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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inemaPlay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a drifter)
날 짜 (Date): 2008년 1월 16일 수요일 오후 01시 04분 15초
제 목(Title):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 일단 minority와 그들의 삶을 조명하려는 의도에 점수를 많이 주고 싶음.
거기에, 목표를 위해서 역경을 헤치고 최선을 다하는 스포츠 드라마는
대부분의 경우에 감동을 준다.
또, 감독이 여성이고 출연진에도 여성이 많아서인지 여성 문제에 대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태도도 괜찮아 보였고...



- 영화 자체는... 정형화되고 희화된 캐릭터들이 웃음과 감동을 주는 장면들을
모으고 모아서 정해진 결과를 도출해 가는 형식이다. 일단은 대중친화적인
형식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인물과 상황에 대한 표현
심도가 얕고 유기성도 적은 구조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의도가 좋은 영화라 긍정적으로 봐주고 싶은 마음이 자발적으로 생기더라도
냉정을 잃어서는 안되겠지. '빠'가 아니라면...



- 음악의 사용이 자제되었다. 근데, '자제'란 게 감독의 입장에서의 표현일
거다. 음악과 화면이 착 붙는 절묘한 장면들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부정적인
의미도 있거든. 영화는 시각 뿐 아니라 청각의 매체이기도 하다는 점을
배려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리고 여러 사람의 불만 사항이던데, 화면이나 음악/음향에서 스포츠영화
특유의 박진감이 부족했다. 특히 결승전 장면들은 실제 있던 경기의 긴박감을
재현하는데 많이 부족...



- 영화의 앤딩 크레딧에 나오는 진짜 핸디볼 대표팀 감독 인터뷰... 보면서
하고 싶은 말은 많아지던데, 사실 올림픽 같은 굵직한 국가대표팀 경기나
관심 갖는 냄비팬으로서 딱히 말할 염치가 안나더군.
이 영화가 스포츠 등에서 minority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이 많아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그 밖에 영화와 직접 관계 없는 개인적 생각들...

  여성감독에 여성들이 다수 출연하는 영화, 남성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만, 정작 이런 영화가 오히려 남성적 관심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몇 번 그런 생각을 했다가, '궁녀'(2007)를 보면서 새삼 절감... 공포영화
  잘 못보는 데도 억지로 억지로 봤건만... ㅠ.ㅠ (사실 '궁녀'가 공포물인 줄
  알았으면 절대루 안봤을 것임. '여자들 몽땅 나오는 미스테리 추리물이라잖아'
  하면서 끝까지 봤다가 완전 배신 ㅠ.ㅠ)
  암튼 그런 의미에서는 이 영화도 뭐... -_-;;;

  우리나라 스포츠는 영화에서마저도 "악으로 깡으로"다.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거나 급박한 상황에서도 머리를 써서 난관을 헤쳐나간다는 태도는
  과연 우리나라 스포츠하고 거리가 먼 것인가...
  하긴 생각해 보니까, 창의적인 두뇌의 이용이 결여가 우리 사회에서 비단 
  스포츠만의 문제는 아니겠다. 그러니, 창의의 첨단을 걸어야할 영화판의 
  감독한테까지 세상이 그런 식으로 해석되는 거겠지.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옛날 영화 '쿨러닝'(Cool Runnings, 1993)이
  떠올랐다. 눈이라곤 볼 수 없는 자메이카의 봅슬레이팀을 다룬 그 유명한...
  우연히도 영화를 보고 났더니, 우리나라 봅슬레이팀이 세계대회에서 메달을
  땄다며 '쿨러닝' 영화가 언급되더군. 또, 자메이카 사람이었다가 '쿨러닝'에
  영향을 받아 봅슬레이를 하기 위해 캐나다로 귀화한 사람이 봅슬레이던가
  비슷한 종목이던가에서 메달을 딴 뉴스도 나오고...

  네이버영화의 네티즌 평점... 슬슬 자기 평판을 스스로 잃어가는 것 같다.
  '내셔널 트래져'(National Treasure: Book Of Secrets, 2007)가 '황금나침반'
  (The Golden Compass, 2007)보다 평점이 높은 거 보고, 잃어가는 평판만큼
  할 말도 잃음.
  '우리 생애...'를 관람하는 관객 반응을 보면서도 느낀 건데... 우리나라
  관객들, 영화에서 너무 말초적인 웃음과 눈물만 찾는 거 아닌가 하는
  우려가 슬슬 듦... 관객이 현명해야 영화도 좋은 영화가 나올텐데...



- 전체적으로 정리하면... 무난하고 대중친화적으로 소재를 소화해냈다는 점,
영화의 의도와 영화가 조명한 대상, 이런 부분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런데,
그 이상이 되지는 못한다는 점에서는 아쉬운 영화이다.



- 이 노래가 영화에 어울린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노래를 안다면 
영화를 보고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거다. 이 노래에 대해서 일전에 이런
글을 적은 적이 있었다.

"김민기의 80년대 대표곡인 이 노래에는 어느 TV의 스포츠 다큐멘타리 삽입곡을
요청 받고도 고사하다가 다큐멘타리가 '84년 LA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에 대한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서야 만들어줬다는 일화가 있다. s모
대기업이 세상은 1등 아니면 기억하지 않는다며 한껏 우쭐거리기 10년도 전의
일이다."




        봉우리 - 김민기

    사람들은 손을 들어 가리키지
    높고 뾰죽한 봉우리만을 골라서
    내가 전에 올라가 보았던
    작은 봉우리 얘길 해줄까

    봉우리
    지금은 그냥 아주 작은 동산일 뿐이지만
    그래도 그 때 난 그보다 더 큰 다른 산이
    있다고는 생각지를 않았어
    나한테는 그게 전부였거든

    혼자였지
    난 내가 아는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해
    오르고 있었던 거야
    너무 높이 올라온 것일까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일까
    얼마 남진 않았는데

    잊어버려
    일단 무조건 올라보는 거야
    봉우리에 올라서서 손을 흔드는 거야
    고함도 치면서
    지금 힘든 것은 아무 것도 아니야
    저 위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
    늘어지게 한숨 잘텐데 뭐

    허나 내가 오른 곳은 그저 고갯마루였을 뿐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거기 부러진 나무등걸에 걸터 앉아서
    나는 봤지
    낮으데로만 흘러 고인 바다
    작은 배들이 연기 뿜으며 가고

    이봐 고갯마루에 먼저 오르더라도
    뒤돌아서서 고함치거나
    손을 흔들어댈 필요는 없어
    난 바람에 나부끼는 자네 옷자락을
    이 아래에서도 똑똑히 알아볼 수
    있을테니까 말이야

    또 그렇다고 괜히 허전해 하면서
    주저앉아 땀이나 닦고 그러지는 마
    땀이야 지나가는 바람이 식혀주겠지 뭐
    혹시라도 어쩌다가
    아픔같은 것이 저며 올 때는
    그럴 땐 바다를 생각해
    바다
    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라구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우리 땀 흘리며 가는
    여기 숲 속에 좁게 난 길
    높은 곳엔 봉우리는 없는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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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drifter off to see the world
                                            there's such a lot of world to 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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