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kimsh (CHEN) 날 짜 (Date): 1994년08월31일(수) 18시32분11초 KDT 제 목(Title): 동양학이 사탄이라니.... 어이가 없군요. 요즈음 말세라면서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는 말세에 대한 징후에 대해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 징후들 중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악마주의 음악입니다. 특히 뉴에이지 음악이나 록음악이 공격의 대상이 됩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 이러한 음악들은 상업주의에 근거한 계산에서 탄생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을 악마주의라고 부르는 것은 부적절한 것 같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이후 말세를 부르짖었던 시대는 많이 있었습니다. 옛날 중세의 서양에서는 몽고족이 침입해 오자 이들을 악마로 보고 세상이 끝날 것이로 내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심한 천재지변이 일어나거나 흑사병 따위의 질병, 그리고 전쟁이 빈발할 때에도 어김없이 말세론이 일어났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아직 망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를 포함한 기독교인들은 지금을 말세로 규정하고 오늘날 유행하는 저급의 문화를 악마주의로 단정하는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만 그러한 문화가 존재했던 것은 아닙니다. 또 오늘날에만 특별히 그러한 문화가 횡행한다고 보는 것은 잘못입니다. 어느 시대에도 음란한 음악과 저속한 문화는 있었습니다. 기독교 사회였던 서양에서도 그러한 문화적 타락은 한때 온 유럽을 덮을 정도였습니다. 뉴에이지 음악이나 록음악의 악마적 경향은그 음악을 작곡하는 사람들이 악마주의자이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대중음악의 특성을 잘 이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런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 도덕적인 것, 건전한 것만을 추구하다가는 대중들로 부터 소외받기 십상입니다. 일상생활에 지친 대중들을 광란시키고 자신들의 이름을 날리기 위해서는 그러한 상식밖이고 기상천외한 발상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뉴에이지 음악이건 록음악이건 그러한 음악을 즐기는 일정한 계층이 존재합니다. 비록 유행하고 있다고 할 지라도 그 음악을 즐기는 계층은 얼마되지 않습니다. 일전에 반젤리스의 666이라는 테잎을 조금 들어본 일이 있는데 생각과는 달리 별 볼일 없는 멜로디에 불과했습니다. 제가 이 음악에서 느꼈던 것은 서구식 상업주의 이상은 아닙니다. 적어도 그들의 음악은 대부분 악마주의로 불릴만한 음악성이나 깊이를 담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뭐 앞서 CONVEX님(감사드립니다.)이 올리신 글중에 가장 기분 나빴던 것은 윤회사상을 악마주의라고 부른 것입니다. 동양의 고전에 관심이 많은 저에게는 정말 어이가 없는 이야기 였습니다. 그 글대로 윤회사상에 빠져 책임감 없이 살아가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이 사람들더러 멋대로 살라고 그러한 이야기를 했다는 것입니까? 그 근본정신을 잘 파악하지 않고 그 문제점만을 전부인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은 정말 기독교인들이 버려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이 그러한 말씀을 한 것은 세상사람들이 자신들의 욕심 때문에 서로 싸우고 파멸하는 것을 안타까워하여 세상은 돌고 도는 것이니 욕심을 버리고 정직하게 살아가라고 그런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죄에 물들은 세상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 내려 오셨습니다. 하지만 '예수를 믿으면 구원을 얻는다'는 그 말 때문에 잘못을 범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구원을 받았기 때문에 자신의 할 일을 게을리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이런 사람들이 생겨난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잘못입니까?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잘 못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러한 병폐가 생겨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윤회사상의 근본정신을 모르고 잘 못 받아들인 사람들의 문제점으로 윤회사상을 악마주의라고 비판해서는 안됩니다. 불교를 옹호하기 위해 이런 글은 쓴 것은 아닙니다. 기독교인들의 지나치게 독선적인 경향을 비판하기 위해 쓴 것입니다. 유학사상이나 불교 모두 동양에서 수천년간 받들어져 온 사상입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사상이 명멸하였지만 공자나 부처와 같은 사람들이 존경받고 그들의 사상이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그만큼 그들의 사상이 탁월하였기 때문입니다. 다만 인간이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와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공자님은 골육상쟁과 하극상이 빈번히 일어났던 춘추시대를 개탄하며 평화로왔던 주나라 초기의 소강시대(주공의 시대)처럼 신분질서가 엄격하고 사람간에 예의가 두터웠던 사회를 만들고자 한 것입니다. 결코 유학이란 중국작가 노신의 말처럼 식인예교가 아닙니다. 부처님은 사람들이 세상삶에서 늙고 병들고 죽는 것과 같은 고통을 받는 것을 안타까와하며 그러한 고통을 잊기 위해 자신의 깨달음을 설파한 것입니다. 비록 방법은 다를지언정 예날 성인들의 사상에는 깊은 인간애가 서려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사상이 악마주의라니..... 우리는 올바른 믿음과 광신은 구별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사상이 우리와 틀리다고 배척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입니다. 기독교가 으뜸종교가 되려면 이들의 사상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여 악마주의라고 몰아 붙이지 말고 오히려 통합할 수 있어야 합니다.(이 구절 오해하지 말것. 짬뽕을 만들자는 말이 결코 아님) 어떤 음악은 악마음악이네 어떤 사상은 악마주의네 하고 따지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맙시다. 기독교인의 할 일은 세상을 비판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개혁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들의 문제점부터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과연 다른 사람들을 비난해도 충분할 만큼 완전합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