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Play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CinemaPlay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a breeze)
날 짜 (Date): 2006년 8월 11일 금요일 오전 05시 33분 33초
제 목(Title): 김기덕...


이 보드 저기 위에 보면 '나쁜 남자'의 김기덕을 옹호하는 내 글이 있을 거다.
그러면서 나중에 본 '수취인불명'도 마지막 정리가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상당히 괜찮게 봤고... 
근데, 장동건을 출연시켜서 관심을 모았던 '해안선'부터 종반부로 갈수록
폭주시키는 영화 스타일도 별로 안다가오고, 독특한 관점으로 이야기를 풀어
가기는 하는데 "그래서 뭐 어쩌자고?"라는 질문을 하나 던져보면 바로 그
독특한 관점이 무의미해져버리기 일쑤라 영화들이 싱거워져버리더구만.

그나마 그 중 괜찮게 봤던 것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인데...
단지 주산지의 아름다움을 잘 부각시켰다는 점 때문이다. "그래서 어쩌자고?"
한마디 던져보고 -_-; 이렇게 되고, 도술 부리는 노승이 등장하는 것에
실소가 나더군.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하고 비교해 보면, 너무나
격이 낮은 영화인데, 뭐 모르는 서양애들 중에 흥미를 느낄만한 애들이
있기는 하겠다는 생각...
무슨 영화제에서 상 받았던가 하는 '사마리아' 보면서는 '주장하는 바가
김기덕이 원죠교제는 않는다는 거야? 신뢰하기 힘든데?' 하는 인간적인
부분의 의문이 먼저 떠올랐고... 역시 무슨 외국영화제에서 상 받았다는
'빈집'의 그림자놀이 보면서는 '아주 쌩쑈를 해라'라는 생각이...
이 영화들이 여전히 특이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는 점에서는
점수를 주고 싶지만 '그런 관점에 내가 왜 동의나 공감를 해줘야 하냐?'는
의문은 여전했다.

김기덕 영화가 비쥬얼이 좋다는데, 혼란스러운 이야기구조에다 적당한
비쥬얼을 풀어놓으면 괜찮게 생각하려는 서양 평론가들 눈에는 그게
좋게 보였는지 모르겠지만, 내 취향은 영 아니다. '올드보이'나 '조선
남녀상열지사:스캔들', '장화 홍련' 같은 영화의 미쟝센이 내 취향이라서...

이렇게 내가 보기에는 취향도 안맞고 뭔얘기를 하는지 공감도 안가는
영화를 생산해내는 김기덕이지만, 그래도 누군가 김기덕의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상영되도록 서명운동을 하자고 주장했을 때는 지지해줬다.
비록 내 취향은 아니지만, 우리 영화가 확보해야 할 다양성 중 하나라고는
여겼기 때문이다.

근데... 뭔 일로 난리인가 보다가 보니 어나니에 이런 글이 올랐더구만...

>.. 한국 관객의 비다양성을 개탄하며 한 인터뷰중에서..
>
>괴물의 성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한국 영화의 수준과 관객이 잘 만났다고 생각한다.
>이말을 부정적으로 해석하건 긍정적으로 해석하건..'

이 말을 나는 어떻게 해석하냐고? 한마디로 "지롤"이다. 영화감독이
영화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저것 밖에 안되냐?

나는 영화 '괴물'을 보지도 않았지만, 경향 정도는 알거든. 절정의
흥행영화와 균형잡힌 명작하고는 일치하는 법이 거의 없다는 것을...
물론 흥행영화도 한두가지 면에서는 괜찮은 면이 있다. 그러나 전체
적으로 봤을 때, 너무 잘 짜여진 영화는 기록적인 흥행을 하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다. 기록적인 흥행을 하는 영화는 잘 짜여진 명작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봐도 영화비 본전 생각은 안나게 만드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는 내가 알기론 지구상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김기덕이
자기 영화를 상영하고 싶어하는 나라 역시 이 점에서 다르지 않을 것이고,
이런 관점에서 관객의 수준을 비교할 수는 없다.

그리고, 나는 우리나라에서 흥행하는 영화들의 내용이 상당히 건전하다고
본다. 특히 미국 박스오피스하고 비교했을 때...
'가문의 영광'이나 '두사부일체' 류의 적당한 코메디에 폭력, 최루성
장면들 짜깁기한 영화들이 500만 이상씩 흥행할 때는 -_-; 이렇게 되기도
하지만, 흥행영화들에 이런 문제점 없는 나라가 어딨나?
지금 컴퓨터 사용환경이 열악해서 일일이 거론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
블록버스터의 시작이라는 '쉬리'에서부터 'JSA', '실미도', '태극기를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에 이르기까지... 세상에 보는 우리의
관점에 균형을 잡아주기 위한 문제제기를 하는 영화라는 거다. 심지어
이런 관점에서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는 '태극기를 휘날리며'조차도
미국에서는 역사에 대한 중도파적인 시각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김기덕의 저런 발언은 영화감독이면서 영화계에
대한 생각이 그렇게 짧냐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고, 세상을 보는 균형
잡힌 시각에 무지하다는 생각이 들며, 무식한 게 몇몇이 좋아해주니까
아주 내놓고 '지롤'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다른 사람들이 김기덕을 좋아해도 우리 영화의 다양성을 위해 만류하지는
않겠지만, 균형이 잘 잡힌 태도와 영화를 좋아하는 내 취향하고는
거리가 갈수록 멀어지는 것 같다.

......................................................................

                고이지 않고...  사로잡히지 않고...  가볍고 부드럽게...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