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omicsAnim ] in KIDS 글 쓴 이(By): phase ([feiz]) 날 짜 (Date): 1998년02월09일(월) 23시35분06초 ROK 제 목(Title): 만화에서 주인공의 이름의 중요성 전 해적판에서 등장인물의 이름을 아무렇게나 한국식 이름으로 갖다 붙이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입니다. 원작에 있는 일본식 이름을 가능하면 그대로 살려야 한다는 뜻이죠.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제가 일본식 이름에 특별히 애착(?)같은 것을 갖고 있다는 것은 아니고.. 다만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제 기억을 더듬어 몇 가지 예를 들어보죠. (1) 일본에서는 결혼하면 여자가 남자의 성을 따른다. 물론 예외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위와 같이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천재 유교수의 생활(학산) 8권 73화 '5년만의 질문' 편에 보면 앞부분에 등장하는 남자 이름은 오오기, 여자 이름은 하마다 였죠. 그런데 뒷부분 37쪽 에 그 여자가 대학교 졸업후 학생시절 경제학 교수한테 취재차 찾아가서 명함을 내미는데 거기 적혀 있는 이름은 '오오기 사이코' 였습니다. 따라서 더이상 설명이 없어도 '아.. 이 여자가 그 남자랑 결혼했구나' 라는걸 쉽게 알아챌 수 있는 것이죠. 만일 해적판 이름을 붙였다면 이런 대목은 어떻게 처리했을지..? (2) 관계의 진전에 따라 호칭이 달라진다. (전 일본어 잘 모릅니다. 혹시 틀린 부분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제가 알고 있기로는 잘 모르는 사이에 이름을 부르는 것은 실례라고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쿠니미 히로라는 사람이 있을 때 (쿠니미: 성, 히로: 이름) 처음 소개 받을 때나 그리 특별한 사이가 아니라면 '쿠니미 상' 과 같이 부르지만 친한 친구 사이에는 '히로' 와 같이 이름을 부른다는 것이죠. 특히 남녀 관계에서 처음에 성을 부르다가 나중에 허물없이 이름을 부르게 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친해졌다는 뜻으로 전 이해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미묘한 차이를 해적판 호칭에서는 어떻게 처리할지..? (3) 한 집안 식구는 모두 같은 이름으로 불리운다. 물론 이름은 모두 다르겠지만, 여기서 말씀드리는 것은 다른 사람한테 불리울 때의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 할 것없이 모두 '쿠니미' 하면 통하게 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자매가 있었는데 언니와 동생이 같은 이름으로 통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해프닝 등이 잘 설명이 되지 않죠.. 제가 만화를 볼 때마다 신경쓰이는 부분이 바로 이 이름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것인데.. 그냥 갖다 붙이는 해적판식 이름은 젖혀 놓고서라도, 제대로 라이센스를 받아 출판하는 서울문화사나 대원 등의 '정식 한국어판'도 이러한 점을 100% 해결하고 있지는 못한 듯합니다. 물론 위와 같은 일본식 이름의 특성을 독자가 잘 모른다고 가정한 상태에서의 번역이 어렵겠지만요. H2 19권에 보면 히로의 생일(1/16), 히데오의 생일(11/6) 때문에 이름이 '히로', '히데오'로 지어지게 된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 또한 우습기 짝이 없지요. 원래는 116 을 일본어로 읽어서 ひとつ, いち, ろく 가 되고, 이것을 머리 글자만 읽어서 ひいろ -> 히로(Hero 의 일본식 발음) 가 된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것을 히토쯔, 이치, 로쿠 와 같은 일본어 발음을 몽땅 빼고 (한국어 판에서) 설명을 하려니 '116, 이걸 억지로 읽어서 일일륙, 받침 다 빼고 이이류, 경음 넣어서 히이류, 조금 더 멋 부려서 히이로' (한국어판 대사 그대로 옮긴 것) 와 같이 번역해 놨더군요. 전 읽으면서 이대목이 정말 어색했는 데, 나중에 H2 Character profile 나와 있는 web page 를 보고 원래 일본어식 표기에서 이름이 유래 된 것을 알고 나니 이해가 되더군요. (참고: http://www.h2.org/h2-char.htm ) 다른 분들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괜히 저 혼자 열냈나요?? ^^; -pha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