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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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죄인) <magicall2.dacom.> 
날 짜 (Date): 2000년 11월 13일 월요일 오전 03시 08분 43초
제 목(Title): Re: 선천적/후천적 동성애


라임라이트님 글을 좋아하고 열심히 읽는 아이디없는 게스트입니다. 얼굴도 
모르고 인터넷을 통해 글로만 만나지만 글 읽다 보면 글쓴이가 어떤 마음을 가진 
사람인지 다 느껴지지 않습니까. 저는 지금껏 라임라이트님이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는 것을 님의 글 속에서 느껴 왔습니다. 키즈 몇 년에 글은 얼마전 기독교 
보드에 딱 한 번 썼습니다. 그런 제가 너무 답답해서 글 씁니다. 저요? 
동성애자입니다. 언제부터 동성애를 했냐고요? 성적 문란이 먼저냐고요 아니면 
동성애가 먼저냐고요?

다른 건 모르겠고, 초등학교(그때는 국민학교) 입학식날  제 눈길
을 끌었던 아이가 지금도 생각납니다. 옆반 아이였는데, 그 뒤로
1년쯤 뒤 제가 전학을 가는 바람에 이름을 알수도 없었고 누군지
지금 만나도 생각도 안날 겁니다. 그래도 그때 그 아이의 옆모습
만은 지금까지 생생합니다. 얼굴이 희고 시골 학교에서 보기 힘
든 귀티가 흘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어릴 때 좀 덜떨어지는 아
이여서인지 아버지 직장 때문에 일년이 멀다하고 이사를 다녀서
인지 더 어릴적 기억은 그리 많이 갖고 있지 않습니다. 대충 기
억이 시작되는 시기는 추운 겨울 어느날 입학식을 하면서 학교에
들어가고 부터입니다. 그런 제가 최초로 기억하는 선명한 화면이
누군지도 모르는 한 남자 아이의 너무나 멋진 옆얼굴입니다. 그
아이가 실제로 잘 생겼었느냐 하면 별로 그렇지도 않았겠죠. 저
는 키가 작아서 앞에서 몇째줄에 섰을텐데, 그런 저의 눈에 들어
오려면 그 애 역시 별로 키도 크진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집안
형편상 유치원이고 뭐고도 없이 집안에서 어린 동생들과 놀던 제
가 처음 학교라는 곳에 갔을 때, 운동장 하나 가득한 아이들(실
은 사내 아이들)을 보고 어린 마음에 놀라고 감동했으리라 지금
은 추측 합니다. 그리고 그중 어떤 아이가 우연히 제 눈에 들어
왔을 것입니다. 화석처럼 그 화면이 제 머릿 속에 아직까지 박혀
있는것일테고요.

일곱 살 나이에 가장 인상적인 기억이 동성인 남자 아이와의 스
쳐지나가는 만남이었던 제 운명은 그뒤로 어쩔수없이 꼬여갑니
다. 이 나이 이때까지 여자를 사랑하지 못하게 된거죠. 저는 성격
상 체제에 순응하는 편이라 남들이 정상이라고 말하는대로 여자
를 사랑해보려고 노력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실패 끝
에 이제는 포기했죠. 저는 원래 이렇게 생겨먹은 것이라 *후천적
*인 노력으로는 어쩔 수없다는 것을 깨닫는데 너무 오래 걸렸습
니다. 아마 왠만한 동성애자들 중에서 저처럼 노력해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겁니다. 그저 제 소원은 라임라이트님 주장대로 동성
애가 성적으로 만족해보려고 문란한 생활을 하다가 후천적으로
생기는 것이었으면 하는 겁니다. 문제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
현세에서는 이룰 수 없는 *염원*에 불과하다는 것이죠. 저는 지
금 이십대 중반인데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여자와 잠자리
를 같이하지 못했죠. 여자들이 좋아할 희귀한 숫총각입니다만, 사
랑은커녕 밋밋한 느낌만 드는 여자와는 곧죽어도 못하겠는걸 어
쩝니까.
일곱 살 나이에 옆반 아이를 보고 혼자 연모의 마음을 품었던 아
이, 이십대 중반까지 남들이 다 말하는 운우의 정이라는 것도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어보지 못한 청년, 성적 문란을 찾아
스스로 동성애자가 되는 것이라면 저와 제가 아는 수많은 (저와
같은) 동성애자들은 동성애자가 아니고 다 허깨비가 되는 것인가
요. 라임라이트님께서 떠도는 소문을 많이 알고 있고 그래서 동
성애가 후천적인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부디 더 많은
근거를 모으시고 확고한 이론을 개발하셔서 저같은 사람도 구제
해주시길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어디서 어떤 과정을 거쳐 후천적
인 형질이 발현되었는지를 알려주시고 어떻게 하면 그 후천적 변
화를 제자리로 돌려놓을수 있는지도 꼭 알려주십시오.

동성애자가 아니면 동성애에 대해서 말씀하실 때는 부디 주의해
주십시오. 적어도 주위에 님께 커밍아웃할 수 있는 동성애자 친
구들은 몇 있고 그들과 허심탄회하게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를 나
눌수 있을 때 나도 조심스럽게 동성애에 대해서 발언을 시작한다
는 그런 마음가짐이시라면 아마도 저희들에게 상처는 주시지 않
을겁니다. 제가 님의 친구라면 절대 커밍아웃 못할 것 같군요. 후
장에 가해지는 성적 자극이 짜릿해서 동성과의 문란한 성파티를
즐기며 사회 기강을 혼란케하는 변태로 보실 것 같아서. 항상 이
성적이고 옳은 말씀 많이 하시는 라임라이트님마저 어쩔 수 없이
편견에 사로잡히신 것을 보면 한 *선천적* 동성애자는 그저 슬플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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