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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icsAnim ] in KIDS
글 쓴 이(By): Lina (Inverse)
날 짜 (Date): 2008년 06월 20일 (금) 오후 07시 17분 35초
제 목(Title): 클라나드


  
올해의 추천작으로 선정.
학점은 카논보다 조금 아래 정도. (반발하실 분도 많겠지만..)

애당초 전체 감상 후의 초기품평은, 교토가 이번엔 홈런을 못치고 펜스
직격 2루타에 3루까지 달리다가 아웃되었다는 정도의 심정이었습니다. 
(뭔소리?)

원래 애니는 그 자체로 평가를 해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좀 
찝찝한 느낌이 들어, 공정한 평가를 위해 클라나드 세계관에 대해 열공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공부한 이후의 감상.. 평점 자체의 변경은 없습니다만, 이 작품의 
미묘한 불협화음은 교토아니메의 실력부족이라기보다는 작품 자체의 내재적 문제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을 이해했습니다. 오히려 교토아니메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
선방을 했다고 평을 해줘야 할 듯. (설명은 아래에.. 당연 스포일러 만땅.) 


일단 작품을 몇부분으로 나눠 평을 해 봅니다.


1. 도입부, 캐릭터 소개 : 우왕 굳~~~ 이라고 평해도 좋을 경쾌한 스윙. 
캐릭터들 모두 빛이 났지만 역시 토모요의 토모요에 의한 토모요를 위한 도입부.


2. 후코 편 : 의문의 유령소녀는 사실은.. 저기 님아, 이거 카논 
아니거든요..라는 누구나 가질 만한 불만을 날려줄 만큼 훌륭한 연출이었습니다.

아마도.. 후코는 불신자들(?)에게는 **인다.는 게 이 루트 최고의 반전이었겠지만,
초반에 ****를 나눠줄 때 전혀 반응 없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혹시 후코는
**이는 게 아닐까? 라고 추측해 버린 필자의 명석한 두뇌(쿨럭~) 탓에 그 
부분은 별 감흥 없이 지나갔고요. 마지막의 결혼식 장면은 특별한 반전도 없이 예상한
대로의 결말이었는데도 잘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 자체는 작품의 주 테마인 "가족"에도 어울리는 에피소드였는데, 
이부키 누님과 후코간의 갈등(?) 자체가 조금 납득이 안간다는 점만큼은 약간의
마이너스 포인트.


3. 코토미 편: 자나깨나 백업하자는 평범하지만 중요한 교훈을 남긴 훌륭한
에피소드였습니..엥? 사실 대부분의 분들은 최종화, 가방 속의 ***에서
눈물을 쏟은 것 같습니다만, 필자의 명석한 두뇌(두번째는 재미 없나요?)는
이번에도 여지없이 가방을 보자마자 "저기 ***이 들어있어야 스토리가 그럴 듯
해질텐데 가방이 너무 얇지 않나." 하는 생각이나 하고 있었으니..
(뭐, 그냥 꾹꾹 눌러넣은 듯. OTL)

오히려 그것보다도.. 코토미와 토모야간의 운명의 재회와 관계의 회복과정이
더 감동적이었다는 (극)소수의견을 남겨 봅니다.


4. 쿄토 대학살편: WMD 나기사에게 격추당하는 에이스들.. 애매모호하게
히로인들을 증발시켜버렸던 카논에 비교하자면 나름대로 이쪽이 스토리의
완결성은 더 낫다고 봅니다. 물론 이것 때문에 극렬 안티로 돌아선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만.. 나기사편으로 돌입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인정. (요즘 함부로 하렘 건설하다간 Nice Boat 소리 듣는다고요.)

근데 토모요 말입니다. 괴소문으로 손해를 본 건 이해하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전혀 근거가 없는 흑색선전도 아니었고..

회장의 업무수행과는 무관한 스포츠 능력을 보여줘서 이미지 쇄신을 한다는 것도
뜬금없지 않습니까. 공약이라고 내세운 건, 벚나무 몇그루 지키겠다는 
것 뿐인데.. 그나마 공동체의 이익보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동기에서 나온 거고.
특별한 비전도 없고 든든한 인재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여하간, 어쨌거나 당선..이라니. 뭐, 전과 14범은 아니니 괜찮겠죠. OTL 


5. 나기사편: 이게 문제입니다. 결국 끝까지 보고 나면.. 나기사 - 토모야 
바퀴벌레 커플의 고백전설..이 작품의 주 테마가 되어버린 셈입니다.
어라? 주 테마는 "가족"이었는데요? 그렇다고 보면 나기사와 부모님간의 갈등이 
바로 그 클라이막스인데요, 뭔가 좀 모자란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뭐가 문제인가.. 일단 문제 지적에 앞서 다시 카논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카논의 메인 히로인은 아유이고 그래서 아유 스토리가 마지막에
배치되었습니다. 다중 스토리의 게임을 만드는 Key에게는 별 상관이 
없었겠지만, 애니화를 하는 쿄토에게는 최상의 조건이 제공된 겁니다. 아유는 
작품 내의 유이치를 조용히 지켜보는 관찰자이자 "기적"의 근원이니까, 아유의 
스토리가 완결되면서 작품도 자연스럽게 대단원으로 향하게 됩니다.

클라나드 애니판엔 불행히도 이런 구심점이 없습니다. 테마는 "가족" 이니까 
여기서도 나기사가 핵심이 되는 게 맞지 않냐고요? 물론입니다. 근데..
애프터 스토리(AS)를 제외하고 본편만으로는 그 가족의 이야기를 결말지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초반부터 등장했던 "환상세계"는 일단은 나기사의 연극 속의
세계였다..는 식으로 해결(?)되고 말았습니다. AS를 모르는 보통의 관객은 
거대한 떡밥에 낚였다고 불평을 해도 할 말이 없는 전개지요.

"가족"의 이야기를 제대로 결말짓기 위해선.. 당연히 토모야와 아버지간의 
화해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지금 화해해 버리면 안되지요. AS 가야 하니까요. 
그래서 작품의 주된 갈등 하나는 그대로 남아버리고 말았습니다.

클라나드와 클라나드 AS 둘을 순차적으로 애니화해야 하는 쿄토아니메에게 이
딜레마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둘을 한번에 애니로 제작해서 하나의 작품으로 
내는 겁니다. 근데 어른의 사정.. 때문에 그게 불가능해진 순간, 약간의 
파행결말을 피할 수가 없게 된 것이죠. 오히려 (원작을 플레이한 분들의 평을 
들어보면) 교토에선 이 문제점을 충분히 신경써서 최대한 잘 땜빵해 낸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AS까지 애니화되면, 두 작품을 하나로 묶어서 새롭게 평가할 기회가 
오겠지요. 어쨌든 그때까진.. 닥치고 하루히 2기~~



@ 아 참.. 동전 두개 세우실 때는 적합한 통화를 선택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영국 1파운드 동전이 두꺼우면서도 크지도 않아서 좋은 후보인데.. 
너무 잘 굴러가는 게 문제더군요. 두꺼우면서도 좀 모가 난 동전이 필요한 듯.




   어둠보다 더 검은 자여 밤보다도 더 깊은 자여 혼돈의 바다여 흔들리는 존재여
  금색의 어둠의 왕이여 나 여기서 그대에게 바란다 나 여기서 그대에게 맹세한다
                 내 앞을 가로막는 모든 어리석은 자들에게
            나와 그대의 힘을 합쳐 마땅한 파멸을 가져다 줄 것을!
                                       --- Lina Inverse @ Slaye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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