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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fortrue (. 진실남 .()
날 짜 (Date): 1996년05월09일(목) 20시33분48초 KST
제 목(Title): [진실남칼럼] 홍돼지는 왜 돼지인가?




             [진실남칼럼] 홍돼지는 왜 돼지인가?

                                          글쓴이:fortrue(진실남)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작가에 물어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하겠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미야자끼는 이러한 질문을 측근으로부터 혹은 팬들에게 여러
번 들어 왔을 겁니다. 하지만 문헌상 - 적어도 제가 접했던 - 이것에 대한
해답이 없는 듯하니, 작가 그 스스로가 대답을 회피하고 있는 듯합니다.


거의 통설(?)적 입장처럼 이탈리아 파시즘에 대한 심오한 상징일 수도 있겠
습니다. 아니면 단순한 해학일 수도 있겠죠. 돼지가 비행기를 몰다니?! 하하
얼마나 즐거운 상상입니까?


하지만 저의 생각은 좀 다릅니다. 이제부터 저의 주관적인 생각을 조금씩 
펼쳐 보이겠습니다. 다소 지루하시더라도 읽어 보시면 흥미로운 저의 견해
를 듣게 되실 겁니다.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작가는 이렇게 많은 설(?)들이 난무할 정도로 
오픈된 상상의 캐릭터를 이용하여 작품을 작가만의 것이 아니라 독자 혹은 
관객들 각자 스스로가 작품이 미스테리를 메워나가는 고도의 기법을 사용
한 셈이 되었으며, 우연이든 작위적이든 그의 작품 홍돼지는 이러한 효과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제 흥미로운 의문점부터 출발해봅시다. 곰곰히 작품속을 보면 등장인물들이
홍돼지의 얼굴이 돼지라는 사실에 거부반응 없이 주어진 사실로 받아들이고
행동합니다. 다시말해서 작품속의 주인공의 얼굴은 작품안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단지 관객들에게만 돼지로 얼굴이 비워져(?) 있습니다.


일본만화를 세밀히 보면 잡지등에 캐릭터의 얼굴이 [ NOW PRINTING ]이라
는 '썰렁한 마킹'을 달고 나오는 것도 있습니다. 전형적인 블랭크 헤드의 일
례라 하겠습니다. 조금만 더 저의 (fortrue) 주관적인 생각을 전개해보겠습
니다. 작가의 우연적인 인물창조가 의도적인 것처럼 되어 버렸다는 가설의
접근입니다.


일본 잡지중에 모델 그라픽스 (Model Graphix)라는 것이 있습니다. 플라모
델을 주된 내용으로 담고 있는 모형전문 잡지입니다. 이 잡지에 미야자끼
가 80년말 즈음해서 그의 재미있는 단편 콘티(?)들을 연재한 적이 있습니
다. 예컨데 89.12월호에는 "미야자끼 하야오의 잡스런 생각들"이라는 표제
하에 그 넘버 11번 "런던 상공 1918년"이라는 작품이 있죠. 물론 이런 시
리즈물 속에 홍돼지도 있었습니다.


자아, 왜 "런던상공 1918년"을 중요한 예로 드는가?  에 대해 이제 말씀드
리겠습니다. 이 만화속에는 독일의 거대한 복엽폭격기 R-4가 나옵니다. 당
연 등장하는 폭격기의 탑승인원도 만만치 않습니다. 자아 그림에 나온 독
일쪽 탑승원을 세어 볼까요? 9명입니다! 와! 9명이라니! 한대의 비행기의 
에피소드를 다루기 위해 9명의 캐릭터를 그리라는 말입니까?


그래서 미야자끼는 9명을 모두 돼지로 그리고 있습니다. 하하.. 돼지 9마
리! 얼마나 귀여운지. 돼지들이라는 사실이 야간공습이라는 심각하고 긴장
된 에피소드를 아주 해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수많은 정
비공들과 같은 부대원들을 모두 돼지로 처리했습니다.


물론 도이치인들을 돼지라고 빈정거리는 연합국측의 유머(?)가 반영도 되었
겠죠. 영국 공군의 조종사는 멍멍이들로 나오니 말입니다. 이러한 해학에 
포인트를 둔다면 돼지는 파시즘 나아가 독재의 상징이였다라는 주장으로 
접근도 가능하겠습니다. 그러나 저의 개인적인 생각은 조금은 다릅니다.


간단히 말씀드려서 인간의 얼굴을 동물화하는 것은 작가의 콘티기법의 일종
이였던 것 같습니다. 이제 보다 핵심으로 접근해 봅시다. 그가 모델그라픽
스에 공개한 홍돼지의 콘티 역시 돼지로 나옵니다. 이 시점에서는 작가 미
야자끼는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작품의 주인공 얼굴은 어떻
게 할까? 고민에 고민을 했겠죠.


미야자끼가 수상비행기를 매우 좋아한다는 사실은 그가 홍돼지라는 작품에
열중하게 할 수 없는 매우 매력적인 소재였던 것입니다! 그런 그가 쉽게 
얼굴을 결정할 수 있었을까요? 답은 '노우'입니다. 그래서 그는 차후로 미
루어 둔 듯합니다. 비로 이순간이 [ NOW PRINTING! ] 처럼 처리한 것이라고
생각되는 중요한 시점입니다. 


그가 작게 공개한 이 콘티에는 홍돼지가 해변에서 한가하게 쉬고 있다가 공
중해적이 수상 비행기를 몰고 한 여객기를 습격한다는 정보를 듣고 출동하
면서 시작이 됩니다. 그의 멋진 비행술과 두뇌로 해적을 퇴치한다는 몇장
안되는 아주 짧은 콘티이죠. 그런데 재미있게 주목할 만한 장면은 바로 아름
다운 아가씨들이 홍돼지를 보고 환호를 하는 장면입니다.


실제로 극중에서 그가 돼지였다면 여성들이 그의 얼굴에 환호할 수 있을까
? 하는 의문이 듭니다. 그는 가볍게 블랭크로 홍돼지의 얼굴을 처리해버린
것이죠. 표제에서 보이듯이 "미야자끼의 잡스런 생각"이므로 가볍게 터치
해버린 것입니다. 그러다가 의외로 이런 접근이 주위로부터 호평을 들은
듯 합니다. 

 
"어... 돼지도 주인공이 될 수 있겠는데? 재미있는데!..." 라는 생각이 홍
돼지가 등장하게된 비하인드가 아닐까하고 조심스럽게 추론합니다.


그런데 왜 하필 블랭크로 비워둔 주인공의 얼굴이 돼지였을까요? 허구많은
동물중에 왜 돼지일까요?


바로 여기서 조심스럽게  말씀드리면 홍돼지라는 작품의 배경과 소재는 미
야자끼가 다루고 싶었던 가장 핵심적인 만화였고, 따라서 그 스스로가 이 
만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자아 잘 봅시다. 
미야자끼의 만화는 대부분 어린아이들이 주인공입니다. 그러나 홍돼지에서는
나이가 어린아이라고 하긴 너무 늙었죠? (하하하...)


이제 조금씩 의혹이 풀리지 않습니까? 자기 닮은 사람의 얼굴을 주인공으
로 하자니 머슥하고 또 근사한 얼굴의 주인공으로 작품을 끌고 나가기엔 
싫었을 겁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자신의 해학적인 풍자의 모습인 '돼지'
가 주인공으로 하였다고 봅니다. 실제로 그의 얼굴은 홍돼지를 닮았습니다.
(하하!! 미안합니다. 미야자끼 하야오 감독님.. 그러나 사실인 걸 어떻합
니까?)


자아.. 위에서 언급한 것이 '왜 홍돼지의 주인공은 돼지인가?'에 대한 저 
나름대로의 해답입니다. 물론 함부로 작가의 의도를 짐작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작품자체가 관객에게 상상의 자유를 부여한 형태의 캐릭터를 가지고
극을 이끌어 나가면서 이 속에서 작가가 관객들에게 상상의 자유를 부여하였
기에 그가 우리 관객에게 부여한 판단재량의 한도내에서 저 나름대로 상상해
보았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동안에도 아주 즐거웠구요, 또 여러분들 나름대
로 추론하는 즐거움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이만 줄입니다.








어머나!         /-^----\,   ./---^---\    ,/----^-\   이젠 입체로!
또 새로운    ,__|rtrue  ;_  _|fortrue|_  _|__fortr|__,보안관 진실남 
작품 나왔어!   //^  ^ \\,    //^   ^\\    ,// ^  ^\\  시그니처를...
홍홍~..어쩜..    O_ O '3;    c O _ O 3    ;C' O _O    즐기셔용!!!
이렇게 귀엽니?  ( v   /" .빵!.(  v  ) .야!."\   v ) .,1996.4.9.t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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