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Play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CinemaPlay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a drifter)
날 짜 (Date): 2007년 10월 16일 화요일 오후 05시 18분 24초
제 목(Title): 굿 셰퍼드



  (영화 감상, 내용 구분 않고 같이 적습니다)



가끔, 잘은 모르지만 좋은 영화라고들 해서 왠지 봐줘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드는 영화가 있기 마련이다. 영화 '굿 셰퍼드'(The Good 
Shepherd, 2006)가 그런 영화였다. 셰퍼드... 우리가 세파트라고 하는
개 종류를 말하는 것은 아니겠지. 착한 양치기라... 있어 보이는 말로
선한 목자라는군.
그렇게 대충 보기 시작했는데... 보면서 감탄해 버렸다. '헐리웃 시스템, 
트랜스포머(Transformers, 2007) 같은 허접을 CG빨로 떡칠해서 찍어낸다고
비아냥 받을 때도 많지만, 역시 작심하고 만들면 다르구나'하면서...
그제서야 이거저거 찾으면서 감독이 누군가 봤더니 로버트 드니로(Robert
De Niro, 1943~)란다.

로버트 드니로, 생존해 있는 남자배우 중에서는 견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싶은 대배우... 영화 '굿 셰퍼드'는 그의 두번째 감독 작품이다. 이 
영화의 기획 등에 코폴라(Francis Ford Coppola, 1939~) 감독이 참여하여,
드니로가 코폴라의 지도를 받았다는 식으로 이야기 되는가 보다. 로버트
드니로가 코폴라 감독의 '대부 2'(Mario Puzo's The Godfather Part II,
1974)에 출연해 아카데미까지 받으면서 명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게 됐음은
주지의 사실...
물론 아무나 작심한다고 '그래도 헐리웃'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건 
아니다. '굿 셰퍼드'의 각본 에릭 로스(Eric Roth)가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1947~)의 영화 '뮌헨'(Munich, 2005)의 각본에도 참여했다고 
하고, 이것도 첩보전 관련 영화니 비교해 볼 수 있겠다. 그 '뮌헨'을 
보면서는 '스필버그의 엉성함은 어떻게 평생을 가나, 세월이 가면서 
조금씩 나아지기는 한다만' 이런 생각을 했더란다. '굿 셰퍼드'에서의 
놀라움과는 거리가 멀고, 예상했던 실망감을 다시 확인했달까...



그렇다고 '굿 셰퍼드'가 모두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치밀한 이야기 
서술력과 표현력, 영화 분위기에 진득이 붙는 화면에 감탄하면서
보다보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거다. 상영시간이 2시간 40분이 넘는데도
말이다.
큰 줄기로 보면 영화는 상당히 눈을 끌만한 것이다. 1961년 미국과 CIA가 
지원한 반카스트로 쿠바반군이 쿠바 침공작전을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미국과 CIA는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받는다. 이 작전에서 CIA측 지원 
책임자였던 주인공(맷 데이먼, Matt Damon, 1970~)은 첩보전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의문의 제보를 받아 수사를 펴나간다. 그러면서, 예일 대학에서 
철두철미한 성격이면서도 순수한 문학을 꿈꾸던 청년이었다가, 현재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인 빌 게이츠의 아버지와 두 명의 
부시 대통령 부자(父子) 등 많은 미국 정-재계 중심 인사들을 배출한 
것으로 알려진 비밀결사클럽 '스쿨&본즈'(Skull and Bones)에 가입하고, 
2차 세계대전 중에는 CIA의 전신인 미국의 첩보조직 OSS 창설에 참여하며 
활동, 2차 대전 후에는 CIA 창설 멤버가 되어 활약하는, 미국을 지키기 
위해 음지 속의 충직한 인물로 살아가는 주인공의 과거사 이야기가 교차 
편집으로 중첩된다. 현재의 수사와 과거사 이야기가 결국 만나는 
접합점에서는 다시, 자신의 비밀스러운 직업 때문에 망가져감에도 사적인 
영역으로 남겨두려 했던 가족과 믿었던 측근까지 연루된 치밀한 음모와 
첩보전이 이어진다.
이런 큰 줄기의 영화를 세부 묘사도 살리면서 전체 균형 역시 끝까지
유지한 점은 굉장히 인상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뭔가 강한 인상을 주는
포인트가 없다는 점이다. 코폴라 감독이 영화 '대부' 시리즈에서 인상적으로
사용했던 교차 편집 기법도, 무난하게 구사했음에도, 무난함에서 그쳐
밋밋하게 느껴진다.
이 영화가 스파이물 영화에서 사람들이 흔히 기대하는 액션 스릴을 지양
하고 서사적인 기술 위주의 역사극이나 정치 드라마를 지향하는 것까지는
봐줄 수 있지만, 그런 밋밋한 화면을 2시간 40분이나 봐야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사람들 눈을 확 끌며 인상을 주는 기법만은 스필버그에게서 배웠으면
좋았을 것을...

이런 밋밋함은 영화가 어떤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었느냐는 부분에까지 
미친다. 알려졌다시피 스필버그는 인간 중심을 호소하는 정도의 두어 
영화를 빼놓고는 특별한 정치성이 없는 영화들을 만들어 왔다. 영화 
'뮌헨'에서도, 여전히 조잡한 묘사력만큼이나 그의 사회-역사-정치 의식 
역시 '쉰들러 리스트'(Schindler's List, 1993) 혹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 1998)의 척박한 수준에서 거의 진일보한 
것 없음을 재확인시켜주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스스로가 유태계인 
스필버그는 이스라엘 선수를 학살한 아랍인 쪽의 인간적 고뇌까지 
비추려 해서 민감한 정치적 파장을 일으켰다. 비록 심도 있고 공정한
조명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지만, 그나마 어디냐며 주목할 정도가 되었던
거다.
한편, 로버트 드니로는 '비공개'(Guilty by Suspicion, 1991, 매카시즘 
관련)나 '왝 더 독'(Wag The Dog, 1997) 같은 직접적인 정치성 영화에도 
여러 편 출연하는 등, 평소부터 미국이라는 '국가'가 과연 온당한 일을 
했는가에 대해 강하게 의구심을 표하는 문제 제기형 행보를 계속했었다. 
우리 속의 온순한 양 같은 시각의 스필버그와는 다르다. 자신의 영화 '굿 
셰퍼드'에서도 역시 뭔가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할 의도를 강하게 풍긴다. 
그러나, 정작 영화는 '그 당시 역사에 의혹을 가져볼 수도 있을텐데... 
데... 데...' ' 당시 사건들을 다른 쪽의 시각에서 볼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데... 데...' 하다가 그치는 식이다.
스필버그가 '굿 셰퍼드' 같은 영화를 만들었다면 놀랄 사람 나올 
일이지만 로버트 드니로라니까 밋밋하게 보이는 것이다라는 점을 
고려해도 말이다. 



이렇게 표현력이나 메시지가 밋밋한 것과 함께, 개인적으로 하나 더 
아쉬웠던 것은 영화에 볼만한 여배우가 없었다는 것... -_-; 안젤리나 
졸리(Angelina Jolie, 1975~)가 맷 데이먼의 아내 역으로 출연하고, 
처음에는 그녀에게 어울리는 뭔가 인상을 주는 역할을 할 듯 하다가... 
가... 가... 역시 밋밋한 역할 속에 묻혀버린다. -_-;; 볼만한 유일한 
여배우였음에도... -_-;;;
왜 특별히 여배우의 문제를 지적하는지는 묻지 마시압 -.-; 어째건 이 
점이 괴로움을 배가시킨 건 사실 -.-;; 상영시간이 비슷하게 2시간 
40분이 넘어가는 영화 '에이비에이터'는 왜 지루해도 참고 봤는데? 
'언더월드'의 여전사 케이트 베킨세일 같은 이쁜 애가 왔다갔다 했거든 
-.-;;;
반쯤 농담이지만, 영화에 남녀 배역이 균형 잡혀 있지 않고, 주인공
역의 맷 데이먼도 시종일관 심각하고 굳은 표정이어서 영화가 밋밋하게 
보이는데 크게 공헌(?)했기 때문에 해보는 말...

그리고, 영화 제목 '굿 셰퍼드'를 있어 보인다고 우리말로 '선한 목자'
라고 옮기는 것은 아무래도 좀 그렇겠다. 짧은 영화 제목에는 다의성과
애매성이 의도됨을 고려하더라도, 처음에 혹시나 했던 집 잘 지키는
충직한 양치기개 세파트라는 의미가 영화 내용에 더 근접할 듯 하다.
주인공의 임무가 스필버그 같은 우리 속의 순진한 양들을 지키는 것
아니었던가. 그 세파트 개가 순진하지 않은 양들을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영화에 표현되지 않았다만...


...............................................................................

                                                a drifter off to see the world
                                            there's such a lot of world to see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