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parsec ( 먼 소 류 ) 날 짜 (Date): 2005년 7월 13일 수요일 오후 12시 54분 29초 제 목(Title): Re: 예수는 신화다. "예수는 신화다"는 일단 기독교가 기존의 종교를 심각하게 표절했다는 증거를 풍부하게 제공해 주고 있다는 면에서 일독을 요하는 것 같고, 종교학적인 면에서 보자면 "황금가지"를 비롯하여 그 이후에 나온 몇권의 문화인류학적인 보고서들을 읽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표절과 차용이 어떻게 가능했고 일견 이질적이고 적대적인 문화 사이에 비슷한 종교가 널리 퍼질 수 있었는지는 단순한 문화적 차용이라고 보기엔 더 심각하고 본질적인 이유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 이유를 Rene' Girard의 "폭력과 성스러움(la Violence et le Sacre', Violence and the Sacred) 에서는 "폭력", 정확히는 "폭력의 전염에 대한 공포"라고 합니다. 비슷한 희생제의가 널리 퍼지고, 희생제의를 기반으로 하는 종교에서 항상 "악의 축"을 찾아 헤메는 이유도 납득이 될 것 같습니다. 초월적 권위에 바탕을 둔 사법제도 덕택에 현대인들은 실감하지 못하는, 사회 전체를 궤멸시킬 수도 있는 복수의 소용돌이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고대인들은 모든 책임을 전가하여 분쟁을 종식시킬 희생양을 원했다고 하는 논지로 신화와 제의, 비극 등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번역이 썩 매끄럽진 않지만 주의깊게 읽으면 혼동을 일으킬 정도는 아닙니다. 아직 초반부만 조금 읽어본 상태지만 올 해 가장 가치있는 문화인류학/종교학 관련 독서가 될 것 같습니다. *-------------------------------------------------------* The light that burns twice as bright burns half as long. And you have burned so very very brightly, ... -- Tyrell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