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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U ] in KIDS
글 쓴 이(By): being (빙)
날 짜 (Date): 1995년07월05일(수) 19시27분36초 KDT
제 목(Title): 입맛나빠진 돌돌이


돌돌이는 우리집 강아지 이름이다.
얘가 하도 "돌돌돌" (굉장히 장난을 잘 친다)거리길 래, 지워준 이름이다.근 데 
이놈이 가관이다.
얘를 집 마당에서 묶어 놓고 있는데, 그 이유는 풀어 주기만 하면 이리저리
돌아 다니면서 세력확장표시를 하는 것이다.
다음 4단계로 시행한다.
1. 먼저 마당의 앞과 끝을 왔다갔다 뛰어다닌다. ( 운동부족이 원인인 듯..)
2. 그 후, 이곳 저곳 킁킁 냄새를 맡는다.
3. 적절한 곳이라고 생각하는 곳에서, 오른쪽 발을 든다.
4. 안 나오는 오줌을 쥐어 짜서, 적절한 곳에 뿌린다. 
(개는 생리적인 현상까지 강제할 수 있나보다..)

내가 옆에서 보던 말던 상관없이 과감히 실행한다.
이 자식은 우리집 마당이 다른 개한테 침범당할 까바 자기 집이라는 표시를
이런식으로 하는 것 같다.
어쨌거나 곤란한 건 우리집이다.
온통 돌돌이 오줌냄새가 난다. 풀어 주기만 하면.....
그리고 요즘 들어서 이웃집 여자개가 지나가면 계속 늑대소리를 내는 것이다
아 우~~~~~
너무 애절하지만, 풀어 줄 수는 없다. 
가만 생각해보닌 얘가 장가들 나이가 되긴 된 것 같다.
그러나 가혹하지만 돌돌이의 주 된 목적은 우리집을 도둑의 손에서 안전하게
해주는 것이 목적이므로, 내 보낼 수 없다. 그러다 신혼살림차리고 도망가면
어떡하라고...
어쨌거난 오늘얘기의 핵심은 "입맛나빠진 돌돌이"이기에 오늘 아침으로
돌아가보겠다.
오늘 아침, 문을 나서는 순간, 돌돌이가 애절한 눈으로 나를 계속 쳐다
보는 것이다.
"엄마, 얘 밥 주세요.."
그 순간 어머니께서는 "어휴, 쟤가 입맛이 높아서, 내가 준 건 안 먹어"


......

위 대화의 배경은 다음과 같다.
돌돌이가 어렸을 땐, 참 착해서 우리가 주는 건 다 먹었다.
우리 집안이 좀 바쁜 관계로, 돌돌이만의 식사가 아닌 우리집에서 먹고 
남은 음식을 좀 주었는데, 주로 토속적인 음식이 많고 질이 좀 안 좋았다.
그러나 얘가 참 착하기 때문에, 주는 대로 잘 먹었다.
그러나 운명의 시간이 왔으니..
옆집 아주머니도 개를 키우고 있었는데, 그 개가 장성한 어느 날(아마 더운
날이 었다)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
그런데, 그 아주머니는 개를 참 사랑(?)하여서 우리 돌돌이에게 관심을 
돌려, 어느 날 우리집의 열린 대문으로 들어와서 고기를 돌돌이에게 준
것이다.
이것이 대 실수다.
그 후부터 돌돌이는 우리가 잘 주는 음식을 주면, 외면하고 나, 또는 
엄마를 계속 응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286을 쓰던 아이가 586을 쓰게된 후, 어떻게 286을 쓸려고 할 것인가!
어쨌거나 이 자식, 많이 컷다.....
그리고 사랑스럽다.....나의 친구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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