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inemaPlay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a drifter) 날 짜 (Date): 2007년 8월 6일 월요일 오후 01시 14분 17초 제 목(Title): 판의 미로 해리포터나 나니아연대기의 아류인 판타지 영화를 기대하고 봤다가는 황당해질 영화랄까. 감독의 전작 중 알려진 것이 '헬보이'나 '블레이드2' 정도라서 그런 기대를 더 하게 됐을 수도 있겠다. 겉보기는 동화책에 빠진 소녀가 주인공이고 소녀와 관련된 마법의 세계 이야기가 주제인 판타지 영화인데, 요새 판타지 영화들과 비교하면 이런 주제에 대한 표현이 미약하다. 그럼에도 왜 이 영화가 여러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찬사를 받았는지는 부제 격인 소녀를 둘러싼 어른들의 세계에 대한 묘사와 그 역사적 배경에 포커스를 맞춰보면 어느 정도 납득이 된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944년 스페인이고, 나찌 비스므래한 정부군 장교와 이에 대항하는 레지스탕스 비스므래한 반란군이 싸우고 있다. 이건 2차세계대전 중에 흔한 대립 구도 아닌가? 이 대립 구도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페인 내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1936년 2월 스페인에 정교(政敎)분리-농지개혁 등의 정책을 내건 인민전선 정부가 수립되었다. 이에 반대하여 교회-대지주-대자본의 지지를 받는 군부-왕당파-우익 진영은 프랑코 장군 지휘 하의 모로코 주둔군을 선두로 1936년 7월 군사반란을 일으킨다. 이것이 스페인 내전의 시작으로, 왕당파 반란군을 교회는 '신(新)십자군' 이라며 지지했고, 독일-이탈리아가 직접적으로 군사적 지원을 했다. 인민전선 공화군은 영국-프랑스로부터 불간섭 원칙이라는 이유로 외면 받은 상태에서,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시민군을 결성하여 방위의 주력으로 삼았다. 대외적으로는 소련으로부터 무기를 공급 받고, 각국의 좌파와 무정부주의자들이 국제의용군으로 자원 입대하여 지원했다. 그러나 공화군은 세부족이었고, 결국 1939년 3월 마드리드가 함락되면서 스페인 내전은 프랑코 반란군의 승리로 종식된다. 이 후 스페인은 국가원수가 된 프랑코 총통이 1975년 사망할 때까지 파시스트 정권의 치하에 놓이게 된다. 스페인 내전 때 인민전선을 돕기 위해 의용군으로 지원한 사람들 중에는 유명인도 많았는데, 조지 오웰이나 헤밍웨이, 피카소, 앙드레 말로, 로버트 카파가 그들이다. 이들은 회화작품으로 피카소의 '게르니카', 소설로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사진으로 로버트 카파의 '어느 공화군 병사의 죽음'과 같은 역사적인 예술작품으로 스페인 내전을 고발하기도 했다. 스페인의 프랑코 파시스트 정권은 내전에 뒤 이은 제2차 세계대전에 직접적으로 참전하지는 않고 중립을 표방했지만, 간접적으로 독일과 이탈리아를 지원했기 때문에 대전 후에는 국제적으로 고립되었다. 그러나 1950년대 미국의 반공연대 강화정책에 따라 1955년 UN에 가입할 수 있게 되었다. 곁다리가 길어졌는데, '판의 미로'의 배경이 되는 1944년 스페인은 2차세계 대전 중이지만 세계대전에 휘말린 상태는 아니다. 영화 속의 전투는 스페인 내전 후 지위가 바뀌어 반란군이 된 공화군 잔당과 파시스트 왕당파 정부군 사이에 벌어지는 것이었다. 영화는 여주인공 오필리아의 의붓아버지인 잔혹한 정부군 장교를 통해 프랑코 파시스트 정권의 성격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렇게 영화는 어린이들이 동경하는 판타지의 세계와 어른들의 참혹한 정치적 대결을 창의적으로 융합시켰다는 점에서 점수를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영화를 해리포터 류의 판타지 영화로 포인트를 잡고 마케팅을 벌인 국내 수입사는 한참 헛다리를 짚은 셈이고, 어린애가 주인공인 판타지 영화라며 보러 갔던 관객들은 전쟁과 잔혹극이 뒤섞여 나오는 것에 황당한 느낌을 받게 된 것... 근데, 스페인은 왜 2차 세계대전에 참전 안했는지? 직접 참전해서 독일- 이탈리아와 연대해서 연합군과 싸웠으면 전쟁이 상당히 이상한 방향으로 갔을 텐데... ............................................................................... a drifter off to see the world there's such a lot of world to s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