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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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daemul ( 大 物)
날 짜 (Date): 2000년 9월 24일 일요일 오전 01시 58분 34초
제 목(Title): Re: 강아지와 인간과 하나님



관념과 관념이 지칭하는 대상의 실재성은 다르다,라는 지적을 해주셨군요.
과연 그럴까요?

가령 성경을 예로 들어봅시다.
성경이라는 관념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관념이 지칭하는 대상이 있구요.
성경이라는 관념과 그 대상이 분리가 될 수 있을까요?

성경이 과연 기독교 서점이나 교회에서 구할 수 있는 종이로 된 두꺼운 책만을 
의미할까요? 전세계 사람들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성경에 대한 관념(이미지) 없이 
단지 책만을 분리시켜 성경이라고 할 수가 있을까요? 


만일 관념과 관념이 지칭하는 대상이 엄밀하게 분리될 수 있다면 우리는 이러한 
것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야훼는 실재한다", 또는 "야훼는 실재하지 않는다."

위의 두 명제 중 하나를 선택하고, 그것을 주장하는 경우에 있어서 우리는 대상에 
대한 주장을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자신의 믿음을 주장하는 것일까요? '야훼'라는 
단어가 가리키는 대상은 관념이 아니라 대상이겠지만, 위의 문장 자체는 관념을 
지칭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실재의 여부가 주장하는 자에 의해 객관적으로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잠정적으로 사실이 아닌, 의견으로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러한 상황이 있습니다.

갑 : "야훼는 실재한다"
을 : "그것을 객관적으로 증명해보라."
갑 : "야훼가 실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증명해보라."

여기서 갑,을은 엄밀한 의미에서 자신들이 모르는 어떤 것에 대한 주관적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객관적인 증명이 가능하다면 이야기는 종결됩니다.

야훼가 실재하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증명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믿음의 차원이 
아니라 사실에 대한 앎의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반대논리에 의해 자신의 입장이 
정당화되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두 입장 모두 불가지론으로 종결됩니다.


결론적으로, 야훼라는 관념이 지칭하는 대상에 대해서는 알 수 없으며 야훼라는 
관념은 실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야훼는 실재하지 않는다'는 관념 또한 
실재하는 것이죠. 실재하는 두 관념의 충돌-논의는 무의미하지 않습니다. 다만 
상대방을 납득시키고, 자신까지 납득시킬만한 객관적 증명을 할 수 없을 뿐입니다.

따라서 기독교 보드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논의는  한마디로 '주관의 충돌'입니다. 
그것은 쌍방향 모두 자신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는 '사실'로 인해 
주관임이 분명해집니다. 그것을 인정할 때, 논의는 유의미성을 회복합니다.
감정이나 신념의 차원이 아닌 이성의 차원으로 더나아간다면 논의의 논리적인 
결말은 불가지론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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