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omicsAnim ] in KIDS 글 쓴 이(By): clone (한시적좌파) 날 짜 (Date): 2002년 4월 17일 수요일 오후 11시 53분 18초 제 목(Title): Re: <은하영웅전설> 그래도 역시 은영전은 소설로 보는 것이 가장 잘 그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의 민주주의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과 인간의 품성에 관한 세세한 묘사는 역시 소설이 아니면 따라가지 못하지요. 더군다나 역사적인 배경에 대한 설명까지 들어간다면 애니로는 좀 표현이 못 미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애니도 정말 대작이죠. 그 많은 등장인물들을 일일이 다 다르게 디자인하고, 성우도 많고... 주제가들도 다 좋습니다. 특히 2기 오프닝 'I am waiting for you'는 제 애창곡이기도 하죠. 참, 애니가 나은 점도 있습니다. 음악이 그렇죠. 동맹 국가라든가 제국 행진곡이라든가... 소설만으론 그저 상상할 수 밖에 없는 것을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애니의 가장 큰 장점 같습니다. 전 예전에 은영전 소설을 외전까지 다 모아놨는데(을지문고판) 군대 갔다 오고 이사하고 하는 동안에 다 없어졌더군요. 하지만 텍스트 파일로 전부 다시 모을 수 있었고(역시 인터넷의 힘... ^^a;;;) 애니는 일단 TV판 110화 전부만 구워놨고 외전 및 극장판들은 받지를 못했습니다. 언젠가 그것들도 다 구해야 할텐데... 은영전 작가 다나카 요시키는 제가 가장 제일 좋아하는 소설가입니다. 그 해박한 지식에서 뿜어져 나오는 필력과, 그 풍자와 독설은 정말 독보적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그의 최고작은 '창룡전'입니다. 판타지이면서도 판타지가 아닌 소설이죠. 창룡전의 그, 권위주의자들의 위선과 허점을 낱낱이 까발리는 그 문장들은 온 몸을 꿰뚫는 전율과 쾌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무엇보다도 일본이란 나라를 이렇게 낱낱이 까발리는 소설은 없을 겁니다. 오죽하면 일본 문부성에서 작가한테 '일본이란 나라가 그렇게 나쁜 나라는 아니다. 좀 좋게 써줄 수 없나?' 하고 권유를 할 정도니까 말이죠. 문제는...... 일본놈들 정말 웃기네 하면서 읽으면서도 결국은 입맛이 써진다는 거죠. 일본의 치부들을 낱낱이 까발려 놓는데, 그게 남의 나라 얘기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결국 한국이나 일본이나 똑같은 치부를 가지고 있고, 특히 오야지들 하는 짓거리는 똑같다는 것 때문이죠. 덕택에 읽을 때는 정말 재밌는데 덮고 나면 기분 정말 꿀꿀해 집니다. 그래도 정말 재밌는 소설입니다. 창룡전. 일본에서 소설 원판의 표지 및 일러스트는 그 유명한 아마노 요시타카가 했고 - 사실 이 양반은 다나카상 소설의 그림을 많이 맡는 거 같습니다. - 문고판의 표지는 클램프(!)가 했죠. 서울문화사에서 책을 내놓을 때 표지를 아마노씨의 것으로 했는데 이거 가지고 불만인 사람들도 있더군요. 사실 일러스트만으로 말한다면 아마노가 훨씬 유명한 사람인데 말이죠. 그리고 저도 아마노씨의 그림의 훨씬 맘에 들고요. 은영전 얘기한다면서 창룡전 얘기만 잔뜩 했네요. ^^a;;; 참, 다나카 요시키가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와 동문이라는 거 아시나요? 둘 다 가쿠슈인(學習院)대학 출신입니다. 원래 귀족학교였다는데, 다나카 요시키 같은 골수반골이 나왔다는 게 신기하네요. 뭐 두 사람 다 원전에 의거하는 (시오노는 라틴어, 다나카는 한문)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탁월한 필력의 소유자들이라는 것은 공통적이지만... 그래서 전 두 사람 모두 참 좋아합니다... ^^ 이거 책 보드로 가야 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합니다만, 처음에 은영전 애니 얘기 하고 중간에 클램프 얘기 잠깐 했으니 여기 남겨두겠습니다. :D ----------------------------------------------------------------------------- " 날지 않는 돼지는 그냥 돼지일 뿐 " - Porco Rosso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