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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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김 천)
날 짜 (Date): 1996년04월16일(화) 19시13분42초 KST
제 목(Title): (퍼온글) 어느 할아버지의 임종 



    죽음을 앞둔 사람의 심정이란 어떤것일까요? 또는 죽음이후에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누구나 어린시절부터  한 두번 쯤은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우리는 죽었다 다시 살아났다는 사람들의 각양 각색의 경험을 통해 죽음이후의 

모습을 엿 볼 수도 있습니다. 검은 저승사자를 혹은 흰옷입은 천사를 보았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둡고 긴터널을 한없이 빨려들어가다가 혹은 더할 나위 없이 

아늑하고 환한 곳으 나는듯이 길을 가다가 돌아왔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참으로 

천차만별 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라면 누구나 영생을 이야기합니다. 씻을 수 없는 죄악 덩어리인

인간을 구원해 주시는 예수님을 믿으면  마음의 평안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항상 사랑하는 마음과 남을 위할줄아는 자세로 살아야한다고 합니다.

이 어찌 쉬운일일까요? 인간이라면 어느 누구도 피할수없는 육체적 죽음이라는 현실

앞에서 과연 우리는 이땅에서의 삶을 단 한번뿐이 아닌, 영원한 생명으로 갈 수 있는

과정이라고 당당하게 단정지을 수 있을 까요? 여러 사상과 종교들의 세계속에서 어

떻게 예수가 보여준 길 하나를 믿고 따를수 있을까요? 속된   말로 한번뿐인 인생 ,

확실하게 담보해줄 수 있는 보증수표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겨울이 거의 끝나가는 무렵, 저는 한 어르신의 임종을 지켜보아야했습니다. 조용

한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마지막 임종경만이 집안의 공기를 깨뜨리고 있었습니다. 

애를 태우는 가족들과 함께한 교우들의 간절한 바람속에서 베드로 할아버지는 

편안하게 눈을 감으셨을까요? 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분의 마지막

모습들을 통해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뿐입니다.
  
  베드로 할아버지를 처음 뵙게 된것은 당신의 아드님과 며느리를 통해서였습니다. 

아드님과 머느님이 구역 교리반을 통해 입교해서 겨자씨 회원이 됐고, 이에 교우들

의 가정방문이 계기가 된것입니다. 그 후 교리반에  나오신 적은 있지만 연세가 

연세이신지라 쑥스러우셨든지 계속 나오시지는 않으셨습니다. 불편해 하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적극적인 전도는 할 수 없었지만 인연이 닿아서 인지  가끔씩 

찾아뵐수 있었습니다.

   베드로 할아버지께서는 우리가 말하는 신앙생활은 거의 하지 않으셨던 셈입니다.

그러나 교리반에 나오길 권하시고  베드로라는 세례명을 지어주신 어느 신부님과 

수녀님을 끔찍히도 좋아하셨습니다. 신부님과 수녀님이 다른곳으로 소임을 

받고 옮겨가신 후에도 저와 함께 여든을 훨씬 넘기신 노구를 이끌고 기차여행까지 

불사하시며 만나러 다니시기도 했습니다. 저도 과분한 아낌을 입어 여러가지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당당한 체격에 흰 수염이 마치 도사처럼 멋지셨던 할아

버지는 본당에서 주최하는 사귐의 날 행사에 겨자씨회 야회 소풍은 물론 성지 

순례에도 함께 하셨습니다. 항상 "나는 무교야...." 하시면서도 아직 성당에 다니지 

않는 자녀들에게는 성당에 다니라고 권하셨습니다. 당신께서 성당에 나가지 못하는 

것은 팔십년이 훨씬 넘는 세월을 살아오시면서 가지셨던 고정 관념의 영향에서 

였을 까요? 그러나 조금씩 변하시는 할아버님의 모습 속에서 저는 이미 당신이 

마음속으로 하는님을 받아들이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늘 정정한 모습에 건강하시던 할아버지는 올해 여든 여덟번째 생일을 

맞으실 차례이지만 갑자기 몸이 약해지셨습니다. 병원에 입원하시고 주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워낙 노구 이신지라 점점 더 심해지셔서 중환자실로 옮기시기도 

했습니다. 돌아가시기 하루전, 그래도 회생이 어렵게 되자 세례성사를 

받으셨습니다. 당신께서 좋아하시던 신부님과 수년님도 만나고 나시자 "이젠 집에 

가야지" 하시며 집에 오시어 집안을 한바퀴 둘러 보시더니 방으로 들어가 

누우셨습니다. 여러 자녀들을 불러 아들과 며느리를 서로 손잡게 하시더니 그 위에

가만히 당신의 손을 얹으시고 말씀을 하지 못하셨습니다. 우리들이 "사이좋게 

살라구요?" 하고 말씀드리니까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가족간의 화목을 당부하신 할아버지는 아들과 며느리, 딸과 사위들 그리고 여러 

손주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그리고 성경말씀과 임종경을 들으시면서 편안히 눈을 

감으셨습니다. 입관할때 제가 만져본 할아버지의 얼굴과 몸은 어쩌면 그렇게도 

아름다우셨는지. 이제 할아버지를 보내고 생각하니 지금이라도 당신께서 저의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시며 다가오시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무릇 사람의 임종을 보면 그 사람 생전의 삶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남을 

속이지 않고 늘 사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산 사람은 임종때의 모습도 아름다울 

것입니다. 우리는 죽음앞에 직면해 있지만 늘 모르는 척 살아갑니다. 때로는 

자신을 속이고 우리를 사랑해 주시는 예수님의 사랑까지도 속입니다. 겉으로 

그분을 믿고 따른다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끊임없이 의심하고 서로 미워하며 쉬지 

않고 다투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성당에 나오시지는 않으셨지만 따뜻한 사랑을 보여주신 분이 계십니다. 

베드로 할아버지는 가셨지만 저는 그분 속에서 또하나의 예수님을 발견한 것 

같습니다. 죽음이라는 공포 앞에서 우리를 구원해주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말입니다. 그래요, 희망이랄까? 우리는 때모를 죽음 앞에 직면해 살지만, 또  가끔 

남들의 임종을 지켜보며 살아야 하지만 그분을 통해 우리는 다시 태어 납니다.
 


                                           _김 진 영      다 니 엘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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