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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inemaPlay ] in KIDS
글 쓴 이(By): raccoon (손희수)
날 짜 (Date): 2009년 09월 27일 (일) 오전 11시 58분 29초
제 목(Title): '나는 갈매기'


어제 개봉한다는 이야기듣고 어제 저녁때 보러 갈려고 하다가,

와이프가 몸이 안좋은 것 같아 오늘 아침에 조용히 조조로 보고 왔습니다.

우리 애들은 둘 다 여자애들이라도 야구는 아빠 닮아 좋아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런 것 같지는 않고, 와이프도 딱히 그렇고 해서

그냥 혼자 갔다가 오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갔습니다.

9시 15분 조조라 일요일 아침 이른 것 같은데, 2~3살 정도 되는 여자애를

데리고 온 젊은 부부를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와중에 애기는 핑크색 롯데 자이언츠 원피스를 입었더군요.. -.-;;;


첨에는 예전 심형래의 '용가리'와 같은 생각으로 갔습니다.

머.. 영화가 좋아서가 아니라 '용가리'를 위해서다라는...

'나는 갈매기'도 비슷하죠....  영화 - 야구 - 롯데(정확히는 자이언츠) - 

부산 - 고향 사람들 - 부모님 - 예전 친구들 ...

머.. 이런 사고의 흐름을 따라 보기로 결심한 거니깐요..


나역시 부산에서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지리산 근방에서 나서,

어린 시절 부산으로 와서, 82년 프로야구 출범을 보고,

아버지와 같이 롯데 사무실(양정 근처였던가?)에 가서 어린이 회원되고,

그리고는 별 생각없이 잠바와 가방을 고등학교때까지 가지고 다니고,

그러다가 대학원때 99년 준우승 보고.... 그리고 2008년 롯데에게

다시 빠지고...


영화를 보면서 '야.. 이거 다른 지역/팀 사람들은 재미없겠다'라고

생각하다가, '아니다, 지역과 팀은 달라도 뭔가에 순수한 사람들은

보고서 공감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나역시 부산/자이언츠의 영화라서 더 몰입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극장에 그냥 혼자온건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영화보면서 재미있었던 것은, 처음엔 서로 어색해하던 극장안 사람들이

영화보면서 중간중간에 눈을 맞추면서 공감하던거나, 같은 포인트에서

웃으면서 동질감을 느꼈던 거나, 첨에는 어색한 표준말 쓰던 뒷좌석

좀 젊은 아줌마도 영화 중반 넘어가면서 '와 이라노, ㅋㅋㅋ'하면서

자기 애들한테 하는 말투가 변한다던지 하던 거였습니다.


나중에 1시간 넘어가면서 좀 지루했지만, 극장안은 뭐랄까 그 말로

하기는 묘한 유쾌한 공기가 형성되었습니다.

끝나고 가는 한 가족을 보니, 아빠는 아들에게 뭔가 꼭 필요한 걸 보여줬다는

표정이고, 아들은 벽에 붙어 있는 스타워즈 애니메이션 '클론'에 온통

맘을 뺏긴 표정이더군요...

그 애도 언젠가는 커서 자기 애들에게 아버지와 극장에서 이런 영화를

봤다는 걸 이야기 하겠죠...


이번 추석때 부산에서 롯데-두산전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하고,

작년보다 더 좋은 선전을 펼쳐서 영화속에서처럼 절실하게 팬들과

선수 자신들에게 기쁜 한해를 선물하기를 바랍니다.


다른 분들께 이 영화를 추천해드리고 싶지는 않구요, 위에서 적은

연결고리에 하나라도 연관있으신 분들께는 추천드립니다.

연관없는데 가서 보시면 돈 아까우실 것 같습니다.  :)

그래서 저처럼 조조로 가셔서 싸게 보셔도 됩니다.. ㅋ


영화가 끝나고 극장 직원이 비상구 문을 열고 극장안 불을 켰는데,

극장안 사람들은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크레딧과 함께

우리가 기억하는 선수들이 나오고 있었거든요..

그 화면이 꺼지고 나서야 모두 일어서는 사람들 틈에서 계속 흐뭇하게

웃으며 기분좋게 집으로 왔습니다.



DVD 나오면 소장할까 생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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