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U ] in KIDS 글 쓴 이(By): seeJchun (천해철) 날 짜 (Date): 1996년02월22일(목) 11시39분36초 KST 제 목(Title): 실향민의 설 젊은 나이에 웬 실향민이냐구요 ? 저의 고향은 전남 승주군 송광면 월산리랍니다. 세상에서 가장 맑고 깨끗한 물이 철철 넘쳐 흐르는 섬진강 상류쪽에서 살았지요. 그때는 관광지 개발이라는게 없어서 그랬지만 지금껏 돌아본 웬만한 유원지 보다는 백배는 더 멋진 곳이 아니었나 생각 됩니다. 특히 저의 집은요. 앞으로 흐르는 강과 동산위에 앉은 예쁜 양옥집, 집뒤로는 밤나무 과수원, 주변으로는 논과 밭들, 선산과 함께 잘 다듬어진 잔듸뜰, 집 주위를 둘러싼 멋들어진 노송들... 아 보고 싶어라. 그런데 제 고향은 사라졌읍니다. 광주시민과, 여수, 순천, 등지에 풍부하고 깨끗한 식용, 농업용, 공업용 물을 공급하기 위해 세워진 주암 다목적 댐 덕분에 수몰되고 말았지요. 여전히 댐 주변으로 새로난 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최고라고 자부할만한 경관을 가지고 있지요. 가끔 그곳을 지날때면 나의 옛집은 어디쯤일까� 여기저기 짚어보지만 확신이 서지 는 않아요. 새로난 길인지라. 감이 안오더군요. 아버님과 동행할때면 여기가 어디고 저기가 무엇이 있었고 열심히 설명을 해 주시지만 여전하더군요. 보고싶은 내고향... 설이 와서 새로 이사간 집에 내려가도 낯설기만 하고 (제가 광주에서 학교 다니던 고2때 이사했거든요) 고향친구 한명도 보이질 않고.... 그저 부모님 얼굴 뵈고 친척들 오래간만에 만나 반가운 마음 가지는것에 만족해야 했지요. 하지만 북에 고향을 둔 오리지날 실향민과는 비할수 없는 복받은 실향민이지요. .... 몇년후에 돈 좀 벌면 스킨 스쿠번 장비들고 고향에나 찾아가야지...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