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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NU ] in KIDS
글 쓴 이(By): realman (~기차여행~)
날 짜 (Date): 1995년12월12일(화) 17시00분53초 KST
제 목(Title): 전남대 기행 6





정문을 들어서면 왼쪽으로 사대부중고 가는 길과 농대를 향해 가는 길

그리고 법대를 향해 올라가는 길이 있다.

법대는 꽤 높은 곳에 위치하며 올라가는 길 오른쪽으로 잔디와 나무들이 심어져

있었다.

전에는 잔디도 넓었고 나무도 꽤 높았는데 키큰 나무들을 다 잘라내고 키 작은 

나무들만 심어 놨더라..

아무튼 그 잔디밭또한 우리들의 놀이터였다. 친구의 생일은 그곳에서

축하해 주는 것이 거의 관습이었다.

소주로 목욕하는 건 당연했고....

고등학생이던 당시에 술버릇은 소주 두병에 새우깡하나를 없애는 거였다.

친구랑 둘이서 거의 이틀에 한 번씩은 거기서 술잔을 기울인 거 같다.

사실 그 곳은 우리들 뿐만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술판을 벌리던 곳이었다.

가끔 싸움이 나기도 하는....

학력고사를 100일 남겨둔 날이면 거기는 어김없이 고3들로 가득찼다.

물론 주말도 그러했다. 특히 그곳에서는 남녀의 만남도 자주 일어났다.

한 번은 형님놀이를 해서 진 나는 4명의 여자를 데려와야만 했다.

그 지역은 후문에 비해 여자 꼬시기(?)가 무지 어려운 곳이다.

후문에는 고삐리들이 많았지만 정문에는 직장인들이 더 많았다.

하지만 난 과감히 데쉬를 했다.

"저 전대 당기세요?"

"아닌데요.."

'음,,,나이로 봐서 고삐리 아니면 직장여성...'
"힛...저두 아닌데..."

그러면서 말을 걸었고....어느 새 우리는 같이 어울려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정문의 잔디밭은 나의 외로움을 달래주던 곳이기도 하다.

사춘기의 방황속에서 힘들 때 나 혼자 나와서 나무 밑에 기대어 앉아

일기도 써봤고, 그림도 그려봤다.

시라는 것도 써봤고, 소설이란 것고 써봤다.

모두 정문을 들어서서 왼쪽 잔디밭의 두번째 나무 밑이다.

내가 찾았을 때, 가끔 연인들이 앉아 있곤 했다.

그럼 난 조용히 첫번째 나무 밑에서 기다리다가 그들이 떠나면 그 자리에 앉았다.

왼쪽에는 언제나 담배와 라이터를 놓았고, 오른쪽에는 시집이나 소설책과 

일기장을 놓았다.

주말이나 휴일이면 가족단위로 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붐비기도 했다.

여기 저기서 사진을 찍었고, 난 가끔 사진사가 되기도 했다.

그 나무가 짤리던 날 ...

사실 난 언제 짤렸는 지 모른다.

단지 어느날 그 나무는 없었다.

그 날 난 무작정 걸었던 거 같다. 호수를 돌았고, 5,18광장을 가로질렀고....


그곳에서 함께 술마시던 친구들이 그립다.

지금은 어느 곳에서 무얼 하고 있을지.....

둘이서 조용히 술잔을 기울이던 기억...

여럿이서 왁자지껄 떠들던 기억.....

이젠 모두 추억일 뿐이다.

거기서 요즘 술마셨다가는 수위아저씨한테 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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