Yamanagi 교수는 젊은 시절 해군경리학교에 다닌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 학교는 내무부관료로 지내다 입대하여 해군경리학교에 다녔던 1980년대의 일본 수상 Nakasone를 의식한 설정입니다. [지팡구]에서도 기시 노부스케 부류를 떠올리게끔, 만주철도회사 조사부의 "맑스주의자로부터 전향한 지식인"을 내세우더군요. 물론 이런 만화는 오락물일 뿐이지만, 그런 역사를 가리고 있는 것보다는 어떻게든 드러내는 일은 의미있습니다. 파시즘이라고 다들 말하지만, 현재 살고있는 상태와 파시즘이라고 불리우던 상태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는 일만 해도요. 파시즘이란 과거의 야만이나 광신이 아니라, 현재에도 지속되는 국가주의의 자연적 결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