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lime) <211.108.154.158> 날 짜 (Date): 2000년 8월 18일 금요일 오전 12시 34분 27초 제 목(Title): Re: [q] 한국에서 개신교의 인기비결. (이 글은 도니님 혹은 스칼라님 글과는 관계 없음 ^^) 제가 보기에는 서너가지 정도 중요한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교조적 믿음이 유포될 근본이 잘 마련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전통적으로 유교적 질서에 대한 교조적 믿음 면에서 약하지 않았지요. 전에 우리나라 개신교도들이 성경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지하철 같은 데서도 보면, 성경책 펴 놓고 열심히 줄 그어 가면서 공부하는 아주머니 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 모습에서 뭔가 연상되는 것이 있지 않을까요? 전통적인 지배 이데올로기가 교조적 믿음에 근거한 것이었고, 민간에서는 기복적인 성향으로 불교가 자리 잡고 있었으니, 마련된 토대 위에 시대가 변하면서 기독교가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둘째는, 기독교가 '서구'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것처럼 앞선 종교처럼 보였을 것이라는 점이고요. 이건 식민지 경험이 있는 국가들에서 일반적으로 보여지는 양상 같네요. 우리나라는 직접 서구의 식민지는 아니었지만, 식민지 경험은 앞선 서구 문화를 갈망하게 했겠고, 기독교가 주는 앞선 종교라는 인상은 우리 나라에서는 80년대 초반까지 계속 유효했다고 생각됩니다. 세째로 식민지와 독재 같은 정치적 상황의 영향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쉬운 말로 사회가 혼란하면 이상한 성격의 종교가 횡횡한다는 의미이고, 억압의 시절 그 억압을 의식적으로 이해하건 무의식적으로 느끼건, 일반인들이 억압의 상황에 대한 도피처로 종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거기에 우리나라 독재정권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기독교를 옹호했었지요. 위에 교회가서 어울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이것도 크게 보면 결국 억압의 상황에서 단절된 인간관계를 해소하는데 종교가 이용되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네째는 사회적 무지... 물론, 종교를 믿는 것이 곧 무지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위에도 지적이 있듯이 배타적이고 기복적인 성격의 믿음이 광범위하게 퍼지는 것은 사회 전반적인 의식수준의 낮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또 현세에도 여러 사회를 볼 때, 그 사회구성원의 무지도가 높을 때 그 사회에는 자기중심적이고 배타적인 세계관과 의식이 강했거든요. (기복적 성격도 결국 자기 중심적 세계관의 한 부분으로 해석할 수 있겠고요)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정확히는 개신교를 믿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개신교를 믿는 방식, 그 배타성과 기복성에서 문제가 있는 것이지요. 이런 요소들이 상호 영향을 주면서,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배타적이고 기복적인 성격의 믿음이 광적으로 유포된 것으로 생각되는군요. (어느 것 하나 개신교 쪽에서 인정하고 싶은 것은 없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