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omicsAnim ] in KIDS 글 쓴 이(By): benedikt (알렉스) 날 짜 (Date): 2004년 7월 10일 토요일 오후 09시 38분 37초 제 목(Title): Re: 토미노 어록 이런 글도 있습니다.. ---- 기회가 있어서, 애니메이션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씨의 강연회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미 60이 지난 대머리 아저씨라는 것이 처음 본 이미지였습니다만, 그 속에 있는 것은 황당하리만치 뜨거운 사람이었습니다. 우선 잘 움직입니다. 손짓 발짓을 하면서 단상 우로, 좌로. 전하고 싶은 생각이 강해지면 자연히 제스처라는 것이 나오게 마련입니다만, 그런걸 이렇게 가까이서 보면 또 압권이지요. 제일 처음에 토미노씨에게서, “여기서 도쿄 출신은? 그럼 관동 출신은?”이라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도쿄도 일본에 있어서는 한 로컬(= 지역)에 지나지 않죠. 하지만 그 로컬성(= 지역성)이 중요한 겁니다. “ 여기에 관한 설명은 그렇게 자세하지는 않았지만, 쉽게 말해 일본도 세계 속에서는 한 로컬에 지나지 않고, 또 그 로컬성 = 곧 개별성이라고 하는 것은 표현자로서 표현을 할 때의 자신의 심적 기반을 말한다는 뜻이 아니었을까요. 그런데, 여기서 트러블 발생!! “거기 자는 녀석! 일어나!!!” 이럴 수가, 강연 중에 자고 있는 인간이 있었던 것입니다. 강연을 자주 하는 사람 중에서는 이런걸 전혀 신경 쓰지 않거나, 아니면 상당히 신경을 쓰거나 하는 두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만. 토미노씨는 후자였던 것일까요. 이런 생각을 하면서 분위기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사태는 그걸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자고 있는 사람이 쉽게 일어나지 않은 것도 있지만, 토미노씨의 목소리가 컸다는 것. 창문 유리는 고사하고 듣고 있는 사람 뱃속까지 울릴 정도로 큰 목소리였던 겁니다. “네녀석에게는 들을 자격이 없어! 나갓!!” 음… 사정없는 말투. 하지만 이런 경우 자고 있던 사람이 계속 들려달라고 사과한다면… “앞부분을 안 들은 녀석에게 그 뒤에 들려줄 얘기는 없어!” (책상을 두들기면서) “나는 너 때문에 기분을 망쳤다. 한번 입은 상처는 낫질 않아.”(책상을 두들기면서) 자고 있던 사람도, 정말로 강연을 듣고 싶었는지 쉽사리 물러나지 않고 필사적으로 달라붙었지만, “이렇게 말해도 모르겠나? 그렇다면 난 널 때리겠다.”(책상을 두들기면서) “폭력은 나쁜 건지도 모르지만, 여기까지 말해도 나가지 않는 너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는 거야. 그런 것도 모르는 인간은 맞아도 싸!”(책상을 두들기면서) 여기서 겨우 자고 있던 사람은 물러서서 퇴장했습니다. …으음.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굉장하다. 만화에 나오는 불벼락 할아버지가 문제가 아냐... 오랜만에 위가 쫄아드는 것 같은 기분을 맛봅니다. 저도 강연 같은걸 듣고 있으면 쉽게 잠드는 편입니다만, 죽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나는, 나이 값도 못하는 짓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연한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같은 것이 바로 로컬의 하나입니다.” 으음, 재미있어;;; 보통, 이만큼 큰 소리를 친 다음에는 청중에게 사과라도 하는게 보통입니다만, 토미노 씨는 그런 말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애당초 정당화라는 것은 다소 잘못이 있으니까 해야 하는 거지만) 벼락맞은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꽤 재미있는 구경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건담 작품이나 그 밖의 토미노씨가 감독한 작품은 그다지 보지 못했고, 공연을 듣는 것도 절반은 흥미본위였지만, 그것이 ‘이 강연은 꼭 듣지 않으면 안돼!’라는 기분이 되어버렸습니다. (개인적으로 불건전한 추리를 펼쳐보자면, 그 자고 있던 사람도, 화를 낸 사람도 일부러 연기를 한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지만, 아마 그렇진 않겠죠.) 로컬성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우선은 일본과 브라질의 현상비교에 대한 이야기부터. 토미노씨는 문화청의 청탁으로 브라질과 미국에서 강연을 했다고 말씀하셨는데, 거기에서 느낀 것은 그들이 최근에 가지게 된 애니메이션에의 관심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그것은 구체적으로 아래 3가지. 저패니메이션의 영향으로, 디즈니 이외의 애니메이션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나이 먹은 사람이라도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있는 것 같다. 애니메이션은 산업으로서 성립하는 것 같다. 일본에서는 이미 충분히 인지되어 있는 것을, 브라질, 또는 미국에서는 이제 겨우 인정받기 시작한 개념인 것 같습니다. 특히 브라질에 있어서는 일주일에 한편의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는 일본의 환경이라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것으로서, 그 부분은 나라 자체의 경제상태와 국민의 노동에 대한 태도의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만. “일본은 현재 애니메이션 선진국입니다. 하지만. 선진국은 선진국이 된 순간에 후퇴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후진국에게 쫓기는 입장입니다.” “언제까지나 일본의 애니메이션 노하우가 통용될 것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10년 후, 20년 후를 바라보는 애니메이션 제작이 필요합니다.” 확실히, 현재 한국, 중국, 대만의 애니메이션의 상황을 보면, 일본은 아직 선진국이지만, 그들이 상당한 기세로 쫓아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 토미노씨는 그 수단의 하나로서 “국제적으로 통하는 기술을 공부해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술에 매달려서, 거기에 만족하고만 있으면 안되겠지만, 영상의 원칙이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것은 영상의 역사를 통해 인류가 쌓아 올린 것이고, 써먹지 않기에는 아까운 겁니다.” “100명 중 100명이 재미있다고 하는 물건은 혼자서는 만들 수 없습니다. 하지만, 100만 명, 1000만 명이 재미있다고 하는 물건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역시, 어쨌든 말하고자 하는 것을 이해한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작은 일에 집착하지 말고 우선은 배우는 것. 주변(주변의 인간과 세계의 정세)을 잘 돌아보는 것. 그것이야말로 세계에 통하는 것을 만들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그런 쪽으로는, 할리우드의 철저한 엔터테인먼트를 추구하는 자세에 배울 점이 많겠지요. “개성을 소중히, 라던가 개성적인 교육을, 이라던가 하는 얘기가 자주 나오는데, 그런 것을 특별히 의식할 필요는 없습니다. 의식하지 않아도 취향이라는 것은 나오게 마련이니까, 오히려 중립적인 입장에 서는 것이 중요합니다.” 뭐랄까요, 따로 떼어놓고 보면 상당히 일반론에서 동떨어진 얘기인 것 같지만, 제대로 앞뒤가 들어맞는 얘기인지라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얘기가 좀 재미있게 된다 싶었을 때, 강연은 종료. 음… 1시간은 짧았습니다. 질문 코너 같은 것도 없었고. 좀 아쉽기는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대만족. 시작 5분만에 ‘토미노씨 어른스럽잖게 화내다’라는 것을 본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었습니다. by 백금기사 --------- 글과 이미지는 백금기사님의 이글루스 블로그에서 퍼온 것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