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ungNam ] in KIDS 글 쓴 이(By): janjaki ( 장자기) 날 짜 (Date): 2001년 9월 18일 화요일 오후 04시 33분 34초 제 목(Title): Re: 가을 하늘 '느리게사는즐거움' 어니 / 물푸레(도서출판) 지난달 말 러부와 나무와 만나기로 했다가 나무도 나오기 싫다고 하고 러부는 둘이 만나서 뭐하냐고 안나온다고 해서 2시간을 그냥 허비한 적이 있었다. 내 성격에 2시간을 그냥 허비한다...? 그러면 다음에는 그 사람들과 아예 연락도 안하고 당근 만나지도 않는다. 그때 2시간을 기다리면서 압구정동에 있는 현대백화점(?) 5층인가에 있는 서점에서 본 책이 저책이다. 그리고 아직 월급타지도 못했지만 친구에게 신용카드 빌려서 인터넷으로 저 책을 주문해버렸다. 한마디로 우리가 바쁘게 살면서 잊어버리는 것들, 그리고 느리게 산다는 즐거움을 말한 아주아주 단순하고 별 것 아닌 책이었다. 내가 저 책을 산 이유는 단 한가지이다. 그 책 중간에 나오는 단 한장의 만화때문이었다. 그 한장의 만화는 그 책값을 커버하고도 남을만큼 인상적이었으니까. 만화의 내용은 간단하다. 주인공 꼬마아이가 - 난 이 만화를 자주 보았음에도 만화 제목을 모른다 - 같이 붙어다니는 호랑이 - 난 이 호랑이를 볼때마다 인형인지 진짜 호랑이인지 모르겠다 - 에게 무엇이든 소원 한가지를 말해보라고 한다. 호랑이는 따뜻한 햇볕을 쬐며 풀밭에서 뒹굴거리는 - 아주 단순하고도 정말 별것 아닌 - 소원을 얘기한다. 그러자 소년은 흥분한다. 아니, 그따위가 소원이라고..? 돈, 명예, 권력... 이런 중요한 것을 놔두고 그게 소원이라고...? 그렇지만 바로 옆에서 풀밭에서 뒹굴거리며 행복해하는 호랑이를 보면서 자신의 주장이 이렇게 설득력이 없다니 하고 깨닫게 되는.. 한마디로 정말 단순한 내용이다. 푸른 하늘을 쳐다보면서 행복해할 수 있을때 행복해해야만 한다. 내가 내일 내 시력을 잃어버리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만일 내가 내일 시력을 잃어버린다면 나는 그대로 주저앉아 한탄만 하면서 허송세월을 보낼 것인가...? 물론 나는 성인군자가 아니기에, 실망도 하고 좌절도 할 것이다. 화도나고 욕도 나오고 자포자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절대 평생을!! 그렇게 살지는 않을 것이다. 내 스스로 한탄하고 자포자기한다고 누가 가련하게 여겨줄 것 같은가..? 처음 한두번이야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는 그들에게 짐이 될 뿐이다. 이 사실은 - 비록 서글픈 사실일지라도 - 바뀌지 않을 것이다. 결국 결론은 하나이다. 시력을 잃어버리기를 한탄하느니 어제 보았던 푸른 하늘을 기억하면서 미소를 짓는 것. '비관론자의 결론이 맞았다 하더라도 인생을 보람있고 행복하게 살았던 것은 낙관론자이다'라는 말처럼 내가 할 수 없는 일에 발목이 붙들려 한탄하느니 내가 할 수 있는일에 승부를 걸어보는 것. 그것이 인생에서의 용기가 아닐까...? PS. 가끔 나는 남들의 시선때문에 자신에 대해 남들의 시선으로 구체화시키는 경우를 보았고, 양자 모두 불행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 어떨때는 독단과 싸이코처럼 보일지라도 - 내 스스 로에 대해 내 관점으로 파악하려고 한다. 솔직히 내가 눈이 너정도로 생겼다면 나는 지금쯤 3처 4첩을 거느리고 살고 있었을꺼다. --; 가끔은 거울을 봐도 넘 아조씨틱하고 별로 잘생기지도 않았다는 생각을 해보기는 하지만, 그건 내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차라리 다른 무언가를 더 잘해서 그 단점을 커버하자는 것이 내 생각이고 여태까지는 그게 잘 들어맞았다고 해야 하나...? **********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다 사랑도 믿음도… 그리고 미움도, 나에겐 그랬다 - 이승환 "My Stor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