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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inemaPlay ] in KIDS
글 쓴 이(By): girneter (김실장)
날 짜 (Date): 2007년 2월 18일 일요일 오후 06시 58분 46초
제 목(Title): 비열한 거리


<비열한 거리>는 조폭들의 교과서?  
[데일리안] 2007년 02월 18일(일) 07:30 


[데일리안 김헌식 문화평론가]난데없이 전화 한 통화를 받았다.연락이 뜸한 
선배였다.하는 일 때문에 바쁘기 때문이다.경찰 업무 가운데에서도 조폭을 
전적으로 담당하니 이해할 만도 했다.전화를 한 이유는 조폭 때문이었다.현재 
전화 걸고 있는 곳은 조폭 간에 전쟁이 일어나서 한 명이 사망하고, 두 명이 
중태인 상황이라고 했다.이런 사건 정황을 나에게 보고할 이유는 없었다.다만, 
애써 전화를 한 이유는 그것이 영화와 관련된 일일 수 있다는 추측 
때문이었다.평론가가 알아두어야 할 사실이 있다는 것이다.


선배 말에 따르면 난데없이 근래에 전국적으로 조폭 간에 전쟁이 많아졌다는 
것이다.보통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조폭간의 전쟁이 다반사인 것처럼 그리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더구나 요즘 젊은 조폭들은 몸이 다치거나, 
감방에 가는 것을 별로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어떻게든 한몫 잡고 
자리를 잡는데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소위 연장질이라는 것도 그렇게 많이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근래 들어 갑자기 전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그런데 그 
전쟁이라는 것이 단순히 새로운 거대한 이권이 생겼다거나 신흥조직이 
창궐해서가 아니라고 한다.20대 초반의 새로운 조직원들이 일방적으로 
습격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충돌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 원인으로 선배는 영화를 지목하고 있었다.영화와 실제 범죄간의 인과관계는 
지루한 공방의 대상이므로 별스럽지 않을 수도 있었다.그런데 그 원인으로 
지목한 영화는 <비열한 거리> 였다.비열한 거리는 월드컵 기간 중에 개봉해 
200만관객을 확보했다.영화계에서는 월드컵과 대결해 그 정도 성과를 
거두었으면 대단하다고 했다.사실 <비열한 거리>는 평단과 관객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제26회 영평상에서 감독상(유하 감독)을 받았고, 제27회 청룡영화상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비열한 거리>의 주연 조인성도 제27회 청룡영화상영화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조연 진구는 신인상후보에 올랐다.조인성은 제5회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세계 유일의 네티즌중심 
영화상이라는‘제4회 최고의 영화상'에서는 최고의 남자 배우상을 수상했다.


또한 <비열한 거리>는 제1회 아시안영화상에서 편집상(박곡지, 정진희)후보에 
오르기도 했다.그리고 제36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시네마 오브 더 
월드(Cinema of the World: Time &Tide) 부문에 초청됐다.또한 <비열한 
거리>는 식구가 뭐여, 같이 밥 먹는 입구멍이여―라는 유행어와 강진의 노래 
‘땡벌(2001)’을 일약 재히트 시켰다.특히 밤무대 가수에 불과했던 강진이 
하루아침에 인기의 중심에 서게 만들었다.밤무대를 제외하고도 한 달에 
80-90개의 일정과 방송 오락 프로그램, CF 촬영, 각종 인터뷰 세례를 
받았다.이는 <비열한 거리>가
가진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렇게 <비열한 거리>가 좋은 평가를 얻었던 것은 리얼한 조폭 세계를 
그렸다는 인식 때문이다.그런데 조폭담당인 선배의 말에 따르면 <비열한 
거리>는 조폭들이 가장 공감하고 동일시하는 최고의 영화라고 한다.2006년에 
개봉한 조폭 영화는 <투사부일체>. <야수>. <짝패>. <가문의 부활>. 
<사생결단>, <비열한 거리> 등 20여편이 넘는다.이중에 <비열한 거리>는 
조폭들이 인식하는 최고의 영화라는 것이다.


영화의 내용이 조폭들의 생리와 심리를 현실감 있게 그리고 있다고 
한다.이전의 영화들은 모두 관객들의 시각에서 본 조폭 영화라면, <비열한 
거리>는 조폭의 눈으로 본 영화라는 것이다.그것이 화근이다.일단 문제는 
역시나 조폭들의 일상이 빈번한 전쟁으로 점철되어 있다.리얼리티를 
강조하지만, 현실에는 없는 개연의 리얼리티가 조폭들의 마음을 파고 들었다는 
이야기다.따라서 오히려 현실 조폭에 없는 내용들이 현실 조폭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그것이 조폭간 싸움의 빈번한 발생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화에서 리얼하게 그리고 있는 조폭들의 심리와 극 
전개의 모티브 그리고 결론이다.<비열한 거리>에서 조인성은 자기의 식구들을 
안정시키기 위해 조직의 형님을 찌르고 올라선다.그러나 자신도 동생의 칼에 
찔린다.물론 조폭들이 동일시하는 대상은 최후의 승자가 된 동생이다.동생은 
죽지 않았으니 말이다.따라서 영화에 따른다면 지금 조폭 간의 전쟁을 
일으키고 있는 이들이 어린 동생들인 것도 이해 못할 바가 아니게 된다.


사실 생각해보면, 조폭들도 일반인과 다를 바 없이 사회 현상에서 영향을 받을 
것이다.시카고대 사회학 박사이고 하버드대특별연구원이었던 벤카테시가 
미국에서 수백 개 지부를 가지고 있는 ‘검은 갱스터 사도단’에 잠입해서 
조사한 결과, 거대 갱 조직의 운영 방식은 미국의 대기업과 같았다고 한다.갱 
조직의 핵심 참모들은 MBA 출신들이었다.우리는 조폭이 완전 색다른 체계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갱 조직이나 조폭조직이 일반 사회와 완전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그들도 사회적으로 선호되는 것을 벤치마킹 
한다.


오히려 지나친 상상력이 현실을 곡해할 수도 있다.이런 면에서 보자면, 영화적 
상상력이 거꾸로 조폭들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비열한 
거리> 뿐만 아니라 수없이 쏟아지는 조폭 영화들이 조폭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조폭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더구나 이제 막 조직에 들어선 열혈 
조폭들에게 영화는 교과서가 되고 있는 것이다.시네마 키드가 조폭에도 없을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김헌식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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