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ca (----용----) 날 짜 (Date): 2000년 8월 18일 금요일 오후 11시 54분 37초 제 목(Title): Re: [q] 한국에서 개신교의 인기비결. '개신교의 인기비결'이라? 저도 생각이 짧은 탓에 그냥 끼어드는 정도가 될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명색이 '신학석사'이니 한 번 끼어들어 보려 합니다. 그런데 사실 질문을 '개신교의 인기비결'이라고 하면, 거기에 관해서 과연 정답이 나올 수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하나의 사회현상이라는 게 워낙 다양한 시각과 이유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니까... 그래서 저의 글은 '개신교의 인기비결'이라기보다는, '개신교 인기(?)현상에서 우리가 읽어낼 수 있는 한국 사회의 모습' 정도로,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에게는 이 thread의 의견 중에서, limelite님의 의견이 가장 설득력 있었습니다) 먼저 이 이야기를 위해서 전제되어야 할 것은, 한국 개신교의 본격적인 성장은 1960년대 이후라는 사실입니다. (196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국 개신교의 신도수가 100만 단위를 안 넘겼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개신교의 성장은, 1960년대 이후 한국 사회에서 본격적으로 전개된, '산업화'와 '도시화'의 과정과 긴밀히 연관을 맺고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산업화'와 '도시화'는 한 마디로 말해서 '뿌리 잃은 사람들'을 많이 생산합니다. 아니, 흔히 말하는 '구한말' 이후의 한국 역사는, 사실은 '뿌리 잃은 사람들'을 계속 생산해 내는 역사이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분단과 한국전쟁을 거친 1960년대 이후의, 본격적인 '산업화'와 '도시화'야말로, 한국 사회를 전반적으로 '뿌리 잃은 사람들'의 사회로 만드는 데 큰 공헌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뿌리 잃은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채워 줄 그 무엇인가를 찾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 무엇인가'가 '개신교'가 되었다는 게 '개신교 성장'의 한 이유겠지요. 그럼 왜 하필 '개신교'냐라는 질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는데.... 여기서는 세 가지 정도의 이야기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는 (limelite님의 지적도 있었지만) 해방 후 한국 사회의 중심 지향이 '근대화'라는 점에서, (특히 '산업화'와 '도시화'는 가장 전형적인 '근대화'의 모습이지요) 가장 '근대적인 종교'로 보이던 '개신교'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점일 겁니다. 둘째는 (첫째와도 연관되는데) 한국 정부의 종교정책의 문제도 있으리라 보입니다. 사실 일제 시대에만 해도 천도교나 다른 '민족종교'의 교세가, 개신교 못지 않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해방 후 한국 정부의 종교정책은, 명백히 '개신교 편향적'이었음은 분명하다고 보입니다. (군대 종교 지도자가 가장 먼저 등장한 종교가 개신교지요) 물론, 이런 종교정책의 편향성은 '근대화' 이데올로기와도 밀접한 관련을 맺겠고, 이승만 같은 정책주체의 개인적인 성향과도 관련이 있겠지요. 그리고 이런 종교정책도 역시 '환경' 이상을 제공하지는 못할 겁니다. 세째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종교조직'에 관한 것입니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알고 있기로 한국 종교 중에, 개신교만큼 '신도 조직화'에 적극적인 종교가 없거든요. 그러니 앞에서 말씀드렸던 '뿌리 잃은 사람들'의 정체성을 채워 주는 데, 그러한 적극적인 '조직화'의 위력이 컸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현재의 제 생각은 이 정도입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세상을 꿈꾸며] 우리도 살아가고 하나님도 살아가고. SCA!----http://www.hanbaik.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