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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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child (:: 아리 ::)
날 짜 (Date): 2003년 3월 25일 화요일 오후 09시 33분 05초
제 목(Title): Re: 아, 정말 답답하네..




 파섹님이 말씀하신 것 그대로입니다. 저한테 굳이 확인하실 필요도 

없이 이 부분에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다면 파섹님이 말씀하신 것을

당연히 떠올리게 됩니다. 

 아참, 그리고 저한테 한 메일 중에, 제가 고대 마약은 현대 마약과

틀리다고 지적했더니, 마약 먹으면 환각상태가 되는 것은 경험상

알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지적하셨는데, 그건 정말 무식한 말씀입니다.

 어떤 것을 '환각'이라고 지칭하려면 '환각'이라는 개념구별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RNB님이 기도 중에 예수님이 짠 나타났을 때, RNB님이야 오오~하시

겠지만, 비기독교인들은 그걸 보고 RNB님이 '환각'을 봤다고 할 겁니다.

 이것은 비기독교인들의 경우, 실제로 예수님이 짠 나타날 수는 없다는

관념에 기초합니다. 비슷하게 마약을 먹었을 때 눈 앞에 보이는 것이 '환각'이

라고 인식하려면, 물질적 약을 먹으면 몸에 영향을 주어 헛것이 보일 수도 있

다는 일종의 기계적 물질적 사고개념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마약을

먹었을 때 생기는 감각이 일종의 물리적인 효과이며, 따라서 '환각'에 불과하다

는 사고를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고대인들의 경우, 이러한 개념이 미약했습니다. 고대인들의 경우는

보이는 것이 곧 존재하는 것에 가까웠습니다. 예를 들면, 현대인들은 마약에

의한 환각을 '환각'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고대인들은 '아, 성스러운 풀을 

먹으니까 영력이 급상승, 세상의 많은 정령들과 대화가 되더라'식으로 인식

했다는 것이죠.

 즉, 마약으로 인한 감각이 실재냐 실재가 아닌 환각에 불과한 것이냐에

고대인들의 생각은 달랐던 것입니다.

 또 다르게 설명하면, 따끈한 봄날 아지랭이로 인해 요상한 모습이 떠올랐을 때

RNB님은 그걸 아지랭이로 인한 착란으로 평가할 것입니다. 그 이유는 그것이

착란이어서가 아니라, 아지랭이에 의해서 그럴 수 있다는 물리적 지식, 또는

현대과학의 물리적 사고 기반 위에서 '이상한 것'은 대부분 실재가 아닌 착각

으로 치부하게 되는 성향 등등 때문입니다. 반면 고대인들의 경우에는 그것을

있는 그대로의 신의 현현이나 불가사의한 힘이 이뤄낸 것으로 인식했습니다.

 다시 말해 마약으로 인한 환상을 '환각'이라고 하는 것은 RNB님 같은, 고대인

을 넘어선 관념 체계에서나 가능한 일인 것입니다. 고대인에게 그 환상은

'환각'이 아니라, 마약의 도움으로 마주치게 된 '실재'였습니다.

 또 설명을 해버리고 말았는데, 중근동의 고대인들이 어떤 사고 체계를 가지고

살았는지는,

'The intellectual Adventure of Ancient Man'

H. And H. A. Frankfort, John A. Wilson, Thorkild jacobsen 저

를 참고해보세요. 그 안에 멋진 귀절이 있습니다.

"세계에 관한 현대인과 고대인의 태도에서 근본적인 차이는 바로 이것이다.

현대의 과학적인 인간에게 현상 세계는 '그것(It)'이지만, 고대인에게

현상 세계는 '당신(Thou)'이다."

 이 말을 빌면, RNB님에게는 마약(It)에 의한 환각(It)이지만, 고대인에게

는 성스러운 풀님(Thou)의 도움에 의한 다른 존재(Thou)였습니다.








        난 끊임없이 누군가를 찾는다.            
                                                metheus@iname.com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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