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 ) <magicall2.dacom.> 날 짜 (Date): 2000년 3월 15일 수요일 오후 06시 52분 39초 제 목(Title): [한겨레] 한국교계도 반성을 [논단] 한국교계도 반성을 나자렛사람 예수가 요르단강에서 설교하던 기이한 예언자를 찾아가서 세례를 받던 순간, 퍼뜩 깨달은 바가 자기한테 메시아 사명이 있다는 각성이었다. 그런데 민족적 숙원인 메시아의 대업을 이루는 방법을 놓고 그는 번민하게 되었으며, 그것이 악마와 예수가 주고받았다는 `유혹사화'로 전해온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스승의 고뇌였고 제자들은 생각보다 영악하였다. 예수는 “여러분은 하느님과 마몬(금권력의 화신)을 함께 섬길 수 없다”는 행동강령을 남겼지만,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과 마몬을 함께 섬기면 세상에 안 되는 일 없다는 비결을 일찌감치 터득했던 것이다. 서로마제국이 무너져 문명의 암흑기가 휩쓰는 사이 그리스도교는 로마 주교를 중심으로 제국의 정치체제를 그대로 전수받아 유럽을 지배하는 정신세력으로 부상하였다. 그러자 예수의 우려대로, 누구에겐가 절하고서 받은 교회권력의 폐해가 드러났다. 예컨대, 교황 우르바누스 2세는 칙서로 십자군이라는 강도떼를 일으켰고(1095년), 교황 인노첸스 4세는 칙서(1252년)로 인류사의 가장 무서운 종교범죄라고 할 `종교재판'을 열어 여자만도 여러 세기에 걸쳐 수만명을 고문하여 마녀로 몰아 화형했다. 교회의 정화를 외치던 사람들을 처형해오던 중 레오 10세가 루터를 파문한 칙서(1520년)는 그리스도교의 대분열을 초래하여 오늘에 이른다. 선구적 지성인들에 대한 교황청의 박해는 지난 일이 아니다. 그런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새 밀레니엄을 준비하여 공표한 <삼천년기>(1994년)라는 문서에서, 이러한 역사적 범죄를 인정하고 고백함으로써 인류의 기억에서 교회를 정화하고 인류의 성숙한 양심에 용서를 청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월1일에 공표되어 언론에도 보도된 문서 <기억과 화해:교회와 과거의 과오들>은 교황청 국제신학위원회가 교황의 이런 행위가 정당하고 신앙인답다는 명분을 이론적으로 확립한 것뿐이다. 로마 가톨릭의 중앙집권 체제 때문에 역사적 범죄가 한결같이 교황청의 직접 결정과 책임 아래 저질러져 왔음을 인정한 터였으므로, 지난 3월12일 사순절 첫주일을 맞아 로마 교황이 베드로 대성당에서 `용서의 날 미사'를 집전하며 이런 죄상들을 포괄적으로 언급하고서 “진정으로 용서를 빈다”고 하였다. 하느님과 인류에게! 교황청은 “우리는 세기를 두고 생각한다”는 사람들이지만, 늦게나마 죄과를 인정하였으니 인류 지성사의 진일보라고 하겠으며, 희생자들의 역사적 명예회복과 피해 집단과의 화해가 뒤따르리라 믿는다. 특기할 것은 교황청 국제신학위원회 문서가, 전체 교회를 대표해서는 로마 교회가 지난 천년간의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빌어야겠지만, 각국에서 지난 세기에 교회와 그 신도들이 인간존엄성과 사회정의를 유린하거나 방관한 행위들도 참회 대상에 포함시켜서 “지역 교회의 이름으로 해당 사목자들이 과오를 고백하고 용서를 청하도록”(3.4) 요청했다는 사실이다. 일찍이 문규현 신부는 <민족과 함께 쓰는 한국천주교회사>(1994년)에서 동양문화에 대한 교황청의 멸시로 제사문제를 불필요하게 야기시켜 조선조의 천주교 박해를 초래한 사실, 일제하의 친일행적, 해방후 미군정에 접근하고 `반공의 보루'를 자처하며 민족분단에 일조한 점, 군사정권에 항거하던 가톨릭 신자 단체나 성직자 단체들을 배척하고 무력화해온 처사, 5·18 광주시민학살에 대한 방관 등을 꼽으면서 한국교계의 자기고백을 요구한 바 있다. 이번에 로마 교회의 발언을 전해들으면서 국민의 시선이 한국천주교 주교단을 향하는 까닭도 여기 있으리라. 또 인류의 진보하는 도덕심은 차제에 개신교와 다른 종교들에게도 새 천넌대를 맞아 “기억을 정화하는” 좋은 기회를 권유하고 있는 듯하다. 성염/서강대 교수·천주교 인권위원회 위원 @그동안 거품 물어가면서 제사 반대해 온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