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안식일빵) 날 짜 (Date): 1996년02월09일(금) 12시57분38초 KST 제 목(Title): [ 안식일의 빵 ] <가이드포스트 - by Bert Clompus > 어린 시절의 나에게 금요일은 항상 특별한 날이었다. 그날은 바로 어머니가 안식일에 먹을 빵을 굽는 날이었다. 손가락을 놀리면서 반죽하는 방법이나 그 밀가루 반죽들을 빵 모양으로 만들어 팬 속에 채워 넣는 모습들은 다소 신비 스러울 지경이었다. 나에겐 어머니가 빵을 굽는 것이 마치 기도를 하는 것 처 럼 보였다. 금요일이 되면 나는 학교에서 달려와 부엌 주위를 맴돌며 밀가루 반죽들이 노릇노릇한 빵으로 구워지며 풍기는 향긋한 냄새를 맡았다. 그러던 어느 금요 일, 아치 모양에, 법랑 칠이 되어 있는 철문이 달린 어머니의 구식 가스 오븐 을 가리키며 물어 보았다. "엄마, 제가 물론 냄새를 맡을 수는 있지만, 저 오 븐안에 진짜 빵이 들어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지요?" 어머니는 조금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얘야, 그렇게 어려운 질문을 하는 걸 보니 네가 벌써 많이 컸나 보구나." 눈동자를 반짝이면서 어머니는 말을 이어갔다. "그렇지만 얘야, 이건 믿음의 문제란다. 우리들이 주님을 믿 는 것처럼 말이지. 주님 역시 네 눈으로 볼 순 없지만 너를 지켜 주시고 사랑 하신다는 걸 믿고 있잖니." 그 이후 주님의 사랑을 알게 된 금요일이 왔다. 그 당시 아버지는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지경에 처해 있었다. 우리 가족은 가스 사용료를 지불하지 못 했기 때문에 가스 공급을 차단하기 위해 가스공이 우리 집으로 출장을 나와 있었다. 오븐을 열어 아직 구워지지도 않은 채 반짝이는 두 개의 팬위에 올려 져 있는 밀가루 반죽들을 가스공에게 보여 주는 일이 어머니로서는 아주 부끄 러운 일이라는 것을 난 잘 알고 있었다. "저희 식구들이 안식일에 빵을 먹을 수 있도록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어머니가 부탁했다. 가스공은 고개를 떨구며 "그러죠, 부인" 하고 말꼬리를 흐렸다. 얼굴이 붉어 진 가스공은 부엌을 나가 자신의 트럭에서 우리들을 기다려 주었다. 한 시간쯤 지나자 가스공은 집으로 다시 들어와 지하실로 내려갔다. 가스공 은 가스를 막은후 올라와 어머니에게 청구서를 건네며 미안한 듯 말했다. "이 걸 받으세요. 가스 대금을 지불하시면 제가 다시 와서 틀어 드리겠어요." 어머니는 그 청구서를 조심스럽게 접어 앞치마 주머니에 넣으며 말했다. "저 도 드릴 것이 있어요." 그리곤 깨끗이 포장한 꾸러미 하나를 그에게 주었다. 그것은 바로 방금 전에 구운 따뜻한 빵이었다. 그의 얼굴이 밝아졌다. "감사합니다. 주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길." 그는 밖 으로 나가며 말했다. 그나마 그 가스공의 따뜻한 배려가 우리 가족의 불행한 금요일을 그런 대로 견딜 만하게 해주었다. 하지만, 또 다른 우울한 금요일이 그 이후 일 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찾아 왔다. 그날 나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 "몰리, 내 말을 들어. 그건 당신 생각일 뿐이야. 당신 몸에는 이상이 없다고 ." 아버지가 화를 냈다. "여보, 잘 들어요. 이 병은 진짜예요. 당신은 그걸 받아들여야만 해요. 내 몸엔 이상이 있어요." 어머니가 단호히 말했다. 몇 달 전 어머니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었다. 의사는 어머니가 희귀한 종류 의 암에 걸렸다고 진단했고, 아버지는 그 의사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며 그 의사에게 직접 그렇게 말했다. "보라고, 당신은 여전히 아름다워! 몸무게도 전혀 줄지 않았잖아! " 아버지 가 소리쳤다. 어머니는 눈을 가리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제발 그만해요, 여보. 제가 암이 라는 사실을 당신은 받아들여야만 해요. 그리고 그게 바로 현실이에요." 아버지가 어머니를 팔로 감싸 안는 모습이 보였다. 나 또한 울고 있었기 때 문에 아버지가 내 쪽으로 와서 나를 안아 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는 오직 어머니만이 아버지의 세계에 있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어 머니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심각하지 않아. 단지 독감이나 뭐 그런 걸 거야." 어머니는 눈물을 머금고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어머니의 눈 속에 비친 그 사랑의 모습은 메마 른 겨울 밤의 보름달보다도 더 밝게 빛났다. 그리고 어머니는 내가 평생 잊지 못할 말을 했다. "여보, 나를 보호하려고 할 필요 없어요. 나는 지금 주님의 보호를 받고 있 는걸요." 아버지는 울음을 참으려고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하지만 눈물은 아버지의 볼을 타고 계속 흘러내렸다. "당신 말이 맞아." 마침내 아버지는 어머니의 말을 인정했다. 그 후 오래지 않아 생애에서 가장 불행했던 금요일이 찾아왔다. 어머니는 그 날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갔다.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어머니를 보며 말을 하고 싶었지만 어머니는 그럴 수가 없었다. 나는 내가 어머니를 얼마나 사랑 하는지를 말하고 싶었지만 어머니는 들을 수가 없었다. 단지 어머니의 손만이 여전히 어머니가 살아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어머니의 손은 밀가루를 반죽하고, 반죽들을 빵 모양으로 만들듯이 움직이고 있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