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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inemaPlay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a drifter)
날 짜 (Date): 2010년 11월 26일 (금) 오전 06시 55분 18초
제 목(Title): Re: Inception


(스포일러 구분 않고 적으니 보기 싫으면 여기서 'q' 누르고 나가길)




이제야 봤는데...
놀란 감독이 한 번씩들 생각해 봤음직 한 소재지만, 이를 가지고 독특한
해석을 가미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이 뛰어난, 대단한 이야기꾼이라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뭔가 논리적 정합성이 부족하더라도 어거지로 이야기를 꼬고
꼬아서 질질 늘이고는 그걸 화면빨을 덧씌우는 스타일이라, 내 취향에는
상당히 짜증스러운 영화이다. 놀란 감독을 세상에 알린 '메멘토'도
그랬고, 유명감독으로 만든 '다크나이트'도 그렇고, 이 영화 '인셉션'도
그렇다.
화면빨이나 뭔가 잔뜩 꼬아놓은 이야기 같은 것들을 제외해 놓고 보면
사실 별 거 없잖나. 그냥 무게감 있는 스토리인데도 흥미를 끌고 재미를
주는 영화들이다. 물론 이 점에서는 놀란 감독이 대단히 뛰어나다는
것에는 동의한다고 위에서 이야기했다.


결말에 대해서 말이 많은데... 의도적으로 결말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게 만들어서, 아주 대놓고 노골적으로(이런 스타일의 영화도 내
취향에는 거부감), 일일이 따져볼 필요가 별로 안 느껴지지만, 말들이
많아서 적어보면...


>인셉션 작전의 처음부터 끝까지가 사실은 코브의 죄책감을 씻어주려고 장인이 기획한
>"코브에 대한 인셉션"이었다는 설이 유력한거 같네요.
>사이토, 피셔 등도 모두 거기에 협력한 사람들이죠.

뒤늦게 인용하면서 이렇게 평가해서 미안하지만 별로 안 유력한 설이다.
사이토가 피셔네 회사의 경쟁회사 대표인데 피셔집안의 사업을 이어받을
아들 피셔가 못알아본다는 설정이 꽤나 그렇다고 누가 얘기하던데,
재밌게도(-_-) 이 엉성한 설정이 장인 기획설을 강화시켜주기는
한다.
그러나, 영화 전체적으로 볼 때 장인 기획에 사이토와 피셔가 협력
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두사람의 역할은 영화에서 등장부터 마지막까지
일관되게 유지된다. 장인의 기획이 맞다면 사이토와 피셔도 멤버로서
협력한 셈인데, 영화 끝날 때 두 사람은 다른 멤버들과 전혀 다른
태도와 행동을 보인다. 그리고 그것은 영화 앞부분의 역할과 일관성
있는 태도이다. 같이 협력한 멤버임에도 두 사람이 다른 멤버들과
협력한 것으로 보기에는 이상하면서도 전혀 다른 태도와 행동을
보이는 점은 모순이며, 앞의 역할과 일관된 태도와 행동을 보이는데도
갑자기 마지막에 역할이 달라졌다고 보는 것도 이상하다.
(무슨 영화의 기준이 되는 원작 스토리가 따로 있는데, 영화에는
표현이 안 됐지만 원작 스토리에서는 장인 기획에도 이들 태도의
이유가 어찌고 저찌고 식의 설정이라면 관심 갖기도 싫음 -_-)


영화 외적인 것은 놔두고 영화 상으로만 보면... 두가지 결말이 유력해
보인다.

첫째는... 그냥 평범한 결론이다. 코브는 임무에 성공했고, 무사히 미국에
돌아와 장인과 아이들을 만난 거다. 영화 전체적인 흐름에 대해 크게
거스름이 없는 무난한 결말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프랑스에 있던 장인이 어떻게 미국에 와 있냐는 반론이
많던데, 영화 앞부분에서 코브가 아이들과 통화하는 장면에 보면, 코브가
할아버지를 통해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겠다고 말한다. 이 대사를 통해
아이들의 할아버지 즉 코브의 장인은 아이들을 만날 수 있게 미국(코브가
갈 수 없고 아이들이 살고 있는)에 상주하는 혹은 가끔씩 들르는 사람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프랑스 대학의 교수인 장인이라면 교수라서 자주는
아니겠지만 가끔씩 아이들이 있는 미국의 집에 가는 거다. 따라서, 장인이
미국에 미리 와 있다가 코브를 마중 나왔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다. 왜
꼭 장인이 마중나와야 하는 거냐면 그렇긴 하지만, 그렇다고 마중 못
나올 이유도 없잖나 -_-;
아이들 옷차림과 관련해 나온 반론은, 눈썰미 좋은 사람들이 열심히
관찰해서 설명을 해놨으니까 역시 문제 없음.

둘째는... 코브는 결국 깨어나지 못한 거다. 감독이 이런 쪽 결말도
생각해 달라고 느닷없이 장면도 짜르고, 밑도 끝도 없이 깨어난 코브가
맥락 없이 사이토한테 인상을 쓰고, 꼭 마중 안 나와도 되는 장인을
등장시키고, 마지막 장면 화면 색감도 야리꾸리하게(-_-) 만들고 하면서,
잔뜩 설정해 놨으니 이런 쪽 결말도 생각해줘야지 어쩌겠나.
개인적으로는 이런 식으로 이야기 진행의 흐름을 무리하게 깨면서
억지로 열린 결말을 만드는 방식이 마음에 안 든다고 위에 적었다 -_-;


토템의 역할에 대해서도 말이 많던데... 논리적으로 맞는 토템의 의미는
자신이 다른 사람의 꿈 속에 있는지 구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봐야한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자기 토템의 특성을 알면 안 되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꿈속에서 자기 토템이 재현되지 않게 하기 위해.
(생각해 보니 이런 해석도 완벽하진 않네. 다른 사람 꿈속이라도 꿈을
공유하면서 자신이 상상한 것들이 투사될 수 있다고 영화에 나오니.
하여튼 뭐든 마음대로 된다는 꿈속에서 이것-토템의 특성 같은 것-만은
꼭 유지된다는 식의 설정이 문제)
자기 꿈 속에서까지 토템은 항상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동작한다(자기
꿈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게 해기 위해)는 식의 설정이라면, 꿈에서는
물리법칙도 맘대로 비틀리는 설정과 비교해 꽤나 웃기게 보임. 무슨
절대 반지, 아니 절대 토템이냐고 -_-;
그래서 개인적인 평가로는, 마지막에 코브의 토템이 쓰러지는지 안 쓰러
지는지 관객이 알 수 없도록 장면을 짜르기까지 하면서 열린 결말 운운
하는 것은 유치하고 웃기는 설정으로 보임. 그게 열린 결말을 위한 설정
이라면, 그 장면은 코브의 꿈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이고,이것은 물리
법칙보다 우월한 절대 토템 기어코(?) 확인하는 셈이므로...
하기는... 꿈의 단계가 깊어질 때마다 시간 흐름이 몇배씩 늘어나는
대단히 편리한(-_-) 설정에 비하면 절대 토템은 귀여운 편이라고 할
수도 -_-;




@근데, 놀란은 마누라한테 지은 죄가 많나? 메멘토도 그렇고, 인셉션도
 그렇고 마누라에 대한 죄의식에서 헤어나질 못하는 영화잖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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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drifter off to see the world
                                            there's such a lot of world to 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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