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2000년 8월 9일 수요일 오후 02시 07분 54초 제 목(Title): Re: 기독교 욕하는 것. > 기독교가 폭력을 행사한 것과 기독교를 믿는다고 하는 사람들이 폭력을 > 행사하는 것과 동일한 의미로 보아야 하는가?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크게 다를 것도 없지. 기독교인들이 사사로운 문제 때문에 주먹다짐을 했다면 그것은 기독교의 폭력이 아니라 기독교인의 폭력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위에 다른 분들께서 열거하신 것들 중에는 '신앙에 관한' 싸움질이 적지 않고 그것은 기독교의 폭력이라고 말해도 크게 잘못은 아닐 거 같다. 설마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자행된 폭력 - 노아의 홍수, 갈대바다에서 이집트군 몰살시키기, 죄없는 욥의 자녀들 죽이기(내기의 차원에서)등 야훼가 직접 저지른 살인들 - 만을 기독교의 폭력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더우기, 신앙에 대한 싸움이 아니더라도 역시 기독교의 폭력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 다른 요소들이 있어. 코소보? 북아일랜드? 어느 편을 보더라도 '순수한' 신앙 차원의 분쟁이 아닌 것은 분명해. 그렇지만 이 상황에서 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채 오히려 폭력에 호소하는 사람들의 본성을 자극 고무하는 교회는 비록 그 교회가 공식적으로 폭력적인 분쟁에 반대한다 하더라도 폭력 사태에 책임이 있는 거지. 교회란 게 뭐야? 각자 흩어져서 평화롭게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을 모이게 만들고,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끝없이 반성하고 성찰해야 할 사람들에게 섣부른 '확신'을 심어 주고, 수준 이하의 도덕관을 가진 사람들을 이끌어주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선과 악을 의인화하여 악 - 이라기보다는 악을 표상하는 의인화된 사탄 - 에 대한 적개심과 공포를 부채질하고, 때때로 세속 권력과 결탁하고, 포용할 수도 있는 문제에 대해서 절대 가치와 절대 기준을 세워 분쟁을 불러 일으키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 폭력을 생산하고 있는 주인공이 교회 아닌감? 당연히 '아니다'라고 항변하겠지. 마음의 안식을 얻고 자신을 발견하고 내세에 대한 희망을 갖고... 너에게는 분명히 그것이 신앙의 목적일 거다. 그렇지만 싸우고 단군상 목자르기 위해 종교를 갖는 사람도 분명히 있어. 말하자면 수다를 떨기 위해 종교를 갖는 아줌마도 있고 이성을 만나기 위해 교회를 찾는 중고생도 있고, 유권자 관리를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는 장로님도 계시지. 마찬가지로 무의식 속에 억압된 공격성을 마음껏 발산하기 위해서 종교를 갖는 사람도 있는 거라구. 종교는 이들의 가시돋친 마음을 온화하게 풀어 주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기름을 붓기도 해. '단군상에 톱질하기'는 그런 식으로 교회에서 incubation(?)된 미움과 공격성과 배타성이 낳은 폭력이야. (우매한 개개인의 폭력성만으로는 단군상 목자르기와 같은 조직적인 범죄도 불가능하고 뻔뻔스러운 정당화도 쉽지 않아.) 이걸 교회의 폭력이 아니라고 한다면 무엇의 폭력이라고 보아야 하는 걸까? 젊잖은 기독교인들이 TV 토론에까지 나와서 '단군상 목자르기는 - 차마 직설적으로 말하지는 못하지만 - 잘한 일이다. 기독교회는 폭력을 행사한 적 없다'고 말하게 만드는 도덕불감증을 교회가 부여한 게 아니면 누가 덮어씌운 걸까?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